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코로나 백신의 딜레마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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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집단면역 효과 명확하지 않아... 백신의 항체 지속력도 불명확
독감보다 낮은 치명률 보이는 20~40대에 백신 주입, 윤리적으로 타당한가?
백신 접종자가 바이러스 전파자 될 가능성 있으므로 백신여권과 접종카드는 무의미해질 것
정치방역, 백신 확보 실패에 대해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전문가 협조 구해야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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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은 심리학에서 시작해서 수학의 단계를 거쳐 의학의 단계에서 극복한다고 한다. 지난 15개월 간 전 세계의 시간을 정지시키고 집단 우울증에 빠뜨린 코로나19( COVID19)를 해결해줄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시작됐다. 수많은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을 하고 있지만 고민스러운 몇 가지 딜레마를 마주하고 있다.

1. 첫째 딜레마

- 코로나백신은 집단면역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인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첫째, 백신접종이 바이러스 전파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일부 연구 논문에서는 집단면역(herd Immunity)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혈중 면역글로불린G(IgG) 생성에 매우 뛰어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혈중에 들어와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2차 접종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2020년 급증하던 코로나 발생이 수그러들고 사망자수도 급감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확실히 백신접종의 효과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확진자 발생과 사망자 감소 경향에도 불구하고 실제 확진자수는 두 나라 모두 수백 명(이스라엘)에서 수천 명(영국)에 이르고 있고, 사망자도 수십 명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접종 중인 백신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기도점막 단계에서 막아주는 면역글로불린A( IgA)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파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비점막의 단위에서 면역글로불린A( IgA) 형성을 유도하는 백신개발이 필요하다고 한다.

둘째, 백신으로 취득한 항체가 얼마나 지속될 지 밝혀진 바가 없다.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경우도 수개월이 지나면서 항체가 줄어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가 많아 독감과 같이 매년 백신접종을 해야 하는 토착질병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독감백신처럼 3가, 4가 코로나백신이 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집단면역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60세 이상의 고령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2. 둘째 딜레마

-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윤리적인가?

화이자는 2021년 3월 31일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에서 100%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생후 6개월 이상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나 혈전증발생에 관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12세 이상 청소년 대상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 12세 미만 임상시험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화이자-바이오엔텍은 5~11세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도 시작했고, 5세 이하 임상시험도 곧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임상 3상 시험 결과는 2021년 하반기 나올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발생추이를 보면 20세 미만에서 확진자가 많지 않고(few), 사망자도 매우 드물다. 우리나라의 경우 4월 중순 현재까지 20세 미만에서는 사망자가 한 사람도 없고 20대에 3명의 사망자만 발생했다. 치명률도 40대가 0.08%로 독감 치명률 0.1%보다 낮고, 그 이하의 나이에서는 30대 0.05 %, 20대 0.02%, 10대 이하 0%로 독감 치명률보다 훨씬 낮다. 독감의 경우 백신과 치료약이 있는 상태고 코로나는 없는 상태의 통계이기에 40대 이하에서는 독감보다 위험한 병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 분포를 보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27%에 불과하지만 사망자의 95%이상이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특성상 전 세계적으로 고령자를 최우선으로 접종을 하는 것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상황이 이런데 아이들과 20대에게 백신을 주입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어른들에게 잠재적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스스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면역체계를 가진 아이들에게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합당한 것인가? 단지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인가? 성인들도 IgA항체가 생성되지 않기에 백신접종을 해도 바이러스 전파자가 될 수 있기는 마찬가지다. 누구를 위해 아이들에게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것일까?

현재 독감백신접종은 취약한 연령만 접종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독감접종을 강요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의 99.6%는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다. 전체 확진자 중 0.4%만 중증이다. 확진자 중 무증상 감염자를 40%~80%까지 보고 있다. 그 나머지는 경증환자다. 대부분 수일에 걸쳐 가벼운 감기증상이거나 심한 경우 1주 내외의 독감증상을 경험한다. 40대 이하 특히 30대 이하에서는 거의 무증상이거나 경증을 겪고 회복하는데 굳이 수일간 심한 몸살을 앓아가며 접종을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곧 고3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고3(18세) 연령층이 위험연령도 아닐 뿐더러, 한 시간이 금쪽같은 시기에 수일간 이상반응으로 공부에 지장을 주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16세~18세 연령에서의 접종은 전 국민 접종을 이룬 이스라엘에서만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접종은 의학적 위험군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연령순으로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의료인과 다중 접촉직군이 우선접종 대상이다. 의학적 접종순서를 지키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전시행정이고 근거가 부족한 정치적 행위일 뿐이다.

3. 셋째 딜레마

- 코로나 백신접종은 신분증인가?

이상적인 백신접종의 효과는 첫째, 감염으로 인한 생명을 보호하고, 둘째,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는 집단 면역의 효과다. 세계 각국에서 백신여권( Vaccine passport)과 백신접종카드(Green card)를 만들고 있다. 최근 중국과 백신여권을 상호 인정하는 협약을 맺겠다고 한다. 어이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쓸데없는 협약을 할 시간에 백신 한 바이알이라도 더 구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현재 백신 접종 후 백신종류에 따라 60~95%의 항체를 보유한다고 한다. 접종을 하고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있다. 2021년 4월 11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백신접종 후 확진된 사례가 83명이다. 이중 접종 2주후에 발행한 사례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40명이었다. 통상 접종 후 2~3주 후부터 항체가 유의한 수준으로 형성되기에 접종 2주 후에 발생한 40명은 매우 유의미한 숫자다. 현재 백신으로는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비강과 기도점막에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기에 전염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백신들의 효과는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효과만 확실한 상태다. 영국의 경우 영국 내에서는 집단면역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어도,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백신여권과 접종카드가 없으면 일상적인 출입과 외국출입이 막힐 수 있기에 일시적으로 백신접종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백신여권의 이면에는 차별과 혐오를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멀지 않은 시간에 백신여권은 무의미해 질 것으로 예측된다. 백신 접종자가 바이러스 전파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고, 코로나19가 변이를 일으켜 감기나 독감수준의 토착질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부터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3가지 딜레마에 대한 정답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밝혀질 것이다. 그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의학의 힘이다. 그 동안 정부는 정치방역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초기 외부유입차단을 무시했고, 공포분위기로 일관하며 비과학적이고 형평성없는 방역기준으로 국민들을 고문했다. 결정적으로 백신확보에 실패했다. 무관용 엄벌을 하겠다는 협박성 으름장은 올바른 처방도 아니고 국민을 대하는 예의도 아니다. 갈팡질팡한 정부의 잘못이 너무 크다. 모든 정책결정을 과학과 윤리에 기반 하지 않고 정치적 득실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운영한 결과다. 정치가 의학을 이기려 하지 말고 의학이 제 목소리를 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금도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정리해서 알리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있다. 헛소리와 근거가 부족한 판단을 내뱉고 있는 친정부 전문가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의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일이다. 면역학과 감염학 그리고 임상 의사들이 용기를 내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내주어야 한다. 정치가의 판단이 아닌 의학전문가의 판단으로 국민의 고민과 딜레마를 해결해 가야 한다.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총력을 다해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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