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벌 나비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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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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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한 번쯤 훌쩍 길을 나서고 싶은 여로의 갈망을 지니고 살아간다. 나그네 인생길 걷다보면 깊은 산중을 헤맬 때가 있고, 물 깊은 골짜기에 홀로 남겨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또한 살아있다는 생명의 증거이자 능히 견뎌내야 할 가슴앓이다. 그래서 흐르는 세월 앞에, ‘다 지나고 나면 잘했다 싶은 것’이 인생 여정이다.

부부는 물론 부모, 형제, 자매, 친구, 지인 모두가 이기적인 자성의 삶을 살아가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간적인 심성의 조화는 무너지고, 누구라도 한 번쯤은 절대 고독을 안고 빈들을 찾아 서성거려 보았으리라. 상대방과의 갈등과 대립으로 고립된 자아를 발견한 채, 가슴 깊은 눈물을 삼켜보았으리라.

좋은 기억과 아름다운 지난날을 그리워하는 시간보다 상처의 기억들을 되새기는, 상실감에 빠진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시대다.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진취적인 열정조차 자만심이나 자존감 상실로 치부하는 왜곡의 시대다.

귀에 솔깃한 대화만 골라 담고, 선의의 의미마저 편파적인 자의적 유권 해석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려 드는 오해의 세상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인간미는 온데간데없고,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방에게 흠집을 내고 달려드는 싸움꾼의 야성을 표출하는 시대다.

똑같은 사물을 보고 듣더라도 의식의 긍정은 사라지고, 똑같은 사건과 환경을 대하는 부정과 비판이 난무한 시대다. 신경정신과 내원 환자는 늘어만 가고, 기복이 심한 사회 구성원들이 상처의 기억만을 곱씹으며 용서와 관용의 가치관을 상실한 채 상실의 걸음을 걷고 있다.

불신의 세상이다. 많은 부부들이 헤어지고 새로운 가정을 형성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시대다. 그래서 ‘이혼’이 아니라 ‘해혼’ 곧 해결되었다는 의미이고, ‘재혼’이 아니라 ‘새혼’ 곧 새로운 혼인이라는 신조어가 시대의 흐름을 대변한다.

이제 이혼과 재혼은 거론할 여지없는, 인생 여정 중 쉽게 접하는 인생들의 사회 구성이 되었다. 이혼한 남자들로 구성된 자유분방한 TV 대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은 이유 또한 시대의 흐름을 대변하는 까닭인 듯싶다.

그나마 부부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무늬만 부부인 가정도 부지기수이고, 더군다나 언제라도 해체될 가정이라는 불신을 안고 재산권을 양분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불신의 시대를 어찌 부정할 수 있으랴.

어느 정도 인생길 걷다 보면 불신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울화가 치밀어오르는 환경, 뜻대로 되지 않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상실감으로 가슴이 저미어도 세월의 흐름을 역류할 수 없는 것이 인생 여정이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가치관이 용서와 관용이다.

용서와 관용의 가치관으로 순환시키는 조화가 내재되어 있기에 인생들은 헛웃음을 치면서라도 기꺼이 긍정의 힘으로 살아간다. 용서와 관용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적용시킬 때 타인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품성이자 인생들에게 희망을 전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작동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을 불신한 인생들을 기꺼이 용서하시고 십자가를 짊어지신 품성 또한 용서와 관용이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마태복음 18:20-22).

매실이 옹골지게 익었다. 가시를 뾰족하게 세운 매실나무의 매실을 털어 진한 설탕과 혼합하여 매실청을 만드는 시기다. 매실청은 소화불량 해소, 위장 기능 강화, 피로 회복, 살균, 해독 작용, 해열, 소염 작용, 간 보호, 간 기능 개선, 노화 방지 등의 효능을 지닌 매우 유익한 건강 촉매제다.

용서와 관용의 가치관을 잘 숙성시켜 매실청과 같이 불신의 시대를 아우르고, 상처 받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긍정의 촉매제 역할을 능히 감당하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용서와 관용의 가치관을 본받아 6월의 향기가 되기를 기도하는 눈앞에 벌 나비 날아든다.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신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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