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삼고초려(三顧草廬)
‘삼고초려’라 함은, 중국 삼국시대에 유비가 제갈량의 초려(草廬, 초가집)를 세 번이나 방문하여 마침내 군사(軍師, 군사 작전을 짜는 사람)를 삼았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참을성 있게 노력한다는 뜻이다.
국가 경영에 있어 인재 등용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임을 입증하는 일화이다.
어떤 국가든 군주는 국태민안(國泰民安, 나라와 백성 모두 편안한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지혜를 모으고 최선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뇌한다.
아무리 출중한 지혜를 지닌 군주일지라도, 개인의 역량은 제한적이고 한계적이다. 군주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등용하여 국정 운영을 도모하는 이유다.
그러나 국가 경영을 위해 등용한 군신이 오히려 국태민안을 위협하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인사(人事)는 곧 만사(萬事)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권은 인사 정책에 실패했다. 현 정권의 인사 정책 실패로, 대한민국은 매우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국정 운영자의 기본적인 도덕률은 ‘청렴’이다. 아무리 출중한 전문가일지라도 청렴하지 못한 자를 등용하게 되면, 국태민안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군주와 국민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문재인 정권이 독선적으로 등용한 요직의 인사들은 결국 주관적인 정책 시도로 여러 분야에서 실정을 거듭하며, 수습할 수 없는 난국을 초래했다. 국론은 분열됐고,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은 비전과 소망을 상실한 채 방황하고 있다. 오만과 독선의 정권은 언제나 자멸한다.
당정청(黨政靑)이 협력해야 할 국정 운영은, 청(靑, 청와대)의 독선과 군림으로 당정(黨政)은 눈멀고 귀 닫고 주둥아리 닥친 오판의 세월이다.
어느 누구 하나 옳은 소리, 바른 소리를 군주에게 전하지 못한 간신들의 아첨의 세월이다. 제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아첨의 무리들이 군주를 둘러싸고 제 배만 불리고 안주한 세월이다.
국력이 왕성하게 된 국가마다 목숨을 걸고 군주에게 직언을 한 재상들이 있다. 중국 제환공의 관중이나 초성왕의 자문이 그렇다.
특히 군주에게 목숨을 걸고 서슴없이 직언을 한 초장왕(楚莊王)의 손숙오(孫叔敖)는, 지위와 권세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더 낮추고 녹봉이 많을수록 더욱더 많이 베풀라는 윤리관으로 국태민안을 실천한 명재상 영윤이다.
초장왕이 화폐를 무겁고 크게 만들자 백성들이 불편해한다고 왕에게 건의하니 왕이 3일 만에 취소한다. 초장왕이 수레가 낮고 바퀴가 작은 전통적인 수레 비거를 높이려 하자 손숙오가 백성들이 불평해 한다고 간언한 즉시 초장왕은 이를 취소하고, 대신 문지방을 높이자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수레를 높이게 된다. 이렇듯 모든 권력은 민심에서 비롯된다.
여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특별시장과 부산광역시장 선거에서 참패했다. 애초에 여당은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할 보궐선거다. 여당에 소속된 전시장들의 범죄(성 파문)로 공석이 된 선거였기 때문이다.
후보를 낼 수 없는 당헌당규를 바꿔가며 보궐선거에 모든 역량을 쏟아낸 여당의 선거 결과는 민심 이반이 극명하게 드러난 결과로 드러났다.
아둔한 군주인가, 현명한 군주인가를 결정하는 중대한 가치는 군신들의 냉철한 직언에서 비롯된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 집권당의 오만함으로 득세한 세월은 이미 비껴가고 있는 정권 말기다.
지금이라도 군주의 아둔함을 일깨워 줄 청렴한 군신 한 사람이 사무치게 그리운 시절이다.
여러 부서에서 수장 노릇하며, 설치고 날뛰며 재물 꽤나 축척한 간신 무리들을 제치고, 청렴한 군신을 등용시키기 위해 기꺼이 삼고초려한 유비 현덕의 발걸음을 ‘걸음마, 걸음마’ 배웠으면 얼마나 좋으랴.
초장왕의 명재상 손숙오의 직언을 충성으로 듣고 이를 실천한 초장왕은, 전쟁에서 죽은 적군의 시체를 땅에 묻어 준 너그러움의 군주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청와대 군주는, 감옥에 가둔 최초의 여인 군주를 너그러움으로 특별사면하기를 바란다. 우러른 서녘 하늘, 노을이 유난히 붉구나.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신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