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소크라테스는 없어도, 모차르트는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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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넷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 음악회’  커튼콜 모습.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 음악회’ 커튼콜 모습.

“소크라테스는 없어도 모차르트는 있어야 합니다.”

제 평생에 수요일 밤 예배를 빠진 적은 처음입니다. 물론 당일 수요 오전 예배를 인도하였지만요. 저는 외부집회나 해외 집회 외에 국내에 있으면서 수요 밤예배를 빠진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지난 수요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 음악회’가 있었거든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종식을 위한 화합 음악회였습니다.

이 음악회는 코리아헤럴드에서 주최하였는데, 코리아헤럴드 사장님이 저희 교회 최진영 집사님입니다. 그래서 낮 예배를 참석한 일부 교인들과 함께 음악회에 참석했습니다.

처음에는 음악회 1부만 참석하고 부지런히 달려와 저녁 예배 마무리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도 도저히 시간이 아슬아슬할 것 같았고, 코리아헤럴드 사장님이 바로 제 옆좌석에 앉아 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회의 몰입도가 보통 높은 게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오케스트라 악장인 ‘세르게이 살로’는 우크라이나 사람이었고, 부악장인 ‘크랴제바 올가’는 러시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함께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그 얘기를 듣고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화해와 전쟁 종식을 위해서라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되었고 더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악장 ‘세르게이 살로’(우크라이나)와 부악장 ‘크랴제바 올가’(러시아).

▲악장 ‘세르게이 살로’(우크라이나)와 부악장 ‘크랴제바 올가’(러시아).

하성호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정말로 환상의 선율을 선보였습니다. 연주회 내내 음악이라는게 이토록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대중음악은 대중음악대로, 정통음악은 정통음악대로 나름 의미가 있고 매력이 있습니다. 예술의전당에 모인 그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다 한 가족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음악회를 감상하는 동안 윤동주의 ‘간판 없는 거리’라는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조국 독립과 해방을 초월해서 전쟁이 없고, 이데올로기적인 대립이 없으며, 억압과 폭력이 없는 정말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죠.

도대체 세상의 어떤 이념과 국가의 이익이 한 인간의 생명보다 앞설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도 천하보다 귀한 것이 생명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마16:26). 그 어떤 목적과 명분을 내세운다 해도, 전쟁은 죄악이며 미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남아공의 만델라가 종신 징역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1988년 영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성악가 80명, 오케스트라를 합치면 200여 명이 모여서 만델라의 석방을 기원하는 음악회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음악회의 영향으로 그 이듬해 봄에 만델라가 석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사랑과 용서, 화해와 평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수 있지만, 모차르트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코리아헤럴드 최진영 대표와 함께한 소강석 목사.

▲코리아헤럴드 최진영 대표와 함께한 소강석 목사.

이 세상에는 사상과 철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음악입니다. 어떤 때는 사상과 사상은 서로 대적하고 싸웁니다. 또 철학과 철학은 이데올로기를 만들면서 지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아주 특별한 록 음악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고요하고 평화롭고 즐겁게 합니다.

하성호 지휘자가 자유롭고 즐겁게 지휘하는 모습도 대단했지만, 악장인 우크라이나 사람 ‘세르게이 살로’와 부악장인 러시아 사람 ‘크랴제바 올가’가 함께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부대가 러시아의 페테르부르크를 초토화시켰을 때, 그 폐허 위에서도 러시아인들은 음악회를 하고 발레 공연을 하면서 희망을 꿈꾸고 노래하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타이타닉이 빙하와 부딪쳐 죽음의 물결이 드리워지는 순간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끝까지 악기를 놓지 않고 연주할 때 사람들이 감명을 받고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지 않습니까?

이처럼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와 희망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과연 소크라테스는 없어도 모차르트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 참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음악회’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좋은 파장으로 전달되어 어서 빨리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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