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왜 안식일에 대한 질문에 ‘동문서답’ 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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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 읽는 설교 169] 안식일의 참된 의미

▲2011년 8월에 찍은 베데스다 연못의 유적지이다. ⓒ이주섭 목사 제공

▲2011년 8월에 찍은 베데스다 연못의 유적지이다. ⓒ이주섭 목사 제공

본문: 요한복음 5장 17절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하시매”.

안식일에 대한 논쟁입니다. 주님께서 38년 된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안식일에 고치신 것입니다. 안식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대인들이 그대로 지나칠 수 없습니다. 안식일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으면,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됩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안식일에 병이 나았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식일을 어겼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 말씀을 배경으로 ‘안식일의 참된 의미’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노동의 중요성을 알라
노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유대인들은 지금 주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는가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유대인들에게 뜬금없이 “내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답변하십니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주님의 답변은 동문서답(東問西答)입니다. 동쪽에 대해 묻는데, 서쪽에 대해 대답하는 꼴입니다. 묻는 말과 아주 딴판의 답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유대인들이 갑자기 어리둥절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강조점의 차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강조점이 서로 다른 데 있는 문제입니다. 지금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님은 노동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는가에 따라, 의미가 매우 다르게 됩니다. 초점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노동을 두고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습니다. 철학은 노동을 인간의 ‘창조활동’ 과정에 초점을 둡니다. 경영학은 ‘계획적이고 적절한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경제학은 ‘소득을 창출하는 활동’을 추구합니다. 동일한 노동을 두고서도 입장에 따라 의미가 매우 다르게 됩니다.

추구하는 목표, 그 우선순위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런 시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치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노동이란 삶에서 크고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노동의 중요성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말입니다.

2. 안식일의 중요성을 알라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알라는 말입니다.

안식일은 노동을 많이 한 후 쉼을 가져오는 날입니다. 6일 동안 노동한 후, 7일째인 안식일에는 쉬어야 합니다. 무리하게 일을 하면 몸에 이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에는 편히 쉬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안식일 율법은 선택이 아니라, 모두가 쉬어야 하는 강제적인 법입니다. 그렇게 강제로 쉬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부려서 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또 돈을 더 벌려고 쉬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쉬지 않고 일을 시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쉬지 않고 일하다 과로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에는 이스라엘 백성만 쉬는 것이 아닙니다. 남종과 여종, 소나 나귀 등 가축까지도 쉬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일한다”는 말씀으로 답변하셨습니다.

주님이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씀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주님의 답변은 “안식하지 말고 일만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안식을 무시하고 일해야 한다. 안식을 어기면서까지 노동을 해야 한다.”는 말도 아닙니다.

진정한 안식에는 참된 노동 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만이 그 안식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안식일의 중요성은 노동의 중요성이기도 합니다. 진정으로 노동을 하고 나서야 안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쉬면서 일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안식일의 중요성입니다.

3. 생명의 중요성을 알라
생명은 안식일보다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주님은 유대인들에게 노동을 강조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입니다. 여기서는 노동의 중요성만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깊은 의미를 알게 되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확실히 사람은 일하면서 건강해집니다. 일하면서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 갑니다. 일하면서 발전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주님께서 안식일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은 안식일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안식일에도 예외성이 있을 수 있을 뿐입니다.

안식일에 생명이 위급한 경우입니다. 사람의 생명이 안식일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물에 빠져 죽어가는데, 안식일이라고 그대로 죽게 내버려둡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몰랐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주님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는 사실입니다. 유대인들이 몰라서 그렇지, 주님은 안식의 주인이십니다. 그러면 주님과 유대인들이 격이 같을 수 없습니다.

소방차와 구급차가 지금 급해서 경적을 울리면서 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앙선을 넘고, 고속도로 갓길을 과속으로 달리기도 합니다. 그런다 해서 우리도 그렇게 달릴 수는 없습니다. 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쉬면서 일해야 합니다. 주님이 주시는 안식의 축복을 체험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노동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안식일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생명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도 사람의 영혼을 더 사랑하는 사람에게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한일장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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