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COVID19)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이 넘었다. 전 국민이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이루기까지 방역조치를 지키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할 상황이다. 방역조치가 감염병 방지라는 공익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윤리적으로 합당해야 하고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방역지침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의학적으로나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방역지침은 속속 밝혀지는 과학적 근거에 준거하여 계속 수정보완해가야 한다. 환자를 치료할 때에 환자에게 피해가 가장 적은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 과잉치료나 수술을 하는 것은 악행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비윤리적인 행위이다. 방역기준도 마찬가지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 2미터 기준이다. 현재 방역지침에는 실외에서 2미터를 유지하지 못할 때에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되어 있다. 이 기준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비말이 도달하는 기준이기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까지 2미터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 한적한 길을 지나거나 등산을 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감염위험이 없는데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불쾌한 눈총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지난 1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국민 모두 답답한 숨쉬기를 하고 있다. 한적한 거리를 걷거나 야외 활동을 할 때에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거나 입만 가리는 정도로 유연성을 두어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과도한 기준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은 윤리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일이다.
잘못된 정보와 부적절한 언어사용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면 안 된다. 종교 활동에는 예배와 소모임, 식사교제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여러 가지 활동들을 구분하지 않고 종교 관련이라는 표현으로 싸잡아 발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단체 활동 중에서 어떤 활동을 통해 감염이 발생되었는지 정확한 원인을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2021년 2월 1일 질병관리청은 실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드리는 예배는 감염위험이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예배시간을 통해 바이러스가 번졌을 것이라는 오해와 착각에 빠뜨린 일은 매우 잘못된 일이고 비윤리적인 일이다.
종교단체가 집단감염의 온상인 양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 통계 수치와 거리가 먼 내용이다. 2021년 1월 20일 한국교회총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사찰과 성당, 교회를 포함한 종교시설에서 발생한 감염은 8.8% 정도에 불과하다. 14세기 2차 흑사병이 돌 때 유대인들이 우물을 오염시켜서 발생된 것이라는 거짓 소문 때문에 많은 유대인이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마치 특정종교에서만 코로나가 활동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불신과 오해만 낳을 뿐이다. 코로나극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세시대의 ‘희생양 만들기’같은 흑역사를 따라하면 안 된다.
객관성이 없는 방역기준은 개선되어야 한다
방역조치가 공익의 목적을 두고 있지만 비례의 원칙을 넘어서면 안 된다. 직장이나 공공기관에서 하루 8시간 근무할 때에 교회는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 마스크착용과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예배를 드린다. 상식적으로 판단해 볼 때 8시간이 감염의 기회가 훨씬 높다. 객관성이 결여된 방역기준을 적용 하고 있다. 같은 종교 활동이지만 성당의 미사와 사찰의 법회는 허용되고 교회예배만 콕 찍어서 금지 시키는 것은 형평성이 없다. 정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식당이나 카페,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업소만 영업을 중단시키고 소독과 함께 밀착 접촉자만 격리시킨 후 영업을 재개한다. 하지만 종교관련 확진자가 발생하면 단체기합을 받듯 전국의 교회에 집합금지를 시킨다. 형평에 맞지 않다. 법률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을 벗어난 위헌적인 조치라는 판단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향후 문제가 되는 방역지침은 의학적으로나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 적용대상에 차별을 두지 말고 공평하게 적용해야 한다. 윤리적으로 합당해야 한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역지침으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고 삶의 영역을 확장시켜 주길 바란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