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대화하다 문득 가슴에 남는 말이 있어서 메모해 두었다.
“일정 수준의 사람은, 서로 얼굴 붉힐 말 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었다.
서로 간에 마주하고 있는 순간과 사람과 상황에서, 선을 지킴이 있는 모습 설명이리라.
마음에 안 들어 표현해야 시원할 것 같고,
상대가 알아듣지 못 할 것 같으니,
더 직설적이고 확실히 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은 때 있다.
그래도 다 못 알아듣는 것 같이 반응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설득은커녕 반대의 결과가 있을 때.
그때 우리는 속이 풀리지 않아 시원치 않은 부분, 더 강한 표현으로 긁어 생채기까지 남긴다.
나의 상처,
너의 상처
오래 가는 상처를 남길 뿐이다.
시간에 묻자.
내가 누군가가 싫다는 것은 그의 부족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는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런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좋아했다, 내가 싫어하는 것 뿐이다.
그가 바뀐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뀐 것일 뿐이다.
삶의 상황도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삶은 어려웠고, 언제나 삶은 살만했다.
내 상태에 따라 살만하기도 했고, 견디지 못할 만큼 어렵기도 했다.
선을 지키고 사는 것은 가식이 아닌, 성숙과 성화의 모습이다.
살다보면 어느 날 삶은 그윽해진다.
그때 생각하면 다 부끄러움이고, 숨고 싶은 창피했던 모습으로 얼굴 뜨뜻해질 뿐이다.
어버이주일 앞두고 묘비에 써드린 어머니 비문 생각이 난다.
“기쁠 때 사람들을 배려해서 웃으셨고
슬플 때 표시 날까 가리우셨던 당신을 생각하며
당신처럼 어떤 순간에도 나대지 않고 묵묵히 삶을 헤쳐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