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우리, 서로 추앙하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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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선관위원들과 함께한 소강석 목사.

▲선관위원들과 함께한 소강석 목사.

“우리, 서로 추앙하며 살아요.”

지난 주는 총회 선관위 워크숍 차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제주도 가서도 신경 쓸 일이 있지만, 선관위 서기 되시는 김한성 목사님이 회의 때마다 모든 걸 빈틈없이 준비를 해오기 때문에 저는 그냥 놀고먹는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이틀 있었는데 진짜 잠을 잘 잤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목사님, 장로님들하고 산책도 했습니다.

그런데 동행한 원태윤 장로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목사님, 화요일날에 함평 나비축제 강사로 오시는데 영광에 좋은 새 호텔이 있으니까 전날 밤 그곳에서 모시겠습니다. 하루 전날 내려오셔서 주무세요.”

“아니, 미리 가서 잘 이유가 있습니까? 함평 집회도 오후 2시에 하는데요.” 그랬더니 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전날 오전에 군산에서 행사가 있고 오후에는 김제에서 행사가 있지 않습니까? 행사 끝나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건 너무 시간 낭비입니다. 그러니까 영광에서 주무시고 함평 나비 축제에서 설교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그때 제가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러면 그 호텔에 개구리 우는 소리도 나고 뻐꾸기나 소쩍새 소리도 들립니까?” “시골이니까 당연히 개구리 우는 소리가 안 들리겠습니까?” “그러면 제가 가겠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바닷가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작은 연못에서 개구리들이 얼마나 많이 울어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저놈들이 지금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몇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이런 말을 하시는 것입니다. “이건 실제 개구리 울음소리가 아닙니다. 호텔에서 녹음기로 틀어놓은 겁니다.”

“아닙니다. 자연을 믿으세요. 설사 녹음기라 하더라도 우리가 그저 낭만으로 느끼고 듣는 게 좋은 것이지요.”

▲자연과 함께하는 소강석 목사.

▲자연과 함께하는 소강석 목사.

그때 강인철 집사가 달려오길래, 제가 가서 이것이 녹음기 소리인지, 아니면 실제로 개구리가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는지, 가까이 가서 제대로 조사를 해 보라고 했습니다.

강인철 집사가 연못에 갔다가 확인해 오더니 “이건 실제 자연의 개구리 소리입니다. 돌을 던지니 개구리들이 도망을 가더라구요.” 하는 것입니다.

그때 마침 우리 일행 옆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목사님들, 장로님들, 그냥 믿고 사세요. 그래야 우리 귀가 즐겁고 마음에 낭만이 느껴지는 겁니다.”

제가 방으로 들어오면서 이런 말을 하기를 너무나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말이 옳았고, 저는 역시 시인의 감성과 낭만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는 너무 분석하고 예단하고 무언가를 자꾸 캐내려고만 합니다. 그러면 순수 시대의 낭만과 감성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여자는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니, 여자를 넘어서 아티스트들은 진짜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이해하고 분석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줄 때, 그 사람들의 예술성이 창의성으로 발전하게 되는 걸 봤습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처럼 서로 추앙하며 살아야 합니다. 무조건 믿어주고 높이 받들어주고 우러러볼 때 상대방도 상처가 치유되고 자기 자신도 행복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드라마에서도 주인공 염미정과 구씨가 서로를 추앙해 주면서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해 가지 않습니까? 그날 저녁은 창문을 열어놓고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의문하고 회의하며 분석과 통찰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 정말 냉철하게 문제를 파고들고 감정에 치우침이 없이 판단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메시지 자체는 예리하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과의 관계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때는 무조건 믿어주고 높이 받들어주고 우러러보며 추앙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때 그 사람도 따뜻한 사랑과 진심을 이해하게 되면서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입니다.

아니, 추앙하는 내 자신이 먼저 행복해지고 순수시대의 낭만과 유희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서로 추앙하며 살아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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