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코로나19 방역지침, 윤리적으로 문제 있다

|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COVID19)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이 넘었다. 전 국민이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이루기까지 방역조치를 지키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할 상황이다. 방역조치가 감염병 방지라는 공익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윤리적으로 합당해야 하고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방역지침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의학적으로나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방역지침은 속속 밝혀지는 과학적 근거에 준거하여 계속 수정보완해가야 한다. 환자를 치료할 때에 환자에게 피해가 가장 적은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 과잉치료나 수술을 하는 것은 악행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비윤리적인 행위이다. 방역기준도 마찬가지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 2미터 기준이다. 현재 방역지침에는 실외에서 2미터를 유지하지 못할 때에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되어 있다. 이 기준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비말이 도달하는 기준이기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까지 2미터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 한적한 길을 지나거나 등산을 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감염위험이 없는데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불쾌한 눈총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지난 1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국민 모두 답답한 숨쉬기를 하고 있다. 한적한 거리를 걷거나 야외 활동을 할 때에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거나 입만 가리는 정도로 유연성을 두어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과도한 기준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은 윤리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일이다.

잘못된 정보와 부적절한 언어사용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면 안 된다. 종교 활동에는 예배와 소모임, 식사교제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여러 가지 활동들을 구분하지 않고 종교 관련이라는 표현으로 싸잡아 발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단체 활동 중에서 어떤 활동을 통해 감염이 발생되었는지 정확한 원인을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2021년 2월 1일 질병관리청은 실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드리는 예배는 감염위험이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예배시간을 통해 바이러스가 번졌을 것이라는 오해와 착각에 빠뜨린 일은 매우 잘못된 일이고 비윤리적인 일이다.

종교단체가 집단감염의 온상인 양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 통계 수치와 거리가 먼 내용이다. 2021년 1월 20일 한국교회총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사찰과 성당, 교회를 포함한 종교시설에서 발생한 감염은 8.8% 정도에 불과하다. 14세기 2차 흑사병이 돌 때 유대인들이 우물을 오염시켜서 발생된 것이라는 거짓 소문 때문에 많은 유대인이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마치 특정종교에서만 코로나가 활동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불신과 오해만 낳을 뿐이다. 코로나극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세시대의 ‘희생양 만들기’같은 흑역사를 따라하면 안 된다.

객관성이 없는 방역기준은 개선되어야 한다

방역조치가 공익의 목적을 두고 있지만 비례의 원칙을 넘어서면 안 된다. 직장이나 공공기관에서 하루 8시간 근무할 때에 교회는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 마스크착용과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예배를 드린다. 상식적으로 판단해 볼 때 8시간이 감염의 기회가 훨씬 높다. 객관성이 결여된 방역기준을 적용 하고 있다. 같은 종교 활동이지만 성당의 미사와 사찰의 법회는 허용되고 교회예배만 콕 찍어서 금지 시키는 것은 형평성이 없다. 정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식당이나 카페,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업소만 영업을 중단시키고 소독과 함께 밀착 접촉자만 격리시킨 후 영업을 재개한다. 하지만 종교관련 확진자가 발생하면 단체기합을 받듯 전국의 교회에 집합금지를 시킨다. 형평에 맞지 않다. 법률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을 벗어난 위헌적인 조치라는 판단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향후 문제가 되는 방역지침은 의학적으로나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 적용대상에 차별을 두지 말고 공평하게 적용해야 한다. 윤리적으로 합당해야 한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역지침으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고 삶의 영역을 확장시켜 주길 바란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북한 2025 신년경축대공연 김정은

평양 한복판 김정은 앞 ‘예루살렘 그 거룩한 성’ 성가 멜로디, 우연인가?

‘우리의 국기’ 연주 중 간주 부분 세계적 성가곡 ‘거룩한 성’ 유사 조옮김해 보면 박자와 음정 일치 표절보단 개사 후 ‘복붙’한 정도 예루살렘 재건 노래한 유명 성가 평양, 동방의 예루살렘 불리던 곳 김정은 등 최고 지도부가 총출동한 북한(조선민주…

복음통일 컨퍼런스 33차

25년 후 기독교 인구 265만 명 감소 예상… 경상도가 감소율 최고

25년 후에는 국내 기독교인의 인구가 지금보다 265만 명 줄어든 560만 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지방 소멸 위험 증가 속에서 경상도 지역에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은 21일 넘버즈 272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낼 성경에 사인하는 김진홍 목사.

윤석열 대통령, 옥중에서 성경 읽는다

김 목사 “나도 옥중에서 성경 읽다 영적 체험 尹도 하나님 만나 새로워진 뒤 직 복귀하길” 시편 “여호와께서 붙드심이라” 글귀도 적어 윤석열 대통령이 옥중에서 성경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가 매일 아침 공…

윤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부의 행태 규탄 기자회견

“윤 대통령 인권 침해 반대… 인권위, 불구속 수사 권고해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구속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를 권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등 40여 개 시민·기독교 단체들은 20…

Carl R. Trueman 칼 트루먼

세상 바꾸려는 비판 이론, 세상 바꾸는 참 복음으로 바꾸자

서던 침례 신학교 총장인 앨버트 몰러는 이렇게 평가했다: “칼 트루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를 발명해야 했을 것이다.” 재치 있고 탁월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트루먼처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찬수 목사

이찬수 목사 “‘유사 내전’이라 할 정도로 대립 심화”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와 ‘나라를 위한 기도제목’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15일 ‘지금은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역대하 7장 14-15절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