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 하나님의 의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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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칼럼] 왜 능동적 순종을 믿어야 하는가? (2)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셋째,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 하나님의 의를 세웠다

또한 우리가 기억하고, 주목해야 할 사항이 있다. 칭의 교리의 정립과 발전과정에서, 후기 종교개혁자들과 청교도들이 두 가지 순종의 개념을 전가의 근거로 강조했다. 종교개혁 후기 신학자들과 17세기 정통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거듭되는 로마 가톨릭과의 논쟁 속에서 그리스도의 속죄론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재정립하였다. 그리스도가 감당했던 지상에서의 속죄 사역은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을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으로 구성되었음을 제시하였다.

필자가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라는 신학 용어의 출처에 대해서 지금까지 나와 있는 저서들을 조사해 본 결과, 이 용어의 근원에 해당하는 개념을 가장 먼저 사용한 신학자는 마틴 루터였다. 하지만, 루터파 신학자 메니누스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수동적 순종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구별했고, 루터파 신학총론인 『일치신조』(1577)에서 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성경에 근거한 것이고, 초기 종교개혁자들의 저술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칭의 교리의 핵심에 해당하는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좀 더 깊이 이해하려고 할 때에, 그리스도가 자기 백성들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대속적이며 형벌적 속죄의 죽음을 당하셨다는 점을 성경이 기본사항으로 증거한다. “그리스도께서 성경대로 우리의 죄를 위해서 죽으셨다” (고전 15:3). 개혁주의 정통신학자들은 칭의의 기초가 되는 그리스도의 죽으심이란 결국 온전한 순종이라고 증거를 제시했다. 이를 입증하는 성경 본문들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으로 구분해서 설명했다.

베자에서부터 우르시누스, 올레비아누스, 무스쿨루스, 잔키우스, 토마스 카트라잍, 퍼킨스, 더들리 펜너, 로버트 롤록, 로버트 하위, 삐에르 두 물랭(Pierre Du MuMoulin, 1568-1658), 크레이그, 월터 트레버스, 또한 17세기 개혁주의 정통신학자들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작성했던 신학자들 대부분과 폴라누스, 볼레비우스, 뛰르땡, 보에티우스(Gisbert Voetius, 1589-1676), 코케이우스(Johnnes Cocceius, 1603-69), 러터포드(Samuel Rutherford(1600-61), 존 오웬, 토마스 굳윈, 챠르녹, 암브로스, 번연 (John Bunyan, 1628-1688), 보스톤 (Thomas Boston, 1676-1732) 등이 이중 전가의 교리를 지키면서, 역사적 상황의 변화와 새로운 신학적 쟁점들에 대처해야만 했었다.

이들 후기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칭의론과 전가 교리를 더욱 정교하게 체계화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을 기초로 하는 의로움의 전가 교리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루터와 칼빈의 시대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라는 개념을 내세우게 된 것은 칭의 교리의 왜곡과 회의론자들의 의구심을 해소 시키는데 유익했기 때문이다. 칭의론과 의로움의 전가 교리를 확고히 정립하는데, 더 확고한 근거가 필요했다. 만일 개혁주의 정통신학이 무너지게 된다면, 교회는 혼란과 변질된 상태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17세기 개혁주의 교회와 신학자들은 온갖 정치적인 압박 속에서 분투노력했다.

한편으로는 로마 가톨릭측의 반종교개혁 운동에서 나오는 비난과의 거듭되는 논쟁과 대립 속에서 응수해야만 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개혁주의 진영 내부에서 올라오는 반율법주의, 신율법주의, 알미니안주의, 아밀랄디언이즘, 쏘시니언이즘을 주장했던 자들과 논쟁했다. 능동적 순종의 개념을 반대한 자들은 피스카토르, 파레우스, 아미로, 루베르투스 (Sibrandus Lubbertus, 1555-1625), 굳윈 (John Goodwin, 1594-1665), 백스터, 플레카에우스 (Josua Placaeus) 등이다.

사악하고 간교한 교황주의자들은 개신교회를 무너뜨리고자 반종교개혁 운동을 전개했다. 로마 가톨릭측에서는 종교개혁자들에 대해서 전혀 근거가 없는 험담과 모함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교황 바울 3세는 이단재판소를 설치하고, 금서목록을 발표했는데, 종교개혁자들의 저서들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심지어 에라스무스의 책들도 읽어서는 안된다고 선포했다. 개신교회의 침투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하면서, “만일 우리들의 아버지가 이단자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를 화형시켜야 한다. 칼빈주의자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떠한 종류의 이단에게도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된다”고 외쳤다.

개혁교회들은 참된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통신학의 체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제2의 종교개혁” (Nadere Reformatie) 이 필요하였다. 유럽의 종교전쟁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런 압박과 비난을 견디면서도 진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신학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한 노력들을 무시하고 복잡한 교리주의라고 비난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편견이다. 다소 딱딱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며, 공고한 논의가 동원될 수 밖에 없었다. 사변적이며, 논쟁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개혁파 스콜라주의라는 방법론이 불가피하게 채용되었다. 신학의 성격이나 내용 면에서는 초기 종교개혁자들의 사상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주제의 논의 방식과 범위와 용어 등이 새롭게 구성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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