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위대한 작품, 톨스토이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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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톨스토이. ⓒ위키

▲레프 톨스토이. ⓒ위키

기독교의 2대 명절은 성탄절과 부활절이다. 구약성경의 많은 예언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탄생)에 관한 것이고. 예언대로 성취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최대 숙제인 죽음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다.

오늘은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i)가 쓴 「부활」(1899).을 소개하겠다. 1899년 톨스토이는 71세의 고령에 <부활>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부활>은 사유재산을 부정한 톨스토이가 러시아 정교회에 속하지 않은 성령 부정파 교도(性靈 否定派 敎徒)들을 미국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쓴 그의 마지막 대작이다.

이 작품은 3월 3일자 <니와>지 11호부터 연재되기 시작했는데, 레오니드 파스테르나크(‘닥터 지바고’ 작가의 아버지)가 삽화를 맡았다.

톨스토이는 그의 그림에 대단히 만족해서 “삽화가 내 문장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화가인 레오니드 파스테르나크는 뒤에 톨스토이의 레드 마스크를 뜨기도 했다.

<부활>은 톨스토이가 자신의 친구이자 저명한 법률가인 코니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것인데, 처음엔 <코니의 수기>란 제목이 붙어 있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네플류도프라는 귀족 청년이 자신의 과거 잘못을 뉘우치고 영혼의 부활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네플류도프는 새로운 삶을 결심하는 동안, 타락과 향락에 젖은 귀족들의 생활상과 가난에 시달리는 민중의 삶 사이의 모순을 재인식하게 된다.

톨스토이는 주인공의 이런 회개를 통해 당대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각성과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주인공의 도덕적 결단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참된 삶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부활>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이러하다. 어느날 재판정의 배심원으로 나온 주인공 네플류도프 공작은 살인과 절도 혐의를 받아 재판정에 나온 여죄수 마슬로바를 만난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여인은 자기가 청년 시절 정욕의 대상으로 삼았던 순결하고 아름다운 카츄사였다. 그 여인은 네플류도프의 아이를 임신한 뒤, 양녀 겸 하녀로 있던 집에서 쫒겨나 매춘부로 전락하여 죄를 범했던 것이다.

네플류도프는 그녀가 타락하게 된 원인이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는 카츄사에 대한 양심의 가책과 더불어 귀족 사회에 속한 자신의 생활태도에 대해 깊은 회의를 품게 되고, 동시에 남의 노역(노동)을 포식하게 되는 토지사유 제도에 대해 회의와 반대 의견을 갖게 된다.

또한 그는 카츄사의 감형운동을 위하여 감옥에 드나드는 동안 도움을 바라는 무고한 죄인들을 자주 접하면서, 형사제도의 불합리도 목격하게 된다.

그 후 그는 일신상의 정리를 위해 자신의 영지(領地)로 내려가 농촌의 궁핍한 생활상을 보게 되며, 뻬쩨르부르크로 가서 유력자들을 찾아다니는 동안 귀족 사회의 무책임성과 부패상을 새삼 재인식하게 된다.

결국 네플류도프는 속죄(회개)하기 위해 카츄사를 따라 시베리아 유형을 자원하여 자기도 시베리아로 떠난다. 가는 도중 그는 여러 모로 그녀(카츄사)를 보호하고 형사범에서 정치범으로 옮겨 노동량을 줄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날 밤 그는 성경(Bible)을 펴놓고, 그 복음서 속에서 자신의 갱생의 길을 발견한다. 시베리아의 황량한 벌판에서 비로소 끝없이 갈망하던 용서의 정신으로 자기 영혼의 ‘부활’을 깨닫는 것이다.

이 소설은 예술적으로 원숙할 뿐 아니라, 완벽한 인간 심리의 묘사와 더불어 당대의 사회조직과 법률의 허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우수작으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데리나>와 함께 톨스토이의 3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에서 그리스정교(正敎)를 비판했다 하여, 1901년 교회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현대에도 사회의 타락상과 함께 기독교의 변질 문제를 지적하는 걸작으로 인용되고 있다.

무엇(사람과 조직)이든 시간이 지나면서 원형(초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중간중간 되돌아 봄과 개혁,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기독교도 초기 기독교(초대교회)로 환원하여, 사도행전의 교회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성도는 성도답게, 교회는 교회답게,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Ad Fontes). 무저항 톨스토이의 부활 정신이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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