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뜻을 오해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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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Javier Allegue Bar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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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태복음 6:9-10)”.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로마서 12:2)”.

여기서 ‘뜻’이란 말이나 글 또는 어떠한 행동으로 나타내는 내용, 무엇을 바라거나 이루겠다고 속으로 품고 있는 마음, 어떠한 일이나 행동을 하는 가치나 중요성 등을 의미합니다. 유의어는 의미(意味)로, 무엇을 바라거나 이루겠다고 속으로 품고 있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자기 뜻을 하늘에서 이뤄지게 하는 것이 기도인 줄 알고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기도의 본질은 아님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사람의 뜻은 하늘에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통해 하늘의뜻이 자기에게서 이뤄지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땅은 먼저 개인의 인생을 가리키며, 나아가 우리 가정과 우리 이웃과 직장, 교회, 사회와 국가, 열방에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말은, 우리를 향하신 선하고 기뻐하시며 온전하신 작정이 계속 이뤄지길 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내 뜻이 사라지고 오직 하나님의 뜻만 남아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잠언 19:21)”. 내 뜻이 하나님의 뜻과 같이 바뀌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어떨까요?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나를 주장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아직도 내 뜻과 주장이 앞서고 내 의지에 따라 살고 있습니까?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에 따라 행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 경험과 내 판단대로 행하고 내 감정에 치우쳐 평가하고 있습니까?

지교회 목사님의 은퇴로 후임 목사님을 청빙할 때,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성도들이 떠나가며, 소통 두절로 많은 성도들이 싸우거나 상처를 입고 결국 교회가 둘로 쪼개지는 사태가 일어나, 이웃에 있는 비신자들에게 영광을 가리는 경우를 허다히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뜻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집, 움켜진 권력과 명예, 보잘 것 없는 자신의 미숙한 판단 능력을 하나님의 뜻이라 우기며 교회를 좌지우지하는 것입니다.

청빙 시 교회 당회, 공동의회, 제직회에서 정해놓은 방식대로 하나하나 순서대로 하면 될 일을, 누구의 소개로, 입김으로 결정하는 어리석은 지도자들 때문에 교회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망각합니다. 힘 있는 목사나 장로들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관철시키려 하면, 정의로운 성도들은 싸우다 지쳐 교회를 떠납니다.

노회나 총회에서도 지교회에서의 사고를 면밀히 검토하여 수습하기보다, 힘 있는 목사와 장로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해를 거듭해도 병폐가 고쳐지지 않습니다. 청빙 문제를 경험하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님의 방식과 뜻대로 행하는 목사와 장로들이 맞는지 통 분별이 되질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사회보다 못한, 성직자의 탈을 쓴 악마라고까지 합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늘 설교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은 성도들을 내쫓는 모습들을 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말과 행동거지가 맞지 않은 요즘 교회 지도자들을 보노라면, 하늘의 뜻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있는 것 아닐까요.

가산을 몽땅 탕진하고 타락한 삶을 살던 아들이 돌아오자,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는 아버지의 비유를 설교를 통해 무던히 들었을 것입니다. 그 모습은 우리를 대하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표현하는 동시에,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말씀처럼 자녀들인 우리 역시 실천해야 할 덕목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면서,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로부터 맡겨주신 복음의 사절단임을 잊지 말아야 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귀하게 생각하는 복음의 사절들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복음 선포는 종종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비판도 받습니다. 현실에서 실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앙을 가진 우리는 아무런 갈등도 느끼지 않고 진리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현실에서 실천할 생각이 없고, 이미 나의 삶이 복음과 분리돼 있기 때문이라면 더 큰 문제입니다. 과연 누가 더 복음적인 사고를 하는지, 나의 신앙은 현실과 분리돼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현실과 연결되기 위해, 대상이 누구인가에 대한 인식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즉 가족을 포함해 열 명 이내의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그 외 몇 안 되는 사람들과는 지나가는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그들은 실천의 대상이며,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들을 사랑하지 않고 도대체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믿음을 실천해야 할 대상은 오늘 우리가 만나는 나의 가족, 나를 만나는 몇 안 되는 이웃들입니다. 그들은 나의 욕구 충족의 대상이나 경쟁 상대가 아닙니다. 내가 그들에게 파송된 사람임을 인식할 때, 복음의 문은 절로 열리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사랑을 고백하시고, 그 사랑의 선포를 우리에게 맡겨주셨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하나님의 고귀한 뜻을 이해하며 실천하는 것입니다. 엄혹한 현실 앞에 선 신앙인들은 ‘왜 나만?’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왜 나만 고통을 겪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순절은 예수님께서 공생애에 나서기 전 광야에서 40일을 보내신 고통을 기억하는 시기입니다. 아무도 없는 광야에서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리며 유혹과 시련에 빠진 예수님, 지금 예수님께서는 고통 속에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머무셨던 광야는 메마른 골짜기가 가파르게 이어진 버려진 땅, 내리쬐는 태양을 피할 곳 없는 갈증과 허기를 해결할 수 없는 시련의 장소입니다. 세상과 단절된 절대 고독의 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하나님을 찾고 의지하는 보호와 은총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세상과 멀어지고 하나님과 만나는 친교의 장소이기도합니다.

그곳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것을 채워주시겠다는 사탄의 유혹을 단호히 거절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그래서 광야는 세상 대신 하나님을 선택하는 영적 투쟁의 장소이자, 세상의 노예가 되는 절망 대신 하나님의 구원을 희망하는 극적 변화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순절은 광야의 절망을 희망으로 단련하는 시기입니다. 세상의 것을 주겠다는 악마의 유혹을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원의 희망과 하나님 세상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실천하려면, 침묵과 기도, 명료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나약하기에, 교활한 사탄의 유혹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두렵지 않은 것은, 광야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으신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광야 체험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예수님께서 계시니, 그분께 길을 묻고 따라가는 것이 오로지 하나님의 뜻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뜻이란, 나를 내려놓고 오롯이 그 분을 향해 믿음과 순종을 실천하는 것 아닐까요?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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