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문재인 정권, 양의 탈을 쓴 이리인가

|  

개여울 밭갈이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새벽 닭 울음을 이고 삽살개는 벌써 뒤란을 예닐곱 번 돌았다. 이웃집 담장 너머 성근 목련이 긴 목을 댓자나 빼고 두리번거린다.

중천을 오르는 햇살의 발걸음은 느슨하다. 대청에 앉아 도포자락처럼 펼친 장산(長山)의 긴 팔 산맥을 바라보니, 얼쑤 큰 북 소리에 맞춰 어깨춤을 추는 듯하다. 고드름을 매달던 처마의 낙숫물이 튼실한 엉겅퀴 허벅지를 적신다.

어느 새 따갑지 않은 햇살은 실눈으로 나른하다. 어미 제비가 날아든다. 제비집이 아우성이다. 제비 새끼 네 마리가 먹이를 잔뜩 문 어미 제비의 다문 입술에 턱이 빠져라 매달린다.

이 참에 개여울 밭이나 갈 요량으로 지게에 쟁기를 싣는다. 외양간 암소의 선하고 고운 눈망울이 고옥하다. 벌써 이레를 밭갈이 한 동지다. 개여울 밭갈이 하는 날을 알고 있는 눈치다.

날(日) 참 좋다. 사지(四肢) 펄펄 움직이니 제 갈 곳 다 가서 좋다. 햇살, 바람, 구름을 벗 삼으니 좋고, 푸르른 하늘, 징한 흙냄새가 어디든 동행하니 마음 참 평안하고 좋다.

마을 뒷산 예배당 종탑, 이장네 미루나무 까치집, 간밤에 새끼 아홉 마리 낳은 해남댁네 쪽문, 막걸리 받는 까까네 점방(店房), 눈에 가득한 마을 풍정 모두가 다정(多情)으로 좋다. 에이라 쿵닥쿵닥 심장 뛰니 생(生)이 정말 좋고 좋다.

방앗간 마당 참새 떼는 여전하다. 일 없는 방앗간 피대가 금방이라도 덜덜거리고 재치기를 할 것 같다. 참새가 떼를 지어 방앗간 마당을 쓸다가 인기척에 놀라 허공을 가른다.

참새 떼의 군무가 정겹다. 전깃줄에 나란히 모여 앉은 참새 떼를 바라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다정의 웃음은 곧 비웃음으로 바뀌고 찹찹한 마음이 평안을 빼앗는다.

고약한 위정자들이 참새 떼처럼 모여 앉아 국력을 훼손한 과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깊은 상처를 넘어 합병증이 된 위정자들의 독선적 행보는 결국 국가 경쟁력의 약화는 물론이거니와,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 틀까지 침범하며 민주 국가의 존속을 훼손하고, 민초(民草)들의 꿈과 소망을 무너뜨리고, 좌절과 배신감으로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간신들을 등용한 부적절한 인사는 결국 범죄를 조장한 격이 되었다. 아파트 값이 오르거나 말거나 자연스러운 시장 경제에 맡기고 세금이나 잘 거둬들이면 될 부동산을, 멀쩡하게 잘 있는 건강한 부동산에게 왜 약을 먹이고 수술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부동산이 이렇고 저렇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해서 쥐어 짜낸 각종 규제가 무슨 대단한 정책이랍시고 십여 차례나 수정하고 보완하고 난장을 피는지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공산주의자들의 국책 중심이 토지의 국유화다. 국가가 토지를 소유해야만 평등하게 분배한다는 억지 논리로 지배층을 형성하는, 못된 사상의 근원이 땅의 국유화를 통한 재분배라는 공산주의자들의 토지 공(公)개념 사상이다.

자본주의 민주국가의 부동산은 개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보장하는 것이 부동산 개념의 기본 틀이다. 부동산 정책이랍시고 설쳐대는 각종 규제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규제를 생각한 시점부터 이미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은 지구촌 마지막 분단국가다. 공산주의 사상의 그릇된 결속으로 이어온 북한 정권은 국가가 아니라 각종 범죄를 자행한 범죄단체다. 암살과 테러를 식은 죽 먹듯 저지르고, 위조지폐를 통용시키고, 인력을 수출한 노동의 대가를 착복하고, 세계와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는 북한 정권은 당장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다.

이를 위해 국제 사회는 각종 규제를 통해 북한 정권의 범죄를 예방하고 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을 통치하고 있는 정권은 오히려 국제사회의 노력에 반한 행동을 자행하면서 북한 정권과 밀월을 감행한 물증들이 속속 들러나고 있으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이 각처에서 드러나고 있다. 양의 탈을 쓴 이리의 모습이다. 정치를 하자면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를 반복하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아예 실수조차 모른다면 더 이상 정치할 수 있는 자격이나 명분을 상실한 상황이다.

한 번의 거짓말을 덮어두기 위해 여덟 번의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통계는 두 번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서는 예순 네 차례의 거짓말을 해야 하는 가증이고, 그 다음은 자신이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노이게 되는 논리를 변증한다.

문재인 정권이 여러 차례 반복해서 범법자들을 장관, 수장으로 임명한 결과는 어처구니없는 거짓 술책만 양산한 암울함뿐이다.

해는 어느 새 중천이다. 개여울에 반짝이는 햇살 눈부시다. 개여울 돌다리를 넘실대는 물결이 고운 손을 내민다. 허리 굽혀 개울물 한 손에 담아 툭툭 터니 송사리 떼가 놀라 조약돌 틈으로 숨는다.

땅강아지 풀 하나 쭉 빼서 콧수염하려고 윗입술을 높인다. 여울가 수풀 사이로 개구리가 톡 튄다. 암소의 발이 개여울 낮은 밭두둑을 토닥인다.

밭을 갈아야 씨앗을 뿌린다. 밭의 흙을 잘 갈아엎어야 질 좋은 열매를 맺는다. 무엇을 심더라도 반드시 갈아엎어야 한다.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신학장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