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에서의 지혜는 단지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어떤 교훈만이 아니다. 지혜는 옳음, 진리, 선한 삶 그리고 창조된 우주의 본질적인 질서가 인격체로 구현된 여러 모습으로 제시된다(인격화된 지혜). 대략 5가지 주제로 분류할 수 있다.
①지혜와 어리석음: 이것은 잠언 전체의 핵심이자 첫 9개 장들의 주제이기도 하다.
지혜(하나님의 기준에 따라 살며 옳은 것을 지키는 모습)와 어리석음(자기 자신의 길로 행하는 모습)을 대조시킨다. 지혜는 생명과 모든 선한 것으로 인도하고 어리석음은 생명을 단축시키고 결국 죽음을 초래한다.
다음 구절들은 여러 상황에서의 지혜로운 처신을 보여준다. 이들은 ‘지혜로운 자들의 특성’과 하나님과 이성에 대해 마음문을 닫은 ‘미련한 자들의 특성’을 대조시킨다(잠 10:8, 12:1, 13:14-16, 14:1, 15:5, 16:21-23, 17:10, 18:2, 24:3-7).
②의인과 악인: 삶의 양자택일적인 결정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이들 두 영역 중 어느 한쪽에 속하게 된다.
잠언에 의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의로울 것이다. 반면 미련한 자는 항상 죄악의 주변을 배회한다. 결국 그는 악인들의 반열에 낄 가능성이 많다.
다음 제시되는 잠언들은 ‘의로운 삶=성실한 삶’과 그것이 개인이나 공동체에 줄 수 있는 축복들을 설명한다. 하나님은 의인을 사랑하고 지키신다. 반면 악인들은 하나님의 진노 대상이다. 설령 그들이 형통할지라도 그것은 꺾어다 놓은 꽃 같아서 일시적이다.
결국은 사망과 파멸로 가게 돼 있다(잠 10:3, 6, 7, 11, 20-21, 24-25, 27-32, 11:3-11, 17-21, 23, 28, 30-31, 12:2-3, 5-7, 10-13, 13:5-6, 9, 21-22, 14:9, 11, 14, 19, 32, 15:6-9, 16:8, 17:13, 18:5, 20:7, 24:15, 25:26, 28:1, 29:2 등).
③말과 혀: 잠언은 선한 말이든, 악한 말이든 말의 힘을 매우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조언, 질책, 험담, 유혹의 말)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며 응답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인간됨을 알 수 있다(마 12:34-37). 혀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자는 지혜로운 사람이다(약 3장).
당(唐)나라 때 풍도(馮道)가 쓴 설시(舌詩)를 보면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口是禍之門).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라(舌是斬身刀).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閉口深藏舌), 어디를 가든지 몸이 편하다(安身處處牢)”고 되어 있다.
말조심하란 교훈은 태초부터 있어왔던 교훈이다(잠 10:18-21, 11:9, 11-14, 12:6, 14, 17-18, 13:2, 14:5, 15:1, 16:1, 17:4, 18:4, 19:5, 20:19, 21:6, 22:10, 25:15, 26:22-28, 28:23, 29:20).
④가족: 인간의 취향과 유행은 시대에 따라 변해도, 가족생활의 기본 구조는 여전하다.
현재 우리나라 세대별 가족 수는 1인 가구가 906만 3,362가구(39.2%)로 1위, 3인 가구는 862만 5,414가구(37.4%)로 2위, 2인 가구는 540만 가구(23.4%)로 3위다(2020년 말 현대).
통계상 최초로 사망자가 출산자보다 많아 2020년 한해 2만여 명의 인구가 줄었다.
신실하지 못한 남편들과 남편을 닥달하는 아내들은 여전히 있다. 좋은 가정(신앙 가정)에서도 탈선하는 자녀들이 있다.
행복하고 건전한 가정생활에 대한 잠언의 지혜로운 조언들은 현대 가정에서도 여전히 유용하다(부모와 자녀 관계: 잠 10:1, 13:1, 17:21, 19:13, 20:11, 22:6, 23:13-16, 19-28, 28:7, 29:15, 30:11, 17/ 아내: 잠 12:4, 18:22, 19:13, 21:9, 25:24, 31:10-31).
⑤나태와 근면: 잠언에서는 너무 게을러서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너무 해이해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며 또한 세월을 허송하다가 빈곤과 굶주림을 당하는 사람들을 여러 가지로 묘사한다.
게으름은 아무 유익도 주지 못하지만, 모든 수고에는 각종 유익이 있다(잠 10:4, 5, 26, 12:11, 24, 27, 13:4, 14:23, 15:19, 18:9, 19:15, 24, 20:4, 13, 21:25, 22:13, 24:30-34, 26:13-16, 28:19).
이 외에도 잠언은 부자와 가난한 자, 사업의 계획과 결정, 교만한 자와 겸손한 자, 벗, 이웃 주인과 종, 왕과 관언(대통령과 공직자), 소망과 두려움(기쁨과 슬픔), 분노와 화 및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정직한 상거래를 위해 공정한 저울추도 강조하고 있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