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과 용어조작으로 진실이 철저히 은폐된 젠더 주류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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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주의 비판] 한국 신학계는 패륜적 성혁명을 막아낼 준비가 되었는가? (2)

본지는 지난 9월 25일 열린 젠더주의기독교대책협의회 출범 기념 학술포럼 ‘젠더주의와 성혁명, 퀴어신학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신학교육 개혁’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곽혜원 박사의 ‘젠더주의의 도전에 봉착한 21세기 한국 기독교의 과제’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곽혜원 박사. ⓒ크투 DB
▲곽혜원 박사. ⓒ크투 DB

2. 젠더주의가 강행하는 패륜적 성혁명의 핵심전략 및 주요 특징

2.1 성별 해체의 젠더 주류화: 파워 엘리트 & 젠더 페미니스트 주도 위로부터의 혁명

맑시즘을 근간으로 세력을 확장한 급진적 페미니즘(radical feminism)과 성정치-성혁명 이론(theory of sexual politics & sexual revolution)이 결탁하여 발흥한 젠더주의가 대단히 우려스러운 것은, 이것이 인류역사에서 전통적 성규범과 가정, 기독교에 가장 적대적인 시대 사조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듯, 젠더주의는 인간의 출생 시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생물학적 성(sex)이 아닌 사회·문화·심리적 성으로 간주되는 젠더(gender)를 통해 후천적으로 임의대로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대 사조이다.

젠더주의의 대표주자 주디스 버틀러(J. Butler)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분 틀 자체를 해체시켜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남녀의 천부적 성별을 허물어버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류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인간 존재의 본질이 되는 남녀 성정체성이 파괴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이것은 인류 문명사에 대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젠더주의는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신성한 결합인 일부일처제 대신, 무수히 다양한 젠더 정체성을 가진 성소수자들(LGBTQIA)의 ‘폴리아모리’를 옹호함으로써 성규범 해체와 가정 해체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특히 ‘인권’ 혹은 ‘성적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레즈비언적(lesbian)·게이적(gay)·바이섹슈얼적(bi- sexual)·트랜스젠더적(transgender)·인터섹슈얼적(intersexual) 파트너십, 그 외 온갖 괴이하고 비정상적인 관계를 대안적 생활공동체(=시민 결합, civil union)로 미화하는 패륜적 성혁명을 강행하는데, 이 성혁명의 핵심적 요체는 명백히 성규범의 철폐를 통한 가정 해체, 기독교 해체이다.

사실상 젠더주의는 합리적 이성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 군상들, 각종 부도덕한 성관계를 맺는 젠더 퀴어들(gender queer)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 그 실체적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젠더 퀴어들에는 중성적·양성적 젠더 정체성인 안드로진(Androgyne), 남성 정체성과 여성 정체성, 개별적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진 젠더 정체성인 바이젠더(Bigender), 남성과 여성, 제3의 성 세 가지 젠더를 가진 젠더 정체성인 트라이젠더(Trigender),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느끼는 젠더 정체성인 에이젠더(Agender)·젠더리스(Genderless)·뉴트로이스(Neutrois), 남성과 여성을 비롯한 무수히 다양한 젠더들을 오가는 젠더 정체성인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 등 무수히 다양한 젠더 정체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젠더주의가 영향력을 확대해 가면서 장구한 세월 인류 사회를 보편타당하게 지배해왔던 관습과 규범이 지난 50년 사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다. 천부적으로 부여된 남녀 고유의 신체적 기능은 물론, 남녀 양성이 결합하여 이루는 결혼 및 가정 역시 해체되고 있다. 이것이 인류 문명사에 어떤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 것인지는 너무나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러한 젠더주의가 강행하는 패륜적 성혁명의 일차적 핵심 전략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별 해체를 지목할 수 있다. 이것은 21세기에 들어와 특히 ‘젠더 주류화(성주류화, gender mainstreaming)’ 전략으로 가열차게 전개되고 있다.

젠더 주류화 개념은 유엔(UN)이 주최한 1985년 제3차 세계여성대회 때 처음 토론됐고, 1995년 제4차 세계여성대회 결의서를 통해 참여국들에게 촉구되어 각 행정부의 법적 준칙에 정착하였다.

1997년 유럽연합(EU)은 젠더 주류화를 회원국들의 의무라고 선포했고, 1999년 암스테르담 조약을 분기점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젠더 주류화를 실행하였다.

이를 결정적 계기로 서구 대학가에서는 ‘젠더학(gender study)’, ‘퀴어 연구(queer study)’라는 새로운 학문분야가 확립되었는데, 교수진들이 나날이 확대되고 연구 인프라가 엄청난 성장일로에 있다. 서구의 대학에서 젠더주의가 차지하는 위상은 한때 공산주의 독재체제 하에서 ‘변증법적 유물론’이 차지했던 것과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실정이다.

학계의 차세대들은 가장 장래가 촉망받고 유력한 최신 학문이라는 미명 하에 남녀 성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세뇌당하고 있다.

현재 서구세계에서 젠더 주류화는 아무도 반대할 수 없는 지배적 이데올로기, 국가의 전체 영역에서 최고 순위를 차지하는 전략, 글로벌 파워 엘리트(power elite)의 배후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되는 전략 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였다.

이것은 고위층에 의해 강행되는 최고 전략이지만, 이와 동시에 사회체제 전반에 막대한 폐해를 끼칠 수 있는 파급력이 무서운 정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더 주류화는 대다수 사람들(일반인은 물론 전문가, 심지어 입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에게조차)에게 매우 생소한 현실인데, 이것은 오늘날처럼 개명한 민주 사회에서 참으로 이상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만큼 젠더 주류화 정책은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와 공개적 논의 없이 극소수의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만 거론되고 있으며, 선동적 선전과 기만적 용어조작으로 인해 그 실체적 진실이 철저히 은폐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젠더 주류화의 실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젠더 주류화는 ‘여성이 사회의 주류 영역에 참여하여 의사 결정권을 획득하는 형태로 사회체계가 바뀌는 현상(간단히 말해 성차별 철폐 운동)’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젠더 주류화가 겨냥하는 ‘성차별 철폐’는 종국적으로 차별의 근원이 되는 남녀 성정체성의 해체, 즉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방법은 한계가 있으니 아예 성별을 해체시켜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일처제에 기반한 결혼 및 가족제도가 왜곡된 성역할과 이에 따른 성적 위계질서를 파생시키기 때문에, 이 또한 해체시켜 버리자는 것이 젠더 주류화의 숨은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젠더 주류화가 무서운 것은 헌법에서 조례까지 ‘젠더 인지적 관점(성인지적 관점, gender perspective)’에서 모든 법 체계가 만들어질 뿐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까지 모든 공권력이 젠더 인식을 반영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이념을 담기 때문이다.

젠더 주류화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남녀평등을 급진적으로 뛰어넘어 훨씬 더 많은 것을 내포하는데, 곧 젠더 주류화가 지향하는 ‘젠더 평등(성평등, gender equality)’에서 평등이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남녀 양성평등(sex equality)이 아닌, 남성과 여성의 성별이 완전히 해체된 절대적 평등, 나아가 무수히 다양한 젠더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무조건 똑같아야 한다는 공산주의적 평등에 가깝다.

이처럼 젠더 주류화를 국제기구와 공권력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앞서 살펴보았듯 유엔과 유럽연합이 젠더주의에 편승해 젠더 주류화를 강행하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젠더주의 추종자들은 성혁명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유엔을 성혁명 추진운동본부로 만들 뿐 아니라, 세계 각국 행정부에 젠더 주류화를 실행하도록 막강한 위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일부일처제 결혼 및 가족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오늘날 국제기구들이 동성애 옹호세력에 의해 장악돼 동성애 옹호활동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에 유엔과 유럽연합은 전 세계인들의 희망의 등불이었지만, 현재는 젠더 주류화를 추진하고 성소수자들을 대변하는 권력의 중심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유엔 총회나 이사회가 동성애를 공식적으로 허용한 적은 없으나, 젠더주의 추진세력은 ‘성소수자 인권보호’라는 명목으로 유엔의 지명도를 악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젠더 주류화의 위험성에 대해 독일 튀빙엔(Tübingen) 대학 페터 바이어하우스(P. Beyerhaus) 교수는 2016년 방한 당시 매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즉 그는 1789년 프랑스 혁명(정치적 신분제를 전복시킨 혁명), 1917년 볼셰비키 혁명(경제적 계급제를 전복시킨 혁명)과 함께 젠더 주류화를 ‘제3의 세계사적 혁명(생물학적 질서를 전복시킨 문화 인류학적 성혁명)’이라고 일컬으면서, 남녀의 성별질서, 결혼과 가정의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인류문명사적으로 매우 위험한 혁명이라고 한국 기독교계에 경종을 울렸다.

그러면서 바이어하우스는 이것이 남녀의 생물학적 성별을 창조질서로서 주신 하나님의 창조 명령을 부정하는 사탄적 원천을 지니며, 하나님의 주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신론적·무신론적 이데올로기로서 총체적으로 적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한다고 역설하였다.

교황 베네딕트 16세(Pope Benedict XVI)도 젠더주의 안에 깊이 숨겨진 비(非)진리성과 문화인류학적 혁명을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유엔과 유럽연합 같은 유력한 국제기구, 서구세계의 파워 엘리트층이 젠더 주류화를 추진하는 현실을 통해 오늘날 성혁명의 특징이 ‘위로부터의 혁명’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

과거 시대적 변혁이 주로 힘없는 민초들의 불의한 상층부에 저항한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작금의 패륜적 성혁명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파워 엘리트층이 주도하는 혁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68혁명을 분기점으로 불과 반세기만에 인류문명의 기본적 근간이 허물어지게 된 것은, 특히 68혁명 세력에 의해 충원된 막강한 국제기구, 선진국의 행정부 수반이 중추세력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성혁명을 강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날 패륜적 성혁명의 또 다른 특징은 젠더 페미니스트(gender-feminist)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일으킨 혁명이라는 점인데, 젠더 페미니스트는 급진적 페미니즘과 젠더주의의 사상적 혼합인 젠더 페미니즘(gender- feminism)을 추종하는 세력이다.

지금까지 인류에게 파괴적 결과를 가져온 행위나 사상체계를 발전시킨 것이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오늘날의 성혁명은 인류역사상 극히 예외적으로 여성들이 주도하는 가공할만한 혁명적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성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 현실을 통해, 장구한 세월 극도로 억압받아왔던 여성들의 상처와 좌절, 분노를 읽을 수 있다. 절대 다수의 여성들이 고난과 슬픔 속에서 한많은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인류의 고질적 악행은 반드시 근절되고 진정성있는 해결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성별 해체를 통해 인륜(人倫)에 치명적 위해를 가하는 것은, 인류문명을 파탄시키는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선 본고 마지막 장에서 좀더 심층적으로 재논의하고자 한다. <계속>

곽혜원 박사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한세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독일 튀빙엔(Tübingen) 대학에서 조직신학 박사학위(Dr. theol.)를 받았다. 현재 21세기 교회와 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연구공동체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Das Todesverständnis der koreanischen Kultur(한국문화의 죽음이해), 『현대세계의 위기와 하나님의 나라』, 『삼위일체론 전통과 실천적 삶』(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자살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한국출판문화진흥원 우수저작), 『제2종교개혁이 필요한 한국교회』(공저), 『관계 속에 계신 삼위일체 하나님』(공저), 『죽음 목회』(공저), 『과학은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가』(공저), 『우리는 죽음을 왜 두려워하는가』(공저)가 있다.

역서로는 위르겐 몰트만(J. Moltmann)의 저서들 『절망의 끝에 숨어있는 새로운 시작』, 『세계 속에 있는 하나님』, 『하나님의 이름은 정의이다』, 『희망의 윤리』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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