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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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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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둥근달 변함없이 하늘 가득한데
허망한 세월 뭔 죄가 이리도 쌓여 요지경이랴
오일장 두루두루 내친걸음 함박눈으로 쌓여
곤비한 육골 객청에 누운 그 자리가 본향(本鄕)이랴

가다가 멈춘 세월 처마 밑 양지에 앉고
매미 울음 폭염에 울 때 수박 썰어 나누던 정(情)
낙엽마다 지려 밟고 여민 가슴앓이
동지 섣달 긴 밤이 짧기만 한 연분의 빈자리

일찌감치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이랴
아빠 등 올라 흔들흔들 바라본 마을 뒷산
감나무 높아 목을 뺀 기다림으로 성근 곶감
얼어붙은 윗목 물동 녹인 화로 청국장 아침

엄동설한 아홉 마리 푼 암퇘지 산통
나흘 배앓이로 급사한 진사 어른 꽃가마
삼동네 모여 퍼진 소문만봉래(所聞萬蓬萊)
우물에 빠져 죽은 바보 억만이 저승길도 서럽구나

잔치 음식 계절 진미 너털웃음 지난 밤
푸근한 둥지 지어 단꿈도 꾸어보고
무엇 하나 내 것 없는 무소유 나그네 길
천생연분 사랑 품고 온몸 시린 별리의 딱정이

모진 풍파 설움 세월 누구를 원망하랴
희로애락 다한 세월 무엇을 찾을 꺼나
짧디 짧은 소풍 꿈 길고 긴 애증의 그늘
그저 오늘 한날 춘풍에 웃고 북풍에 저민 기다림

창조하신 이여 질고의 세월 어루만져주소서
조성하신 이여 멍든 상처 질병 고쳐주소서
지으신 이여 탐욕의 세상 허물어주소서
조성하신 이여 제발 속히 오시옵소서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신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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