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40년만의 추위가 찾아와 전국을 꽁꽁 얼렸고, 이제 곧 세밑 한파가 찾아온다고 하니, 모두들 감기 유념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응당 옷 매무새가 두터워지게 마련이고, 집안의 보일러를 올리는게 요즘은 당연하죠. 하지만 여전히 평범해 보이는 방한 대책들을 행하기 어려운 이웃들이 아직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어려움이 소외 계층에 대한 어려움이 더 커졌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시설들은 대부분 다중이용 시설로 되어 있어 평소 식사나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한 취약계층이 이용할 경우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복지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될 경우, 해당 시설은 폐쇄될 수 밖에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더 큰 난관에 빠질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르게 됩니다.
저는 요즘 같은 겨울날씨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중 하나가 노숙인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그네는 고아, 과부와 함께 성경에서 가장 연약한 자들로서, 특별히 보호하고 돌보라고 하나님께서 명하신 존재들입니다. 오늘날, 성경 속 나그네는 노숙자들로 인식되며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국가와 각종 사회 단체에서 각종 복지 정책과 구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늘 노숙자 선교에 일생을 헌신한 분이 있어 소개 하고자 합니다. 바로 서울외과의원 김관태 원장 입니다.
김관태 원장은 경기도 수원시에서 외과를 운영하며 노숙자를 위한 무료진료센터와 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엠마누엘의 집’ 이라 지어진 이 쉼터는 노숙인은 누구나 와서 몸을 녹이고 편하게 쉬시다가 가실 수 있는 곳이며, 매주 정해놓은 시간에는 무료진료를 하는 곳이라고 김관태 원장은 이야기 합니다.
“처음부터 쉼터, 무료진료 이런 것을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와 함께 동참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심스럽게 입을 뗀 김관태 원장은 의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주었습니다.
김관태 원장의 선행은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1988년에는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어촌 지역이 많았습니다. 병원 한곳도 없는 시골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죠. 그래서 같은 교회를 다니는 교인들 중에 뜻이 맞는 의사•간호사•약사 6명이 모여 의료선교회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의료기관이 변변치 않다보니 약국에만 의존해야 하는 무의촌 지역 주민들의 건강은 형편없었습니다. 하지만 김관태 원장과 선교대원들은 오직 안타까운 마음 하나만으로 도서산간벽지를 가리지 않고 전국을 누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의료 선교로 시작했던 봉사가 점점 커져 양방, 한방, 레이저 시술, 치과, 이미용 등 대규모 장비를 갖춘 단체로 커졌습니다. 시간에 쫓겨 진료만 간단하게 봐주고 약제만 지어주는 일반 무료 진료만 생각하고 오셨던 어르신들이 적잖게 놀라시고 주변 지인에게 입소문을 내주시면 우르르 몰려오곤 하십니다. 무료라 너무 감사하다고 집에 있는 옥수수, 감자 같은 농작물을 가져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무료 진료팀이 안정기에 이르자 김관태 원장은 노숙자라는 더 안타깝고 힘든 이웃을 향해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노숙자 봉사도 정말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사회 내에서 경찰서 의료 자문위원으로 위촉받아 사체 검안을 자주 갔던 적이 있습니다. 겨울철이 되면 길에서 동사한 노숙인을 많이 보게 되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먼곳에 있는 이웃들도 소중하지만, 내 주변에 정말 가까이에 있는 이웃을 돌보자는 마음에 노숙인 봉사를 결심했습니다.”
김관태 원장이 노숙인 봉사를 하겠다는 말에 지인들이 앞다투어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습니다. “아무래도 그간 이어졌던 의료봉사활동을 보고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직접 의료 진료를 봐주고 계시는 간호사, 약사 분들, 따뜻한 밥 한끼 대접해주러 와 주시는 자원봉사자 분들, 뒤에서 남모르게 기부로 돕고 계시는 분들, 부족한 약품들을 채워주고 계시는 제약회사까지 … 이런 분들의 도움으로 다른곳과는 다르게 정부지원 없이 초창기 개소가 가능했고, 지금까지 노숙자분들을 도울 수 있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웃들을 위한 봉사를 인정받아 2006년 수원시 보건의료인 공로상 대상을 수상했던 김관태 원장은 몸이 움직이는 한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하며, 코로나 시국에 노숙인들에 대한 건강 염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노숙인 분들이 감염병에 몹시 취약합니다. 거친 환경에 놓여있다 보니 면역력도 많이 떨어져 있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생활하면 감염에 노출될 확률도 높으시고요. 그렇다고 코로나라고 무조건 노숙인들을 멀리해야 한다거나 혐오하는 자세는 경계해야 합니다. “
스스로 되고 싶어서 노숙인이 된 분들은 없습니다.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거리로 나올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김관태 원장도 노숙인 분들을 돕는 그 마음도 결국에는 그분들이 스스로 자립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일것입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날,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노숙인들이 많습니다. 거리로 나가셨던 그 분들이 다시 우리 주변에 평범한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으로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건 어떠실까요. 차가운 현실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날을 그분들께 선물하는 우리 시니어가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