상처 가득한 세상, ‘못 박혀 줄’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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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승의 러브레터] 세상의 문제들7: 내 뜻대로 vs 주님 뜻대로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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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동안 사랑의 편지를 쓰지 못했습니다. 쓰지 못했다는 말이 절반쯤 맞다면, 쓰지 않았다는 말이 나머지 이유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는 주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으로 해 왔지만, 때로 그조차 쉽지 않음을 여기저기에서 느낍니다.

방향을 모를 때 할 수 있는 것은 잠시 멈춰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미안해”라고 듣고 싶은 사람은 있어도, 말하는 사람은 없구나.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은데, “나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구나.

상처없는 인생이 없겠다. 그러니 상처받지 않으려는 내 마음 또한 이기적이구나.

잠시 세상을 돌아봅니다. 여기저기 책임을 묻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로가 상처 투성이가 되어갑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될 때면, 특별히 상처 가득한 인생에서 해답과 방향을 모를 때면, 성경은 답을 줍니다.

2. 왜 상처가 가득할까? 그리스도인들마저 왜 이렇게 아파할까? 왜 갈등이 생길까? 간단합니다. 욕심 때문입니다.

욕심은 다른 말로 “내 뜻대로”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타인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상처를 받습니다.

다들 자기 뜻대로를 주장하는 것에 또 다시 상처받다가, 믿음도 저버립니다. 하나님을 정말 믿는 사람은 모든 상황이 하나님 섭리 안에 있음도 믿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 코로나19 없애 주옵소서”라고 기도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코로나19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전히 이 상황에서 돌이키지 않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적으로 봐도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안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의 핵심은 ‘내 뜻 버리고, 주 뜻 따르기’입니다.

마가복음 14장 36절에서 예수님께서도 “제발 이 잔을 거두어달라”고 자신의 뜻을 이야기하셨지만, 결국 기도의 마무리는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 이루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욕심으로 옆사람에 대한 감사가 사라진 채, 그 사람이 내 마음대로 행동해주지 않고 결정하지 않으면 돌아서는 우리 모습에는 무시무시한 아픔들만 가득합니다.

욕심은 속도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속도경쟁을 합니다. ‘빨리 빨리’. ‘빨리 빨리’를 외치다 예의를 놓치고, 어느덧 죄와 죽음으로 달려갑니다.

3. 하나님은 그래서 4중 안전장치를 두셨습니다.

①안식일에 쉬게 하셨습니다. “내가 쉬었으니 너희도 쉬어라”는 한 문장으로, 우리가 달려가고 일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자기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으로 회복시키십니다.

②7년마다 안식년을 둠으로, 땅을 쉬게 하셨습니다.

두산 백과에도 나와 있는 상식입니다. ‘안식년은 사람이 쉬는 게 목적이 아니라, 땅을 쉬게 하여 그 땅에 열리는 열매는 가난한 자들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세상도 아는 걸, 그리스도인이 놓치고 있습니다. 쉼 없이 달려가다 땅을 황폐화시키는 우리를 멈추게 하시는 겁니다.

③그래도 모자라 안식년이 7번 반복되는 다음 해 희년을 두심으로, 이제는 땅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평등해집니다. 모든 것이 리셋(Reset)됩니다.

가난한 자 부한 자, 누군가의 노예, 누군가의 주인이 사라진 채 다 돌아갑니다.

쉴새 없이 한평생 살다 다음세대에게 재산을 물려주면(당시 유대인들의 평균 수명은 30-40세 사이었습니다), 그것이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기도 전에 리셋됩니다.

자기 땅, 자기 종, 자기 재산에 눈 멀어 사람들 간에 사랑을 잃어버릴까, 이미 시스템을 만들어 두셨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대로 따라가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희년을 지웠습니다. 잃어버리기 싫기 때문입니다. ‘내것!’ 이 되었던 겁니다.

④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성찬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셔서 성찬을 제정하시며 하신 말씀이 “너희는 이것을 먹을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습니다.

즉 먹고 마시는 문제에 주님을 대입시키라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살아가는 모든 삶의 요소에서 예수님답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성찬식을 사도 바울이 설명할 때, 너희들 왜 예배당에 오면서 일하고 늦게 오는 사람 기다리지 못하냐고, 기다려 주는 것이 성찬이라고 하셨습니다.

먹고 싶고, 빨리 마시고 싶고, 빨리 기념예배 드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그걸 위해 성찬식을 제정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뜻이 중요해서 참을성, 인내가 사라졌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인데, 사랑을 부르짖으면서 자기 자신은 참지 않습니다. 분냄과 호소를 매일같이 하면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4. 코로나19의 시기에 우리에게 무너진 것이 무엇일까요.

코로나 확진자가 서울 경기권에 쏟아지는 상황에서, 모 교회는 “목숨을 걸고 주일예배를 지키겠다”고 합니다. 설교자들의 메시지도 예배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예배가 뭡니까? 예배는 나를 버리는 것입니다. 주님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은 철저히 욕망 덩어리로 살고 있는 자기를 버리는 것에 있습니다. 버리되, 철저히 버릴 때에만 살아납니다. 내가 나를 살리는 게 결코 아닙니다.

나는 철저히 나를 버릴 때,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주님이 살려주시는 것입니다. 그 주님의 능력을 힘입어서만이. 우리가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능력으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전에 국민일보 주최로 목회자 포럼에 나온 김석년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예수가 아닌 성공학, 상담학, 리더십, 교회성장학, 박사에 물든 목회를 해 왔다. 더 큰 교회를 위해 죽기살기로 살았다. 예수로 살지 않았다. 십자가가 아니라 성공을 따랐다. 저부터 그랬다”고요. “탐욕스럽고 무례한 기독교, 세상이 짓밟혀도 말 한 마디 할 수 없는 기독교의 부끄러운 민낯이 코로나로 드러났다. 이제는 그만 정신을 차리고 십자가의 복음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이렇게 말미에 말씀하셨습니다. “왜 져 줘야 하는가? 왜 손해보는가? 억울한 일을 당해도 가만히 있나? 왜 침묵하는가? 왜 바보처럼 용서하는가? 예수의 피, 예수의 심장이 있기 때문이다.”

5, 코로나19와 관련해 여기저기 확진자가 나오고, 이제는 교회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합니다.

이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 때문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합니다. 신천지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교회 성도님들은 ‘해당 교회와 그 목사님’은 교단에서 축출됐고, 우리 쪽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거나 실제로 최근 확진자 수를 살펴보면 교회보다 다른 곳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왜 교회만 겨냥하냐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맞고 틀림을 가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상황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이 시기에 우리는 철저히 자기 점검을 해야 합니다.

정말 그리워하는 것이 십자가입니까? 아니면 웅장한 찬양소리와 강대상 위에서 선포되는 유려한 메시지가 그리운 것입니까?

정말 눈물나는 것이 주님께 무릎꿇지 못함입니까? 아니면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밥먹고 놀아야 할 사람들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입니까?

우리가 정말 그리워해야 하는 것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질서가 내 뜻대로가 아닌 하나님 뜻대로임을 깨닫는 안식일의 참된 정신입니다. 세상을 위해 멈출 수 있는 안식일의 정신입니다.

아무 죄가 없어도 그 모든 죄를 떠안고 십자가에 철저히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제자처럼,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는 주일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것은 이 땅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인임을 깨달아, 부동산 투기로 가득한 한국 땅에서 자기 스스로를 개혁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지켜야 하는 것은 빈부귀천, 부익부 빈익빈의 논리로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대에 교회가 앞장서 자기 몸을 던지고, 부한 교회는 가난한 교회를 위해, 교회 전체는 이 세상을 위해 자기 몸을 기꺼이 던지는 희년의 정신을 다시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회개해야 하는 것은 교제와 만남의 금지를 통해 그 동안 기다리지 못하고 인내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이제 성찬의 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왜요?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한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모이는 교회도 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것입니다.

8. 많은 목회자분들이 이번 일로 교회가 약해질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신학생들이 취업 자리가 급격히 감소될 것을 걱정하는 소리들이 들립니다.

저는 이번 전광훈 목사님이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가 위치한 성북구에 있는 생명샘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성도 수는 모두 모여봐야 70명 정도입니다.

저희 교회는 건물이 없습니다. 건물이 아닌 사람을 세우는 것이 교회임을, 성경을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물을 위한 헌금이 따로 없습니다.

지하에 위치해 건물 주인에게 수리를 부탁드리면, 교회라는 이유로 그냥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여름마다 물이 샙니다. 물이 새면 위층에서 혹은 주인이 고쳐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 마땅한 이유를 가지고 한 번도 주인과 다투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지하 기도실방이 무너진 일이 있습니다. 물이 새서 천장의 약해진 부분을 뚫고 무너졌습니다. 공부하던 아이가 있어 생명에 상해가 갔을까봐 분노했지만, 결국 그 부분도 교회 비용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으로 올라갈 비용이나 건물을 구매할 비용을 책정하지 않는 이유는, 건물이 교회인줄 착각할까 염려해서입니다.

저희 교회는 2월 말 코로나가 확산되기 직전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예배를 드려왔습니다. 교회 예산이 늘 부족해서 방송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아마 저희 교회 정도 규모의 교회는 대부분 그러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모든 예배를 전면 온라인 예배로 준비했습니다. 이 시기야말로 장소와 상관없이, 각자 있던 자리가 예배의 자리가 될 수 있는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믿겠다고 작정했기 때문입니다.

10. 평상시 예배를 준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유튜브 생방송을 준비하고, 카메라를 준비하고, 리허설을 직접 하고, 이제 금요문화예배까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보다 늘 앞서서 제한하되, 철저히 주일예배를 준비해 왔습니다. 그 외의 평일 모든 모임과 예배는 취소해 왔습니다.

처음 수개월 동안 세상 사람들이 모이는 예배를 고집하는 이유가 헌금 때문 아니냐는 질문을 보고, 온라인 헌금을 받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월세를 내지 못해, 수개월 밀리기도 했습니다.

평소보다 긴 장마 덕분에 교회는 온통 곰팡이가 이불처럼 덮어버렸습니다. 원래 스며들지 않던 곳들에서 물이 새어 교회 바닥에 수건과 신문지로 덮어두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성도들이 모일 수 없어, 청소는 엄두도 못내고 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8월이면 지칠만도 한데, 이렇게 긴 세월동안 저희 성도님들은 한 사람도 불만 없이 순응하여 예배드려 주심에 깊은 감동도, 미안함도 있었습니다.

11. 질서에 순응하여 주셔서 코로나 19가 잦아들기 시작해 이제 조금은 모일 수 있겠다 싶을때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건이 터졌습니다.

왜 하필 같은 구일까? 왜 2월 말부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음에도,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갈까 고민이 됩니다.

왜 우리 같은 교회와 성도들까지 상처를 입어야 할까?

그러나 여러분, 돌아보니 상처없는 인생이 없습니다. 우리 교회 상처만 깊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이야말로 이기적입니다.

교회가 말끔했던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아무 상처 없이 어떻게 약해지고, 약해지지 않고 어떻게 십자가를 느낄 수 있을까요?

십자가 없는 교회에서는 결국 ‘내 뜻’이 최고일테니, 내 뜻만 판을 치는 교회는 반드시 누군가를 해할테니, 십자가에 못박힌다고 죽는 게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오늘 새벽 이사야 33장 1-24절 말씀을 묵상하며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이 땅이 아파서 죽어간다고, 레바논이 메마른다고, 그런데 너희가 헛된 일을 해왔다고, 그러니 하나님은 스스로 높아지시겠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그동안 높인 것이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던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의로운 일을 하고, 정직한 사람, 악한 것은 듣지 않고 보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사람은, 시온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회복할 것이고, 쓰임받을 것이고, 높여주실 것입니다.

12. 세상 사람들이 말합니다. 왜 교회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당해야하냐고….

우리는 대답해 왔습니다. 우리가 뭘 잘못했냐고?

그러나 이제 대답과 행동이 달라져야 합니다. 질문 앞에는 침묵으로, 그러나 행동으로는 기꺼이 못박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상처 가득한 세상에는 못박혀줄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합니다. 못박히신 십자가에서만 사랑이 전해집니다. 그 사랑만이, 십자가 사랑만이 교회가 교회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 땅을 위해 쉬게 하신다면, 기꺼이 쉴 수 있는 안식일의 사람이 되십시다.

교회와 세상의 평등을 위해 리셋할 수 있는 희년의 교회가 되십시다.

코로나19를 통해 기다림과 인내를 배울 수 있는 성찬의 교회가 되십시다.

누구나 책임질 곳이 필요한 세상을 향해, 먼저 능동적으로 책임지고 행동하는 교회가 되십시다.

하나님은 그 행동하는 교회를 결코 무너뜨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못박힌 교회는 살 것이요, 이 땅을 회복하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류한승 목사(생명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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