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정치인들에게 주는 지침
2022년 4-5월 한국 정계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은 많은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회의를 불러왔다. 정치는 국민을 신나게 해주고 삶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국민들이 피맺힌 세금을 내어 세비를 주면서 나라 살림을 맡겼는데. 배신과 배임을 너무 심하게 했다.
그러니까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자거나 스웨덴처럼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자는 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정말 야속하고 슬프다.
10위권 세계적 경제 대국에서의 정치 행위가 아프리카 밀림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법한 불법, 꼼수의 지경을 보여 왔다.
국민을 너무 무시한다. 신문을 덮고 싶고 TV를 끄고 싶다. 국회의원도 먼저 자격 심사를 하여 일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만 입후보하게 했으면 좋겠다. 속상한 마음이지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우리의 정치 복, 지도자 복이 그것밖에 안 되는 걸.
그래서 세계의 성현, 위인, 선배 지도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전해 주는 충고, 격언, 조언들이라도 몇 개 나누고 싶다.
① “나라가 흥하려면 반드시 상서로운 징조가 있고, 나라가 망하려면 반드시 불길한 징조가 있다”.
-이는 <중용> 제24장에 나오는 말이다. 구한말 줏대를 잃고 사사로움을 좇아 우왕좌왕하던 중신들의 모습은 이미 망국의 징조였다.
② “나라는 망하였지만 산하는 그대로 있다.”(國破山河在)
-두보(杜甫)의 <춘망시(春望詩)>에 나오는 말로, “나라는 깨졌어도 산하는 그대로 있네. 성(城)에 봄이 오니 초목은 무성하네”.
③ 낚시질은 하여도 그물로 훑어 잡지는 말고, 새는 잡되 잠든 새는 쏘지 않는다(釣而不綱, 弋不射宿).
-<논어> 숙이 편에 나오는 말로 낚시질과 사냥에도 예의와 법도가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정치가 술수의 작업이라 해도 금도가 있다. 위장탈당, 회기 쪼개기 등 온갖 꼼수를다 써가며 소위 ‘검수완박’ 법을 통과시켰지만, 결과적으로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뼈만 앙상한 물고기만 얻듯이 헛수고가 되고 만 것이다.
④ 너의 가장 가까운 의무를 행하라(Do the duty that lies nearest to you).
-나라와 국민을 위해 큰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자기가 행해야 할 기본 도리부터 잘하라는 말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안 된 사람은 정치(治國)에 나오면 안 된다. 유권자가 똑똑해야 이런 사람을 걸러낼 수 있다. 정치 모리배를 철저히 솎아내야 한다. 정치는 배요 유권자는 물이다. 물이 배를 띄우지만 동시에 그 배를 뒤집거나 침몰시킬 수도 있다.
⑤ 누구나 무제한의 권력을 부여해도 좋을 만큼 현명하고 선량하지는 않다.
-어느 누구(정당)에게도 무제한의 권한을 주면 안 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⑥ 대간(大姦)은 충신(忠臣)과 같다. 철저한 간신일수록 겉보기에는 최고 충신같이 보인다.
-여회(呂誨)가 말하길 대간(大姦)은 충(忠)과 비슷하고 대사(大詐/큰 사기꾼)는 신(信)과 비슷하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옥석(玉石)을 잘 분간해야 한다. 쥐약은 먹을 때 달다고 한다. 달기 때문에 쥐가 먹고 나서 죽게 되는 것이다.
⑦ 대공(大功)을 말할 때는 소과(小過)를 말하지 않는다.
-‘한서’에 나오는 말로 큰 공을 논할 때 그의 사소한 과오는 언급하지 않으며, 대미(大美)를 칭찬할 때는 작은 허물을 들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⑧ 지덕(至德)을 논할 때는 속인(俗人)과 화(和)하지 않으며, 대공(大功)을 이룰 때에는 중(衆)과 모(謨)하지 않는다.
-전국조책(戰國趙策)에 나오는 말로 우둔한 자들의 여론이 주는 허구성을 지적하는 말이다.
옛날 주간한국 신문에 나온 말이 생각난다. “바보는 자기가 바보이기 때문에 바보 아닌 사람을 바보라 하고, 바보가 아닌 사람은 자기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바보를 바보라 한다.”
결국 모두 바보라는 말이다. 그럼 누가 바보와 바보 아닌 사람을 분별할 것인가. 현명한 유권자의 몫이요. 종교계와 교육계의 원로들이 맡아줄 영역이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