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라고 하면 어떤게 떠오르시나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생토록 모은 재산 모두를 기부하는 노년 어르신에 대한 뉴스, 연말연시 중점적으로 강조되는 불우이웃돕기성금, 기업 중심의 기부 문화 등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흐름을 보면 이 같은 문화가 점차 변화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일회성으로 일어나는 기부가 아닌 매월 혹은 약정한 금액의 정기적 기부가 정착되었다는 점입니다. 과거를 보면 추운 겨울, 연말에 기부 이벤트들이 집중되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불우이웃 돕기 성미/성금 모금, 연탄배달이나 김장나눔, 자선냄비, 결핵 퇴치 크리스마스 씰 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부 문화는 연말에 몰려있었습니다. 한해에 한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동정심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걸 짐작할 수 있죠.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기관을 선택해 매월 정해진 금액을 정기적으로 약정해 자동이체 방식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정착이 되었습니다. 기부기관도 과거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의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정당을 비롯한 시민단체,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 의학 인재를 육성하는 의료재단, 문화 예술 기관처럼 사회를 함께 발전시켜온 사회 구성요소들이지만 정책적 지원에서는 소외되어 있던 분야까지 기부가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수혜자와 수혜 기관 입장에서 일년단위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큰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가능하게 한 점은 저명 인사나 연예인처럼 대중들에 친숙한 인물들이 본인이 하고 있는 기부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기부를 권했던 것이 효과가 컸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합니다. 과거에 기부라고 하면 돈 있는 기업가들나 기업들이 특별한 날에 하는것이라는 인식이 컸고, 기부 규모도 일반인들의 한달 월급 혹은 그 이상의 단위로 하는 것이 널리 알려지다보니 기부는 돈 있는 부자가 할 수 있는것이라는 인식이 컸다고 하죠. 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이 비교적 소액을 지속적으로 하는 자신의 기부 습관을 알리다 보니, 점차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는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부 문화를 앞장서서 알리고 있는 명사가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지난해까지 부산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동명대학교에서 총장으로 역임중인 전호환 총장입니다. 전 총장은 본래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오랜기간 재직하며 국내 대표적 수출 업종인 조선 분야의 인재를 양성해왔으며 부산대 조선해양플랜트글로벌핵심연구센터(GCRC) 소장 등으로 활동하며 선박·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대한조선학회 학술상, 부산과학기술상, 해양과학기술상, 국가녹색기술대상, 일본조선학회최우수 논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부산대학교 직선 총장으로 선출되어 4년간 학내 소통과 화합,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런 전호환 총장이 지난 7월 20일 아너소사이어티의 2678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었습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랑의 열매 캠페인을 진행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에 설립한 고액기부자 클럽으로 1억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으로 2020년말 기준으로 누적약정금액 2,874억에 다다를 만큼 국내 고액 모금 시장을 개척한 기부문화중 하나입니다. 교수와 총장으로 재직하였던 부산대학교를 퇴임하며 수령한 퇴직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전호환 총장은 “코로나 19 영향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작은 나눔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소회를 전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저명인사인 전호환 총장의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이 알려지며 그동안 큰 돈을 기부하고 싶어했으나 신뢰할만한 채널을 알지 못해 망설였을 많은 중산층 이상 계층에 릴레이 기부가 이뤄질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가 창궐한 지난해에 기부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국가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단체 CAF는 매년 각국 시민들의 금전기부, 봉사활동, 낯선사람돕기 활동등 기부활동들을 수치화해 ‘세계기부지수’로 발표하는데 이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기부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뒤이어 케냐(2위), 나이지리아(3위), 미안마(4위), 가나(6위), 우간다(8위) 등 비교적 저소득 국가들이 상위에 많은수가 랭크된것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이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재화나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기부는 경제적 수준과 비례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통계를 봐도 그렇고 평생을 교육자로 지냈던 전호환 총장의 기부 사례를 보아도 그렇고 기부는 경제적 여유 보다는 마음의 여유 즉 다른 이를 돕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번 기부했던 분들이 연이어서 정기적으로 기부를 이어서 하는 사례들을 보면 “나를 위해 돈을 쓸때보다 더 큰 행복감이 든다” 라는 말이 공감이 됩니다.
“일생의 후반부는 부를 나누는 시기여야 한다.” 이 말을 남긴 위대한 기부왕 카네기 처럼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우리 이웃을 위해, 미래 세대인 청년들을 위해 나눔에 동참하는건 어떨까요? 나눔은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