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속담으로 배우는 지혜
기독교 신앙인은 자녀들에게 성경구절 300개만 외우게 하면 평생 자녀교육은 다 해결된다는 말이 있다. 필요할 때 필요한 상황에 대한 ‘가이드’로서, 성경 말씀이 해답이나 해결 아이디어를 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동서양 고금의 성현들이 삶의 엑기스로 남겨준 속담, 격언, 금언, 인생 좌우명을 암송해도 비슷한 효력을 낼 수 있다.
속담이나 격언들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깊은 진리와 교훈을 함의(含意)한 것이기에, 인생 지혜와 삶의 원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치지 마라”, “빈 자루는 홀로 설 수 없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국자는 국맛을 모른다”, “복숭아 나무와 오얏 나무는 말이 없어도 그 밑에는 오솔길이 생긴다(桃李不言, 下自成蹊)”, “살이 있는 물고기는 짠 바닷물에 살아도 자기 몸 속을 짜게 하지 않는다”, “위로만 크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지 못하고, 홀로 서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高樹靡陰, 獨木不林)”,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마라(己所不欲勿施於人)” 같은 말들이다.
어린이가 발달 단계에서 기억력이 가장 활발한 때는 초등학교 2-3학년때이다. 이때 구구단(9x9=81)과 성경을 외우게 해야 한다. 여기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속담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가능하면 우리 가정의 자녀들, 우리 교회의 후손들에게 암송하여 평생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게 해주자.
①가는 날이 장날이다 ②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③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④가뭄에 콩나듯 한다 ⑤가재는 게 편이다 ⑥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 ⑦갈수록 태산 ⑧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⑨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⑩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
이상 10개의 속담을 자녀들에게 제시하고 어떤 의미인지,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 것인지 대화와 토론을 진행하다보면 아이디어 창출, 사고력 신장, 적용할 상황에 대한 이해, 이런 속담이 해당되는 실제 사례등을 찾아 낼 수 있다.
처음 모이는 소규모 모임에서 서로 낮을 익히기 전의 아이스 브레이킹(ice-breaking) 프로그램의 자료로 써도 좋을 것이다. 계속해서 더 찾아보자.
①개밥의 도토리: 따돌림을 받아 여러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혼자 떨어져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개밥 속에 도토리가 있으면 개가 거들떠 보지도 않는데서 연유된 말이다.
②개천에서 용난다: 그다지 변변하지 못한 집안에서 훌륭한 인물이 났을 때 쓰는 말이다.
③계란으로 바위 치기(以卵擊石): 약한 힘으로 강한 것을 상대하려 할때 쓰는 말이다.
④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남의 싸움으로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 해를 입거나 사람들의 싸움으로 힘없는 사람이 해를 입을 때 쓰는 말이다.
⑤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매우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운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⑥공든 탑이 무너지랴: 정성을 기울여 이룩해 놓은 일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⑦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큰 일을 하려면 다소 방해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할 일을 한다는 말이다.
⑧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정성을 들여 쓸모있는 것으로 만들어 놓아야만 그 가치가 제대로 살아난다는 뜻이다.
⑨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烏飛梨落): 아무 생각없이 한 일이 뜻밖에도 다른 안 좋은 일과 때를 같이 하여 일어나 오해를 사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⑩꿩 대신 닭: 자기가 원하던 것이 없으면 그와 비슷한 것으로 대신 쓴다는 말이다.
⑪꿩 먹고 알 먹고: 한 가지 일을 하고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이익을 볼 때 쓰는 말이다.
⑫남의 잔치에 감놔라 배놔라 한다: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에 공연히 참견하고 신경쓸 때 사용하는 말이다).
⑬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 기역자(ㄱ)와 비슷하게 생긴 낫을 옆에두고도 기역자를 모를 정도로 아는게 없을 때 쓰는 말이다.
⑭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아무도 안 듣는 데서도 말을 조심해야 하며, 아무리 비밀로 한 일도 결국 남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세상엔 세 가지가 없는 것이다: 공짜가 없고, 비밀이 없고, 정답이 없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