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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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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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길 깊은 골마다
늦잠자리 새우잠 깊어라
훠이영 훠이영 갈대의 시이소
꿈으로 망울진 철부지 꽃
언제나 해 돋는 아침에 누웠다

무성한 숲인 줄 허영의 그림자
불의의 침묵이 그린 가슴 얼룩
어느새 노을의 고요를 벗 삼는
스룹바벨의 귀환 행렬에 섰다

언제 한 번 시골길 걸으며
햅쌀밥 짓자던 백여울 옛 동무
일찍 잠든 무덤 가
저민 목청 풍진의 세상아
겨우살이 섧지 마라
한 올 엮어 덮었다

들숨 날숨 호흡인 건
소멸 향한 구슬땀
정한 뜀박질이어서
그 길에 선 老父의 주름 어깨
裸木에 기대어 소리 없이 울었다

옆집 강아지 아홉 마리 낳았다고
이장네 막내딸 또 갈라섰다고
먼 산 연기 아늑한 밤
인수레에 나뒹군 소문만복래
길섶마다 정분 사연 가득 쌓였다

겨우 훔친 하루
천하 절경 휘돌아보고
폼나게 걸은 그 밤에도
마른 지 오랜 눈물샘
밤새도록 벅벅 긁었다

때맞춘 그믐밤 하늘 뇌성
그날이 지났다면 아찔한 스올
사랑하는 아들아
참으로 사랑하는 내 아들아
그만하면 잘했다
기꺼이 긴 팔 두른 그 품에 안겼다

天聲 향해 달리는 옷깃
붉어 애탄 잎새 한 올 찰싹 붙어 있다

웨민총회신학장 하민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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