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십자가상의 절망적 절규를 거쳐 완성을 이루셨습니다.
믿음의 사람에게 그 십자가는 가엾어 가슴 아프고 저미는 연민만은 아닙니다.
그 십자가는 연민의 과정을 거치기는 하나,
결국은 온 세상에 구원의 꽃을 피운 영광의 승리입니다.
십자가를 따르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으로 살 때,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이 마치 가여운 자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조심하고 다시 우리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연민해 가장 나약한,
생의 가장자리로 밀려날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당당한 백성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인, 그의 자녀인 우리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능력과 여건을 구비해서 그의 구원의 백성이 된 것이 아니기에,
들킬 염려 없고, 꾸미고 가리우는데 힘을 소모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이제는 우리를 갖추고, 세련하고, 정련하는 데 우리의 삶을 집중하면 됩니다.
주님이 십자가와 그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 자신을 연민 속에 밀어 넣지 않으시고,
오히려 “다 이루었다” 당당히 선포하신 장면은,
자칫 슬픔과 한계로 인한 좌절의 늪에서,
연민에 빠져 허우적댈 우리를 건져내 주십니다.
우리는 불쌍할 것 없고, 당당해도 됩니다.
눈물 흐르면 닦아야 하지만,
쏟을 만큼 쏟았으면 더 쏟을 눈물 없으니 밥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힘 차려 해야 할 일, 그리고 내가 이룰 하나님의 길과 뜻을 향해 가면 됩니다.
심심하고 지루한 것보다는, 힘들게 생각하고 행동하여 피곤해 졸리운 것이 낫습니다.
잠 못이루는 것보다는, 피곤해 쓰러지면 바로 잠드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삶이 힘드실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십자가를 통해 연민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 최고 영광의 승리를 이루셨습니다.
우리도 쉽지 않은 인생, 거친 광야의 삶, 늘 그 모양인 지루한 삶, 미달되는 사랑,
그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성큼 넘어서서, 멋지게 영광을 이루는 하나님 백성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