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살아 있는 전문가 정신(Professional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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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의 spirit은 프로페셔널리즘(전문직업성)
의료계, 시범 운영 중인 ‘전문가 평가단’ 활동 시작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의사평론가, 명이비인후과 원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의사평론가, 명이비인후과 원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Spirit이란 캠브릿지 사전에서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가지는 그들만의 독특한 생각·감정·행동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 말로 정신·영혼·마음으로 번역되지만 굳이 비슷한 의미를 찾는다면 기개(氣槪)나 정신력(精神力)으로 이해하고 싶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려운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헤쳐 나가는 정신(spirit)이 살아있는 개인이나 집단은 살아남는다.

전문직의 spirit은 프로페셔널리즘(전문직업성, Professionalism)으로 표현된다. 전문직은 다른 직종과 달리 특별한 지식과 술기를 배우고 윤리강령을 가지고 있다. 사회는 돌팔이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문직종의 독점적인 전문행위를 인정한다.

이들은 시민들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고 종교의 신성한 교리를 지키기 위해 어렵고 힘든 전문영역의 교육을 받는다.

타 직종보다 엄격한 윤리기준(윤리강령·윤리지침·교리)을 만들어 기준에 벗어난 비윤리적인 행위(Unprofessional behavior)를 저지른 소속회원들을 징계한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페셔널리즘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전문직의 spirit을 세워가는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전문직종인 성직자와 법조계와 의료계에 작은 희망의 바람이 일고 있다.

불법 출국금지 서류 조작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과 반부패부 관계자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인사 중 한 명이 검찰총장의 후보로 거론되자,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4월 29일 대한변협회장은 해당지검장이 자신의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의 수사를 못 믿겠다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한 비전문가적 태도(Unprofessional behavior)를 지적하며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민의 권리를 지켜줄 마지막 보루인 법원의 기울어진 판결과 일부 정치성향 검사들의 비도덕적 처신에 쐐기를 박고, 법조인들의 전문직 spirit 세웠다.

종교계서도 신성한 교리에 어긋나는 언행을 하여 성직자의 명예와 교리를 훼손한 목사에 대한 징계가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 대한감리회는 2020년 10월 퀴어축제에 참석해 동성애자 축복식을 집례하고, 교리에 반하는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로 고발된 목사에게 정직 2년의 결정을 내렸다.

기독교 교리와 성직자 윤리를 훼손한 행위를 징계함으로 종교의 거룩한 교리를 지키고 성직자의 spirit을 세우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시범운영중인 전문가 평가단의 활동을 통해 전문직 spirit을 세우는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 의사회는 지난 3년동안 전문가 평가단(이하 전평단)을 시범운영한 결과를 백서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문가 평가단은 비도덕적인 진료행위를 신고 받아 해당 지역에 평가단을 구성해 조사했다.

전평단 신고내용 중 비도덕적 진료행위가 있는 43건을 서울시 윤리위원회에 징계요청 했다. 서울시 의사회 윤리위원회는 행정처분 8건, 경고 32건, 심의불가 3건을 결정했다. 서울시 윤리위원회는 총 11명중 의사 7명, 변호사 3명, 언론인 1명으로 구성해 의학적 전문성과 법률적 전문성,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행정처분 8건( 과도한 마약류 처방 1건, 본인부담금 면제 및 무면허의료행위 방조 1건, 성형앱 의료관련 6건), 경고 32건(의료인 폭언 폭행 관련 1건·방송매체 광고 관련 1건·SNS 이벤트성 의료광고 관련 1건·유튜브 동영상 관련1건·성형앱 의료광고 관련 25건·책 내용 중 특정 의료인 비하 1건·의사파업 대체 병원 1건·아파트 관리비 명세서 의료광고 관련 1건)등 이었다.

대표적인 전문직인 법조인과 성직자와 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을 위협하는 탈전문화 시대에 전문직의 기개(spirit)가 돋보이는 현상들이다. 일부 전문가 집단 내에서 반발하는 이단아들이 있지만 결국 전문가 집단의 정신(spirit)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죽은 물고기는 물살에 떠내려가지만 살아있는 물고기는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다. 살아있는 전문가 정신(Professional spirit)은 전문가 집단의 명예를 지켜 주고, 국민의 생명과 권리와 신앙을 지켜준다.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의사평론가, 명이비인후과 원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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