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1년 6개월간, 교회 ‘종교의 자유’ 제한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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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경에서의 국가와 교회 (1) 정부의 집회 제한 및 대면예배 금지 조치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축하예배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모습. ⓒ크투 DB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축하예배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모습. ⓒ크투 DB

본지는 지난 5월 24일 한국기독교학술원 제57회 세미나에서 이상규 박사(백석대 석좌교수)가 발표한 ‘코로나 환경에서의 국가와 교회’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1. 시작하면서

2019년 11월 중국 우한(武汉)에서 발원한 바이러스(COVID19)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단지 질병의 문제이거나 집단감염 혹은 역병에 의한 치사(致死)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은 물론이지만 국가 경제에 어려움을 더해 주고 있고, 사회적 불안이 조장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함께 어울려 사는 집단 사회구조를 비대면사회로 만들어 가고, 비대면적 구조를 새로운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뉴 노멀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비대면 구조는 종교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정기적인 집회나 종교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모이기를 힘썼던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모범이나(행 2:46), “모이기를 힘쓰라(히 10:25)”는 권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은 모이기를 자제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보다 심각한 문제는, 방역 혹은 집단 감염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고 국가의 공권력이 과도하게 행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교회 집회에 대해서도 행정명령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이런 오늘의 현실에서 국가권력 기관이 교회 집회에 대해 간섭하거나 집회를 제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 혹은 국가권력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국가는 기원에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시민의 안녕과 복지를 해결해 주는 주체였는가 하면, 과도한 권력 행사를 통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거나 폭력의 주체이기도 했다. 일제 하에서의 조선총독부나 지금의 북한 정권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국가라는 권위에 의한 폭력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이 글에서는 국가와 교회와의 관계에 대하여 고찰하고 국가 권력은 종교활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잇는가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역사적’이란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의 국가와 교회와의 관계, 정교분리 혹은 저항권 사상 등에 대해 교회사적인 고찰을 의미한다.

▲2020년 1월 26일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국내 최초로 대면예배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서울 혜화동 명륜교회 문이 당시 닫혀있던 모습. ⓒ크투 DB

▲2020년 1월 26일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국내 최초로 대면예배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서울 혜화동 명륜교회 문이 당시 닫혀있던 모습. ⓒ크투 DB

2. 문제점 제기(Problem stated):
정부기관의 집회 제한 및 대면예배 금지 조치

코로나가 확산되자 대한의사협회는 2020년 1월 26일,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 제안을 포함한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으나 중국인의 입국이 금지되지 않았고, 다른 요인들과 함께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2월 중순에는 이단 집단인 신천지 신도들을 통해 확진자가 크게 증가되자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고 각종 집회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특히 기독교회의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20년 3월 17일 일부 교회에 대하여 주일예배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또 행정명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7호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대통령은 종교집회에 대해 두 지방자치단체장이 취하고 있는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정세균 총리는 3월 21일 대국민담회를 통해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보름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준수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 명령을 발동하여 집회를 금지시키겠다고 했다.

총리 담화 후 첫 주일인 3월 22일부터 경찰이 동원되었는데, 전국경찰서장 255명 전원을 출근시켜 경찰관과 지자체 공무원들이 교회를 해당지역 방문하고 권고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런 조치에 대해 서울과 경기도 일부 교회는 4개 항의 응대 메뉴얼을 만들어 대처했다고 한다. (4개항의 대처 매뉴얼은 다음과 같다. 1. 공무원이 교회 출입할 경우 신분 확인 및 사진 촬영하기, 2. 공무원이 예배 중단을 요구할 경우 예배 중단 권한은 교회에 있음을 고지한 뒤 예배를 방해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청하기, 3. 공무원에 의한 예배현장 사진 및 영상 촬영 금지 요구하기, 4. 교회 출입한 공무원이 교회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예배를 방해할 경우 주거 침입죄 및 예배 방해죄로 고발하기.)

교회가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정부의 이런 조치는 국가권력 기구가 종교 집회에 강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여러 밀착 집회 집단 시설 중 유독 기독교 교회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강제한 일은 헌법이 보장한 종교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시작이 되었다.

코로나 환경이 지속되자 국가기관의 교회에 대한 제제조치가 보다 심화되었다. 2020년 7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총리는 사찰이나 성당 등과는 달리 기독교회에 대해서만 핵심방역 수칙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하고, 7월 10일부터 “교회의 정규예배 이외의 각종 모임과 행사, 식사제공이 금지되고 출입명부 관리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예배 시에 찬송가와 통성기도를 지양하라고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백만 원 이하의 벌금과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고 했다.

교회 밖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식사하고 담소를 나누는 현실에서 교회에서 교인끼리의 식사는 금지하는 것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형평성을 잃은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조치가 기독교회에 대한 탄압이라는 비난이 일자, 2주 후인 7월 22일 모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무총리는 24일부터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 행정조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2020년 7월 구리시의 포상금 지급 관련 공문.

▲지난 2020년 7월 구리시의 포상금 지급 관련 공문.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구리시는 7월 13일 시장 명의로 종교시설 관리자 및 이용자가 방역수칙을 위반할 시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일이 있다. 또 14일에는 순천 울산 등 다른 지자체도 포상제도, 신고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전국초중고 가정통신문에 ‘코로나 예방을 위한 방역 강화 안내’를 하면서 교회만 특칭하여 집단감염집단으로 오인하도록 만들고 잠재적 가해자로 간주했다.

당시 한국의 전체 확진자 1만 3,293명(7월 9일자) 가운데 교회 관련 확진자는 310명으로 2.3%에 지나지 않았고, 전체 기독교 인구 970만 명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했으나 교회만을 지목해 포상금까지 주겠다는 발상은 교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야기하는 일이었다.

그러다 2020년 8월 휴가철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자, 교회의 집회와의 관련성에 대한 과학적 검토도 없이 정부는 8월 19일 0시를 기해 서울과 수도권 모든 교회는 비대면 예배만 드리도록 하면서 각종 소모임을 전면 금지했다. 종교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한 것이다.

이에 ‘정부의 교회 정규예배 이외 행사 금지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국민청원을 올렸고 총 42만 7,470명이 서명했으나, 청와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하는 것”이라며 철회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서 8월 23일 주일, 경남 함양군 서상면의 두 교회에서는 주일 예배에서 기도하거나 설교하는 중에 공무원이 찾아와 교회 비대면 예배전환 행정명령서를 전달하고 서명을 요구하는 등 예배를 방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8월 27일에는 청와대에서 16인의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가 개최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인 김태영 목사는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고 종교의 자유를 너무 싶게 제한하거나 예배 중단을 명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9월 1일에는 전 세계 57개국 266개 인권단체들이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교회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문 대통령 앞으로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 인권단체들은 성명에서 “최근 수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에 대한 책임을 교회에만 돌리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 동안 교회당 크기와 상관없이 20명 미만만 예배당 입장이 허용되어 왔으나, 9월 20일부터 300석 이상 예배실을 보유한 경우 최대 50명까지 현장 예배참석이 가능하도록 완화되었다. 그러나 비대면 예배 해제 조치는 허락하지 않았다. 300명 미만 좌석 보유교회는 대면 예배 허용 인원은 여전히 20명 미만으로 제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은 9월 21일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는 코로나 방역 실패와 재확산 (책임)을 방역에 협력하는 한국교회에 전가하지 말라”며 “비대면 예배를 강제한 정부의 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교회에 대한 정부의 각종 규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한국교회는 종교행위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이 국가권력의 선교 행위에 대한 제한이 정당한가에 대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해보고자 한다. <계속>

▲이상규 박사. ⓒ크투 DB

▲이상규 박사. ⓒ크투 DB

이상규 박사
백석대 신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고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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