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108] 아름다운 청춘은 우연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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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의 시니어 라이프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의 시니어 라이프

영화제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영화제의 상징과도 같은 레드 카펫, 그리고 그 위를 걷는 화려한 스타들,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인파, 이런 이미지들이 많이 연상됩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는 1996년부터 시작해 매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가장 규모가 큰 영화제로,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의 대표 영화제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의 부산국제영화제가 있기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 한 시니어가 있어 소개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전 조직위원장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김동호 위원장은 사실 그는 50대 중반까지 문화공보부에서 (지금의 문화체육관광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영화진흥공사 사장, 예술의 전당 초대 사장, 문화부 차관,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의 공직을 역임한 행정가 출신의 비영화인입니다.

“영화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문화공보부 기획관리실장에서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터입니다. 하지만 진흥공사 사장으로서 일을 시작도 하기전부터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관료출신이라는 이유로요. 하지만 그럴수록 일을 맡은 이상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굳어졌습니다. 저 자신부터 영화인으로 거듭나기로 결심하고 밤낮없이 현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영화인들을 만났고, 공직때는 바빠서 보기 힘들었던 영화도 연간 수백편 넘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발로 뛰기 시작한 김 위원장은 영화계 현안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며 나아갔습니다. 영화계 숙원 사업이었던 남양주 종합 촬영소 건립도 김동호 위원장이 직접 현지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필요성을 설명했으며, 군청부터 경기도 그리고 중앙정부까지 설득해 결국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해외에서 우리나라 영화에 대한 인식이 낮아 우리나라 영화인들이 해외에서 개최되는 국제규모의 영화제에 참가를 꺼려했는데, 김 위원장은 해외에 적극적으로 우리나라 영화를 알리기 위해 직접 영화인들을 이끌고 참석해 해외 영화계와의 교류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반대로 시작했지만, 김동호 위원장은 본인의 장점인 성실함과 집중력 그리고 업무 추진하는 능력을 인정받으며 영화인들의 환대속에 영화진흥공사 사장 임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취임 당시 반대 성명을 냈던 영화인들이 제가 사장에서 물러날 때 공로상을 주시는데 그땐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당시를 회고하는 김동호 위원장의 소회에서 힘겨움이 느껴졌지만, 영화인들의 신뢰를 얻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김동호 전 조직위원장 ⓒ비지팅엔젤스

▲부산국제영화제김동호 전 조직위원장 ⓒ비지팅엔젤스

영화인들의 신뢰를 얻은 김 위원장은 영화진흥공사 사장 퇴임이후 당시에는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부산에서 국제 규모의 영화제를 만들어보자는 젊은 영화인들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일을 처음 하게 됩니다. “처음에 영화제 일을 시작할 때 부산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기반도 없고, 예산도 없고, 오직 사람의 힘으로만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민간에서 기획되어 시작되어진 부산국제영화제는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았고 자금확보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앙정부와 부산시청 그리고 재계와 지역내 민간기업을 가리지 않고 만나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는 특유의 끈기로 그들을 한명 한명 직접만나며 설득하였고, 영화제에 필요한 사항들을 밑바닥부터 하나 하나 챙기며 준비하였고 부산국제영화제는 1회 영화제부터 대 흥행을 거두었습니다.

이후로 부산영화제는 모두 아시는것처럼 아시아의 대표적인 영화제로 성장하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매해 수십만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부산은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 도시로 부상했으며 관람객들이 영화제 기간동안 소비하는 경제규모는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부산영화제를 기준으로 한국영화에는 높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만들어지며 전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K-culture의 중심이 되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것들이 비영화인이었던 김 위원장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조직위원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만들어낸 성과들이며 그의 나이 59세에 시작한 일들입니다.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입니다.” 란 말이 있습니다. 미국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엘러너 루스벨트가 했던 명언으로, 김동호 위원장은 피나는 노력끝에 태어난 예술작품 처럼 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는 통역없이 소통하기 위해 오십 중반의 나이에 새벽마다 영어 학원을 다녔으며, 영화제 행사장을 오가기 위해 환갑이 넘은 나이에 기꺼이 퀵서비스 오토바이 뒤에 몸을 싣는 노력 끝에 지금의 부산영화제를 만들어냈습니다.

15년간의 조직위원장 활약을 뒤로 하고 2011년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현직에서 은퇴한 김 위원장은 현재도 본인의 경험을 살려 강릉국제영화제에서 조직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며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늦었다고 생각했을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합니다. 김동호 위원장 처럼 우리의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 매일 매일을 도전하는 자세로 살아가는 우리 시니어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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