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온맘 다해 ‘공적 예배’에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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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칼럼] 비대면 예배의 문제점 (8)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가? 아벨의 제사를 살펴보라
언약 기초한 예배 통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유지
예배 가운데 성만찬 예식 통해 감사와 은혜 맛보고
승리 위해 몸 바치신 주님 찬양하고 감사의 잔 나눠

▲중국 지하교회 성도들이 예배 도중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크투 DB

▲중국 지하교회 성도들이 예배 도중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크투 DB

3. 예배자들에게 내리시는 생명의 양식
2) 예배 공동체로서의 교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름을 받은 성도들은 단순히 개인적으로 구원받은 삶을 살아가는 특권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집단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의무를 갖고 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공적인 예배에 나아가, 믿음을 통해 순종하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목이 곧은 백성으로 교만하게 우월의식을 갖거나 혹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고 누리기에 함몰되어 연합된 공동체의 일원임을 잊어버린다면, 맛을 잃어버린 소금과 같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신 이유는 하나님께 경배하고 영광을 돌리도록 하려 함이다. 창세의 첫 부분에서부터 계시록의 마지막 부분까지 성경이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예배와 찬양이다.

땅 위에 내려와서 살아가고 있는 전 인류에게 있어서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첫 이야기가 가인과 아벨의 제사이다(창세기 4:3-5). 그리고 마지막 천상에서의 참된 예배들이 보여졌는데, 찬양과 각종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된다(요한계시록 4-5장).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은 스스로의 설계와 손으로 지은 것이지만,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전과 교회는 실제로 하나님께서 건설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내가 영원히 그를 내 집과 내 나라에 세우리니, 그 위가 영원하리라”고 하셨다(역대상 17:10-14). 하나님께서 스스로 자신의 집이요, 자신의 나라를 세우셨다. 그 집에서는 그의 백성들이 모여 하나님께 경배와 예배를 올리는 장소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씀하였다.

솔로몬은 성대한 낙성식에 언약궤를 좌정시켰고, 하나님의 이름을 위한 집이라고 아홉 번이나 반복하였다(왕상 8장). 성전이라는 명칭은 없고, 하나님의 집이라고 계속해서 강조하였다.

이 집은 하나님이 거주하시는 장소라는 의미가 아니다. 비록 하나님은 하늘에 임재하시지만, 그의 백성들이 그분께 영광을 돌리고 예배를 올리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무엘상 5장 1-5절에 보면, 다곤의 신전은 그가 사는 집이라고 표현됐다.

하나님께서는 역사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지배하는 왕들을 통해 다스리게 하셨지만, 성전을 초월하여서 온 우주에 펼쳐진 하나님의 나라를 다스리신다(시편 87:5).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은 백성들에게 끊임없이 믿음의 반응을 드러내,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 순종하도록 요구하였다.

수많은 구원 사건들 중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구출해 낸 사건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는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역사의 본질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예배와 믿음의 반응은 구원을 받은 백성들과의 언약관계를 표현하는 일이었다.

▲출애굽기에서 홍해를 건너는 이집트 군대의 모습.

▲출애굽기에서 홍해를 건너는 이집트 군대의 모습.

언약에 기초한 예배,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식, 예배의 언약적인 성격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일관되게 지속되었다.

인간의 반응으로 드리는 예배는 전인격을 모두 다 바쳐 온전히 드리도록 요구되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여야 한다(신명기 4:29, 6:5, 11:13, 26:26; 마가복음 12:30, 33; 누가복음 10:27, 마태복음 22:37).

예배에의 부르심에서 하나님은 종교적 의무를 이행하는 식으로 나가는 반심이 아니라, 전심을 다 드려야만 한다고 요청하였다.

구약 성경에서 예배를 중심적인 신앙 행동으로 규정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볼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이 인도할 것인가에서부터 어떤 장소와 순서로 진행될 것인가를 소상하게 가르쳐 주셨다.

출애굽기 24장 1-8절에 보면,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의 만남이 일어난 집회가 기술되어 있다. 출애굽 직후 시내 산기슭에서 시작된 공식적인 예배는 하나님과의 성도들과의 만남을 보여주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장면이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의 공적 만남은 가장 중요한 기본 구조적 요소들이 제시돼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출애굽기 19장에서 24장까지에 기술된 이스라엘 백성들과 훗날 기독교인들의 공적인 예배에서 본질적인 요소들이 제시되어져 있다.

신약성경에는 출애굽 사건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들 사이의 연관이 강조되고 있다. 베드로 사도는 신구약의 핵심적인 두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베드로전서 2:9)”.

출애굽 사건에서처럼, 어둠 속에 살던 자들을 밖에 있는 빛의 세상으로 불러내셔서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로 왕에게 속박된 노예로 살다가 구출된 것처럼, 신약시대의 성도들도 사악한 권세 아래에 놓였던 자들이었으나 주님께서 구출해 내셨다(에베소서 2:2).

예수 그리스도와의 새 언약을 맺은 성도들은 교회를 이뤄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게 되었다. 구약 시대에 맺어졌던 모든 언약의 조항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롭게 갱신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조상과 자신들에게 맺어진 언약을 지키는데 실패하였다. 이스라엘은 거듭해서 후손들의 시대로 내려가면서 언약의 파기자들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지켜질 새 언약을 맺으셨다.

우리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하나님과의 다짐이나 맹세를 지킬 수 없다. 그리스도 자신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완전히 성취하셨다.

온전한 순종, 죽으심, 부활을 통해, 구속사역을 완성하신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자들 가운데 성령으로 임재하시면서 하나님과의 영원한 관계를 유지하시는 것이다.

3) 언약 확증으로서의 제사와 예배

신약의 교회와 그들의 예배는 구약성경에서 이어져 내려온 메시야의 대망과 재림의 소망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는 연속성이 있다.

그러나 신약 교회에서는 예배와 성례에 있어, 구약의 의식들과는 완전히 단절되었다. 신약 교회에서는 더 이상 아들을 위해 할례를 시행하지 않고, 동물 제사를 드리지 않으며, 유월절 절기를 예배의 일부로 지키지도 않는다(고린도전서 7:17-21).

구약 성경에서는 성전이 예배의 중심 장소였으나, 그리스도가 지상에서의 구원 사역을 완성하신 이후에는 성소의 휘장이 찢겨졌다. 더 이상 그곳에서의 예배란 무의미하다는 하나님의 뜻이 선포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예배의 원형으로서 구약 시대에 제사의 제도(system)를 명쾌하게 제정해 놓으셨다.

제사장 마음대로, 혹은 바치는 사람의 뜻대로 제사를 올리는 것이 아니다.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구약 성경에 강조된 희생 제사를 간략히 살펴보아야 한다.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 사이에 맺어진 언약 관계들이 그들의 신앙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지속되어 내려온 언약관계는 항상 희생 제사를 통해 확정되었다.

또한 예배자의 태도를 매우 중요시 하였다. 아벨은 겸손하게 신실하게 “믿음으로” 제물을 바쳤다(히브리서 11:4). 우리는 동물을 희생시키는 제사의 근원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음을 알게 된다.

그 후로 노아는 단을 쌓고 정결한 짐승을 바쳤다(창세기 8:20-9:17). 아브라함은 삼 년 된 암소, 암염소, 수양, 산비둘기, 집비둘기로 번제를 드렸다(창세기 15:9-21). 이삭은 브엘세바에서 단을 쌓았다(창세기 26:24-25). 야곱은 벧엘에서 단을 쌓았다(창세기 35:6-12).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유일한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였던 사건을 매우 특별한 사건으로 대하게 된다.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 올라갔을 때, 이삭이 아버지에게 질문했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여기에는 나무와 칼이 있는데, 양은 어디에 있나이까?”

이 질문에서 우리는 이미 아브라함이 양을 잡아 하나님께 제사를 올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행동은 훗날 예수 그리스도가 갈보리 산 위에서 어린 양으로 바쳐질 사건의 예표였던 것이다.

출애굽 이후에도 번제물을 바치는 희생 제사가 언약을 지켜나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예배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다(출애굽기 24:5-6).

하나님께서는 친히 희생 제사의 절차와 그 시행을 담당하는 제사장에 관한 모든 규정도 알려주셨다.

번제를 드리는 제사의 의미는 속죄의 피라는 중요한 뜻이 담겨 있었다. 일 년에 한 차례 정한 날에 이르러서 제사장이 동물의 피를 제단에 뿌리고 민족의 죄악에 대한 속죄를 선포했다(레위기 16:1-34). 희생제물을 바치는 행위는 이스라엘 민족의 죄악에 대한 대속 제물을 드리는 것이다.

제물로 바쳐지는 동물에게서 흘리는 피는 이스라엘의 죄악에 대한 상징적인 피흘림이었다. 비록 이스라엘의 죄는 여전히 남아있을지라도, 희생제물의 피에 의해서 가리움을 받게 되어,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그들의 죄를 추궁하지 않으신다.

희생 제사는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교회의 예배에서도 핵심적인 내용이었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대속적인 희생 제사였고, 대제사장의 사역을 감당한 것이라고 명쾌하여 풀이하였다(히 9:11). 예수 그리스도가 흘리신 피는 화목제물이다(로마서 3:25).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자기 백성들 사이에 중보자이시다.

그리스도의 희생은 언약 백성들을 위한 속죄제물인 것이요(사 53:4-5), 그 백성들의 죄악을 가리우는 것이어서 더 이상 반복될 필요가 없다. “다 이루었다(요한복음 19:30)”고 선언하였다.

교회에서는 예배 가운데서 성만찬 예식을 통해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한 감사와 은혜를 맛보게 되며, 악한 세력을 이기고 승리하시려고 몸을 바친 주님을 찬양하고 감사와 축하의 잔을 나눈다.

▲김재성 박사. ⓒ크투 DB

▲김재성 박사. ⓒ크투 DB

김재성 박사
총신대학교 신학과(문학사)와 신학대학원, 합동신학대학원(M.Div, 목회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M.A, 문학 석사),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신학석사 과정), 미국 칼빈신학대학원(Th.M 신학 석사),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Ph.D, 철학 박사)을 나왔다.
국제신대 부총장, 합동신대 조직신학 교수, 합동신대 칼빈사상연구소장, 종교개혁500주년 공동대표,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한국개혁신학회 창립발기인 및 회장, 미국 Calvin Study Society Congress, International Calvin Congress, 세계복음연맹(WEA) Theological Commission 한국대표, 신학위원회 아시아대표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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