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절기와 날씨는 무엇인가를 또 다시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합니다.
봄이다 하면 봄이 주는 기억과 추억 또는 관념 속에 보관된 향기가 느껴집니다.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겨울이면 겨울의 상념은 움츠리게도 또는 활기를 펴게도 합니다.
의미 있는 절기도, 잿빛 하늘 분위기도, 눈에 보이는 것 마음에 보이는 것을 정하게 합니다.
안 보이던 것 보게 하고, 생각지 않던 것 생각하게 하고, 느끼지 않던 여럿을 느끼게 합니다.
삶이란 생각보다 복합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때론 “내가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는구나” 깨닫습니다.
어느 해든 12월에 접어들면 성탄과 연말이라는 두 가지가, 머리로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숫자 바뀌었다 괜히 바뀌는 인생은 없지만, 삶의 변화는 물리적 힘만 아니라 마음의 힘도 요소입니다.
2021년 연말, 그리고 성탄.
이러저런 일과 사항 있어도, 많은 푸근함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것이 삶인데, 그중에 더하여 끝을 기대하기 힘든 코로나-19 전염병.
“백성을 위한 지도자의 축복”을 구할 수밖에 없는, 뉴스를 외면케 하는 난감무쌍의 인간군상.
그 답답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세상보다 크고, 인간의 악보다 더 크시기에, 그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하나님을 바라봄은 인간의 삶을 넘게 하고, 갑갑함과 답답함을 능가케 하는 힘입니다.
또한 그 힘은 생채기와 애환 속에서도 우리를 평안케 하는 능력입니다.
요즘 새벽기도회 때마다 성탄 찬송을 부릅니다.
다양한 버전으로 성탄 찬양을 듣고, 그 슬픔과 눈물의 세상에 오신 주님을 생각합니다.
감사한 것밖에 없고, 죄송한 것밖에 없으나,
그래도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진행하게 하심을 또한 감사합니다.
늘 크신 그분을 생각하면 부끄러움이 기대가 되고, 부족함이 소망이 되며, 그냥 푸근합니다.
나도 언제나 좀 더 커져서 모든 흔들림과 가련함과 죄의 난감함을 넘어서며 의연해 질 수 있을까.
어느 누구를 그 무엇을 보고 겪어도, 평안해지고 가엾이 느껴지고 연민으로 마음이 애닮을 수 있을까.
힘이 돼 줄 능력도 있었으면.
2021 성탄을 앞두고, 눈에 보이고 마음에 보이는 것은, 그분의 사랑입니다.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아 슬픈, 진실의 심정.
견딜 수 없이 복받쳐 달려가 품을 수밖에 없는, 인생에 대한 가련함.
우리가 사모하는 그 모든 것을 주실 것 같아, 부끄럽지만 그래도 기대합니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