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칼럼] 역사 속의 교회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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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이제 두 주 후면, 1991년 10월 5일에 설립된 교회 29주년을 맞이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다 파악할 수는 없으나, 분당이라는 지역의 첫 번째 교회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2년 전부터 벌판인 지역에 와서 기도를 시작했으니, 31년의 시간이 경과한 것입니다.

분당중앙교회가 위치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득 집이 들어차게 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었으며, 주변 지역이 끝없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없던 아이가 자라서 가정을 꾸미기도 하고, 씩씩하던 30대가 60대의 의연한 생의 달관자가 되었습니다.
길가의 나무가 굵어지고 높아져 심지어 아파트 10층 높이까지 자라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집들도 조금은 낡아져 페인트칠을 몇 번이고 다시 하곤 했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삶의 환경, 사람의 생각과 마음의 방향, 그리고 나도 너도 바꾸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이러저러한 변모는 있을지라도,
그 마음의 뿌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이들과 함께, 우리는 지금의 교회를 이루어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회 초기부터 이제까지 이러저러한 세월 속에서 한 번도 잊지 않은 것은, “역사 속의 교회”입니다.
언제나 이 교회는 역사라는 것을 생각했고, 기여와 공헌이란 문구를 잊지 않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비전 제시문 속에 기록되었고, 그 문자를 넘어서서 우리 머리와 가슴 속에 인박혔습니다.

시간도 흘러가고, 사람도 흘러갈 것이며, 이 교회는 각 역사의 시간대에서, 그 현재의 구성원들에 의해,
역사의 계승이나 새로운 창조적 발전, 혹은 망실이나 몰락의 구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건물조차 해체되어 형체조차 없어질지라도,
그 교회 가운데 품겨져 살았던, 말씀을 품고 있는 단 1명의 성도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그 교회는 역사 속에 존재하며, 그 교회를 통해 하나님이 이루시려는 뜻을 이 땅에서 실현중인 것입니다.

요즘 저는 2년 전 고심의 기도 중에 받은 은혜대로, 남은 기간을 이 교회에서 마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기간의 최장은 10년 정도일 것입니다. 건강이나 어떤 여건의 변화가 있다면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요즘 보니 언제나 반복됨이 예상될 수 있는 어수선한 세상 지경의 1년은 너무 짧습니다.
곧 닥칠 제한된 시간, 요즘 저의 집중은 생명력으로 진행될 “역사 속의 교회”, 그 교회에 주신 꿈입니다.

이제 이 시점의 교회는 설립 목사의 영향력 %를 넘어,
동역 교역자들의 배우고 스쳐가는 교회를 넘은 꿈의 동참자로서의 복음적 산화,
책임맡은 장로들의 나를 내려놓고 죽도록 충성하여 하나님과 교회의 꿈의 역사에 나를 묻는 결심의 유지,
고비를 넘고, 굴곡을 넘으며, 자신을 넘고, 어른거리는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는 성도들의 끝까지의 믿음,
이러한 것들로 인해 우리가 꿈꾸던 “역사 속의 교회”로, “기여와 공헌”을 품은 교회로 남을 것입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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