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0월 5일 설립예배를 드린 이후, 29년이 지났고, 이제 30년을 향해 갑니다.
그동안 없던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성년이 되어 가정을 이루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참 혈기방장히 그들의 꿈과 삶을 향해 달려가던 그 삼십대, 초기 교회의 주축을 이루던 성도들이,
이제는 인생을 돌아보며 또 앞으로의 삶을 바라보며 그들의 완성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그 자리 그냥 서 있던 나무의 키와 둘레를 높고 굵게 하였고,
잎들이 무성해 그 주변을 가리우기도 하고, 더 깊고 넓은 그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빼곡히 집들이 들어차고, 상가 건물의 간판 글씨 중 낡아 희미해지는 것들도 생겼으며,
편한 차림으로 거리를 걷거나 혹은 공원이나 탄천 변을 걷는 이들의 얼굴에도 연륜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들도 이전에는 아침 일찍 서둘러 출근하던 이들이었고, 더 빛나는 피부를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바꿀 것을 바꾸고, 새로울 것을 새롭게 합니다.
우리 인생은 그 바뀜과 새롭게 함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낡음과 새로움의 앙상블입니다.
생각하고 기도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가며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 꿈을 더 열망하고 달려가는 이들이기에,
앞에 놓여져 있고 떠다니는 단어들을 하나 하나 입 안에서 굴려보며 정돈합니다.
용도, 상태, 시간.
지나온 과거는 물론이려니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용도는 무엇일까?내 가슴의 꿈이 상실되지 않고 아직도 살아서 어른거리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통하여 이루실 그 뜻과 섭리를 위한 나의 용도는 무엇일까?
나의 지금 상태는 어떠한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엎어지고 일어나며 소득한,
능력과 판단과 정확성과 가능성 견고함, 그리고 흔들림의 한계와 부정확성 약점.
그 모든 것을 열거하고 포함하며 최종적 선택과 실행을 이룰 때, 평가될 내 상태는 어떠한가?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간일까?
아무도 알 수 없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고, 아무도 기약할 수 없는, 하나님만이 아시는 분량의 함의.
가장 중요해, 그것을 전제하지 않고는 계획조차 의미가 없어지는 시간을 대강이나 계측해 가늠해 봅니다.
시간의 의미에 포함된 건강과 총기, 관계의 설정 변화로 이루어지는 정서적 견고.
그 다중 사항이 포함된 의미의 시간.
교회 설립 29년, 자신을 성찰함에서 파악되는, 용도 상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그 기쁨과 슬픔, 감격과 헌신의 기간에, 순간마다 함께 했던 모든 성도님들께 주님 축복 임하소서.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