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칭의론과 의로움의 전가 교리: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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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칼럼] 왜 능동적 순종을 믿어야 하는가? (1)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이 글은 저자와 출판사의 양해를 통해서 기독교 언론에 공개하는 것인데, 저자의 책, 서론과 제1장을 게재하는 것이다. 신문에서는 각주와 인용문들이 없음을 양해하기 바란다)

문제 제기: 무너진 교회를 살려낸 참된 교리를 알고 있는가?

칭의론과 의로움의 전가 교리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바르게 세우느냐를 결정짓는 핵심교리다. 이 진리가 혼란에 빠지면, 교회는 결국 왜곡된 사상으로 인해서 무너지고 만다. 중세 말기에 타락한 교황청과 스콜라주의 신학자들의 왜곡으로 말미암아 교회는 암흑 같은 혼돈에 처해 있었다. 수많은 초기 종교개혁자들은 (루터, 츠빙글리, 부써, 외콜람파디우스, 볼프강 까피토, 요한네스 브렌즈, 유스투스 요나스, 기룜 파렐, 피터 마터 버미글리, 칼빈, 낙스, 멜랑히톤, 불링거, 삐에르 비레, 지롤라모 잔키 등) 참된 교회의 정체성을 복구하였다. 이들 초창기 종교개혁자들이 펼쳐낸 많은 가르침 중에서, 교회를 살려낸 핵심 교리가 “칭의와 전가 교리”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 소중한 정통신앙을 고수하고자 분투 노력하던 수많은 후기 종교개혁자들과 영국의 청교도들, 17세기 개혁주의 정통신학자들이 온갖 도전들을 물리치는데 힘썼다. 이들은 전가교리를 한층 더 정교하게 지켜내고자,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을 세분화하여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통해서 성취한 그리스도의 의로움에 의해서 믿는 자들에게 구원을 주신다고 가르쳤다.

우리 한국교회가 지금 다시 세워져야할 때이다. 우리가 다시 한번 칭의와 그리스도의 의로움의 전가 교리를 확고히 정립하지 않는다면, 교회들마다 인간의 행위와 성화노력으로 영생을 얻으려 하는 변질된 노선에 빠지고 되고 말 것이다. 우리 모든 성도들이 정신차려서 말씀을 깊이 연구하여서, “거짓 복음”에 휘들리지 말아야 한다(갈 1:6).

종교개혁자들이 수렁에 빠진 교회를 건져냈다. 온전히 순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십자가의 피흘리심을 믿는 자들에게는 그의 의로움을 인정해 주셔서, 오직 값없이 내려 주시는 은혜로 의롭다하심을 받는다. 우리가 구원을 얻는 근거는 오직 그리스도 뿐이다. 그리스도가 완전하게 율법을 성취하였고, 자기 백성들을 대신해서 저주를 받아서 죽으시고, 심판을 대신 당하시기까지 순종의 사역을 감당하였기에, 믿음을 가진 자들에게는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하심이 선포된다.

첫째, 죄인이 어떻게 구원을 얻게 되었는가?

성경은 인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자비로운 역사를 소개한 책이다. 그 안에 담겨진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죄인을 향하신 하나님의 용서와 긍휼하심을 배우게 된다. 사망의 선고를 받은 인간들에게 영생을 주시는 복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게 된다 (롬 1:16-17).

죄인이 의롭다하심을 받고,“칭의론,” “의로움의 전가 교리”,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동”은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교리들로서 모두 다 성경적 교훈에서 나온 것들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위하여서 인류 구원의 사역을 완성하심에 있어서, 율법을 성취하시고 완전하게 의로운 인생을 살았으며, 고난과 죽음으로 속죄의 제물이 되기까지 순종하셨고, 그가 의인이므로 다시 살아나셨음을 믿음으로 고백할 때에 영생을 얻는다 (롬 10:9-10). 이 땅 위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죄를 지은 자들을 대신하여 속죄제물이 되셨는데, 그리스도가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모든 율법을 완전히 지키셨기 때문에, 흠없는 어린 양으로 바쳐질 수 있었다. 믿음을 가진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전가시켜주신다는 교리는 오직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에 근거하고 있다.

둘째, 가장 기본적이 되고 보편적 진리가 무너지면, 교회가 설 수 없다

칭의론과 전가 교리는 기독교 교회를 온전히 세우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수적으로 깨달아야 할 핵심 진리이다. 우리가 어떤 한 교파나 교단을 위한 특정한 교리만을 고집스럽게 주장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기독교의 핵심 주제들의 연결하여 정립하였던 루터와 칼빈 등 종교개혁자들의 칭의론과 전가교리는 결코 편협한 어느 한 쪽 개신교 교회만의 강조점이라거나, 어떤 교파주의 신학에 속하는 지엽적인 교리가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로 성취된 죄의 용서와 이를 믿는 자들에게 주시는 의롭다 하심에 대해서는 모든 교회가 반드시 가르쳐야만 할 “보편적 진리”이자, 본질적인 교리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 주제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신앙고백서들과 교리문답서에 담겨져 있고, 개혁주의 교회들이 공유하여 왔었다. 유럽 대부분의 종교개혁자들이 가장 공통적으로 공감을 나눈 최대 공약수가 칭의론과 대속의 교리, 그리고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었다. 유럽의 개혁교회들은 구원론 외에도 서로 간에 참된 신앙과 공통적인 교리들을 충분히 논의하면서 일치를 도모했었고, 성만찬 등 다소 논쟁하는 주제에 대해서만 차이점이 있었을 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가 연구하고자 하는 개혁신학의 칭의론과 그리스도의 속죄론은 로마 가톨릭에서 분열한 지엽적인 일부 신학자들만의 주제가 아니라, 초대교회부터 내려온 가장 본질적이며 보편적인 신앙의 회복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루터와 칼빈 등이 주장했기 때문에, 칭의론이 기독교의 보편적 진리라고 강변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칭의론과 의로움의 전가 교리는 성경에 풀이된 바에 따라서 초대 교회에서부터 가장 강조된 진리였다.

초대 교부들의 순결한 신앙 전통을 중세 로마 가톨릭이 혼돈에 빠트렸기에, 이를 종교개혁자들이 다시금 복구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칭의론과 속죄론은 지극히 보편적이며 공통적인 기독교의 구원교리에 해당한다. 종교개혁자들의 신학 사상에는 “개혁주의 보편성” (reformed catholicity)을 회복하고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교회가 다 수용해야 할 하나된 진리이기 때문이다. 칭의와 전가교리는 우리 모든 교회가 추구해야 할 가장 보편적인 것이라고 확신한다.

종교개혁 운동은 결코 교회의 분열을 획책하거나, 분리주의적인 집단행동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사상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져있었던 당시 로마 가톨릭 스콜라주의 신학자들의 주장과는 전혀 달랐다. 탐욕과 부패에 얼룩진 교황은 성도들의 영혼을 돌보는 목자가 아니었고, 성당의 주교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무리들 속에 충성하며 살았던 추기경 야고보 샤돌레 (1477-1547)가 제네바 교회를 향해서 1539년에 다시 로마 가톨릭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하는 편지를 시의회에 보내왔다. 칼빈은 이를 반박하는 답변서를 엿새 만에 작성했다. 칼빈은 제네바 교회가 추구하는 종교개혁은 결코 분파주의 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유지되어온 보편적인 공의회의 결정들과 성경에 입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칼빈은 “모든 시대에 걸쳐서 지구상의 어느 지역에서나 인정하는 하나의 교리, 그리스도의 한 영으로 함께 묶여있는 성도들의 공동체가 신앙의 일치와 형제로서의 화합을 할 수 있도록 추구한다”고 항변했다.

종교개혁이 추구한 모든 노력들은 기독교의 보편성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로마 가톨릭교회가 보편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 결코 아니다. 그들은 이름만 “가톨릭”(보편적)을 사용했을 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로마에 있는 교황을 머리로 삼는 특수한 조직체일 뿐이다. 성경은 그 어디에서도 결코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종교적 집단에 가입해야만 “보편성”을 갖춘 유일한 교회의 일원이 된다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가 본 연구를 통해서 제시하고자 하는 칭의와 그리스도의 의로움의 전가를 통한 구원의 복음만이 기독교의 핵심진리이자, 가장 보편적 교리이며, 참된 교회의 공통분모에 해당하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말기를 바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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