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WHO도 인정하는 영적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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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세계보건기구로 UN 산하 조직이다. 종교적 신앙심으로서의 영적 건강은 무속적 신앙과 그 범주가 다르다.

영적 건강에 대한 관심과 접근 방법 등이 의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WHO 헌장’을 통해 건강에 대한 정의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영적 건강(Spiritual Health)까지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1998년 5월 총회에서 이 의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졌으며, 지난 1969년 헌장이 제정된 이후 공식적으로 거론되기는 두 번째였다. ‘건강’의 범주를 영적 건강에까지 확대하고자 헌장을 개정하려는 노력은 혁명적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보건 전문 의료인들로 구성된 미국 건강 증진 협회가 10여 년 전부터 건강에 대한 개념을 신체적, 지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건강으로 파악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말하는 영적 건강이란 구체적으로 종교적 신앙심을 일컫는다.

WHO에 가입한 190여 개국 중에는 개발도상국들과 아직도 문명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 이들 나라에는 무비판적이거나 무속적 신앙이 만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영적 부분까지 건강의 개념에 포함시킬 경우 이들 나라 관계자들이 무속적 신앙까지 건강의 영역이라고 해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부 선진국에 의해 제기돼, 헌장이 바뀌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WHO 역시 건강에 대한 정의에 사실상 영적 건강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놓은 상태이며, 다만 그것이 무속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포함하고 있는 상태다.

영적 건강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기 때문에 영적 존재(창 2:7, 살전 5:23)라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은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정상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형상을 온전히 회복하는 길 이외엔 대안이 없다. 결과적으로 영적 건강이 없이는 신체나 정신 및 사회적인 건강도 확보할 수 없는 것이다.

마음(영혼)의 병까지 치료하는 명의(名醫)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300년 전쯤 고토곤잔(後藤艮山) 이란 한의학 명의가 있었다. 어느 날 자정을 넘긴 시간에 ‘만물상’을 경영하는 한 여인이 곤잔을 찾아왔다.

“선생님, 평생의 소원입니다. 독약을 조제해 주세요.” 진지한 눈빛과 애절한 말투에 곤잔은 이유를 물었다.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시어머니를 죽이고 싶습니다.” 당시 그들 고부 사이는 철천지 원수 같았다. 만약 이 며느리의 청을 거절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기세였다.

곤잔은 상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그래 독약을 조제해 주지!” 잠시 후에 곤잔은 30포의 약을 건네주면서 일렀다. “시어머니가 며칠 만에 죽으면 당신과 나는 참수형을 면할 수 없네. 그래서 하루에 한 포씩 한 달용으로 지었네. 아마 한 달이 지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을 떠날걸세.”

곤잔은 좋아서 일어나려는 며느리에게 한 가지 당부를 전했다. “이제 고작해야 한 달만 참으면 되네. 그러니 시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대접하고, 그분의 말에 공손하게 답하고 밤이 되면 손발과 어깨를 잘 주물러 드리게.”

그날부터 며느리는 곤잔이 시키는 대로 시어머니를 지극정성 부양했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평소처럼 시어머니 발을 주무르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벌떡 일어나더니 폭탄선언을 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너에게 사과할 일이 있구나. 지금까지 너에게 심하게 대한 것은 대대로 이어오는 우리 만물상의 가풍을 하루라도 빨리 배우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동안 너는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이제야 우리 집안의 가풍을 깨우친 게야. 이제 내가 할 일은 없어졌다. 오늘부터 모든 것을 너에게 맡기고 은퇴하겠다.”

그때야 며느리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뼛속까지 느끼고 후회했다. 그리고 곤잔을 찾아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선생님 일생일대의 소원입니다. 지금 당장 시어머니의 해독제를 만들어 주세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곤잔은 호탕하게 한번 웃고는 “걱정하지 말게. 그것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메밀가루니까….”

진정한 명의는 이렇게 신체의 질병만 치료하는 분이 아니라, 마음의 병, 영혼의 병까지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겠는가?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선 ‘플라시보 효과’라고 한다. 실제 상황보다 마음으로 알고, 느끼고 체험하는 상태가 실제 물리적 상태보다 중요하다는 원리다.

천하만사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항상 에어컨처럼 주도적으로 행복하자!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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