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인간은 아직 코로나와 백신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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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이비인후과 전문의, 서울시 의사회 윤리의원).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이비인후과 전문의, 서울시 의사회 윤리의원).

집단면역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비드19(COVID19)와 동거한 지 1년 8개월이 지나고 있다. 코비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집단면역에 도달하면 해외여행도 다니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에 차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믿어왔던 집단면역은 점점 희망고문이 되어가고 있다. 코비드19가 천연두 바이러스처럼 사멸될지 아니면 인간과 함께 동거할지 전 세계 전문가에게 물어본 결과가 네이처(NATURE)지에 실렸다. 23개국 119명 중에서 89%는 코로나가 토착화 될 것이고, 39%는 근절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했다. 최근 미국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에서는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은 외부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실내에서도 적은 무리가 모인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돌파감염이라는 새 변수가 나타나자 다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철회했다. 앞으로 백신접종률이 높아지고, 치료제가 보급되기 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한다. 참고로 WHO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소 1미터 거리를 유지하라고 권하고 있다. 미국 콜럼비아대 질병학자인 제프리 셔먼은 “백신은 이제 집단면역보다 자신을 중증질환에서 지키는 개인보호 수단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백신의 안정성은?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들의 안정성과 효과가 속속 알려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백신들은 긴급승인된 것들이다. 이를 두고 많은 학자들이 우리는 인류역사상 사상초유의 인체실험을 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백신 접종 후 예기치 못한 부작용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추가적인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이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이 처음 나왔을 때, 50대 이상의 고령층에 대한 임상실험이 부족하여 고령층 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AZ백신의 부작용은 오히려 50대 이하의 여성에게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으로 나타났다. mRNA를 이용한 백신 (화이자, 모더나) 역시 젊은 남성층에서 심근염과 심낭염을 발생시키고 있다.

현재 화이자와 몇몇 백신이 12세까지 임상실험을 마치고 안전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접종 중인 백신이 시간이 지나 아무 부작용이 없다면 제일 좋은 일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접종을 기피하는 것은 아직도 생식시스템에 혹이라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염려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2세를 생산하지 않을 사람들은 어떤 백신을 맞아도 상관없다고 생각된다. 일부 학자들은 백신이 생식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염려는 루머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가 아직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백신접종을 한 부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임상결과가 축적된 것이 거의 없다. 현재로서 이에 대해 안정성을 아무도 담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백신의 효과는 어떤가?

최근 보고 자료에 의하면 Real world에서 발병 예방과 중증으로 이행하는 경우를 줄여 주는 효과가 증명되었다. 하지만 2차 감염 예방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변이바이러스를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백신이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화이자만 접종한 이스라엘과 AZ백신을 주로 접종( AZ백신 + 화이자+ 모더나)한 영국 통계를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이스라엘 인구는 990만 명이고, 영국은 6,600만 명이다. 접종율은 2021년 7월 30일 현재 영국이 1차 접종율(2차접종율)이 68.9%(55.9%)이고 이스라엘이 66.8%(62.1%)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인구 5,500만 명에 접종율은 36.5%(13.8%)다. 발생통계를 비교해 보면 모든 백신이 코로나 발생자와 사망자를 확연히 줄여주고 있는 통계를 보여준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이후 양국 모두 확진지가 급증(이스라엘 매일 2,000명, 영국 매일 2~4만 명)하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사망자는 0~4명이고, 영국은 매일 100여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두 백신을 비교해 볼 때 mRNA백신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임상결과를 보면 AZ백신과 mRNA 교차 접종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매일 업데이트되는 연구결과와 통계수치를 보며 깨닫는 것이 있다면 인간은 아직 코비드19(COVID 19)와 백신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아는 만큼만 발을 내딛는 생존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백신접종의 목적과 효과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백신 접종의 목적(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주목적은 발병예방효과다. 균이 내 몸에 전파되었을 때 발병을 막아주고, 병에 걸리더라도 중증이나 사망에 이르지 않고 약하게 지나가게 해준다. 둘째 목적은 남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아주는 2차 감염예방 효과다.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2차 감염예방 효과가 39~50%에 이른다고 하지만 돌파감염으로 인해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2차 감염에 효과가 있는지 정확한 기전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백신을 맞는다고 내 몸이 무균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다.’는 사실이다. 백신여권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방역에 성공한 나라는 초기 몇 나라에 불과하다. 거리두기로 성공한 나라가 거의 없다. 대부분 정치가 과학을 이겼기 때문이다. 과학적 기준을 따르지 않고 과도한 거리두기 기준과 형평성이 없는 방역기준을 적용함으로 시민의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학과 의학에 따른 방역조치를 제시하고, 형평성에 맞는 기준을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생계를 유지하고 아이들 교육도 시킬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지난 5월 간담회에서 코비드19와 백신에 대한 평가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1. 집단면역은 달성하기 어렵다. 2. 코로나는 토착화되어 살아 갈 것이다. 3. 코로나19는 독감처럼 백신을 맞으며 함께 살아갈 것이다. 4. 백신접종은 바이러스 근절이 아닌 입원, 중환, 사망을 줄이는 피해 최소화에 맞추어야 한다. 5. 백신접종은 중증위험도가 높은 고령층과 고위험층을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교수의 분석과 예측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치료약을 기다리며

앞으로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하기 위해 1)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며 살아야 한다. 특히 실내에서 벗고 실외에서 쓰는 이상한 마스크 문화가 개선되었으면 한다. 방역기준도 마스크를 착용 시 실내외 모두 1미터 거리두기로 통일해야 한다. 2) 부작용과 변이를 커버할 안전성 있는 백신이 개발되기를 바란다. 3) 독감 치료제와 같은 치료약이 나와 코로나가 독감수준의 질병으로 조절되기를 바란다. 인간은 아직 코로나와 백신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 통계와 임상결과가 알려주는 만큼 조금씩 삶의 영역을 확장시켜가야 한다.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의사/평론가)

*펜앤드마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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