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싱그러운 7월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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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소강석 목사가 6월 29일 밤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6월 29일 밤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싱그러운 7월을 위하여!”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그리웠을까. 얼마나 가슴이 저렸을까. 오랜 기간 비가 오지 않았으니 가뭄이 깊어 산행을 할 때마다 내 발자국에 흙먼지가 포삭포삭 일었지요. 가보진 않았지만 시골 논바닥은 쫙쫙 갈라지기 시작하였으니….

논밭이 갈라지는 것은 땅의 가슴이 그만큼 타고 대지의 마음이 쪼개지는 것, 거기에다 산녘의 나무들은 한숨을 짓고 아우성을 쳤어요. 그러나 지금은 온 대지가 그토록 갈망했던 단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타던 대지가 환호성을 지르고, 아프고 그립다고 아우성을 치던 나무들은 꿀비가 내린다고 대합창으로 노래하고 있네요.

지금 밖에 내리고 있는 꿀비는 온 들녘과 산을 푸르르게 하며 말라버린 계곡마저 물이 소리치며 흐르게 하고 있으니, 모두가 싱그러운 7월을 맞게 하고 있지요.”

지난 수요일 밤, 서재 반대쪽에 있는 저만의 자그마한 공간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쓴 글입니다. 서재 안방에 누워 있는데 습도가 높아 눅눅했습니다. 욕실의 창문을 열어 놓으니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따금씩 산 공기를 마시며 시도 쓰고 독서를 하는 자그마한 뒷 공간으로 가보았습니다. 이 자그마한 공간은 건물을 설계할 때 제가 주문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창문을 열면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나뭇잎 소리, 빗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소강석 목사가 6월 29일 밤 서재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6월 29일 밤 서재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그날은 제 안방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 천둥소리를 마음껏 듣기도 했습니다. 천둥소리는 6월의 소낙비를 더 풍성하게 해주고 그 비를 맞은 대지는 모두 환호하고 함성을 지르는 듯 느껴졌습니다. 7월이 오기 전 6월 말에 때마침 폭우가 쏟아짐으로써 싱그러운 7월을 맞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아니, 이 소낙비는 싱그러운 7월을 위하여 꿀비처럼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요. 물론 지금은 이 단비가 꿀비이지만, 더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수재가 일어나서는 아니 되겠지요. 그러나 지금의 단비는 열어놓은 유리창을 두드리며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기 멀리에 있는 그리움의 언덕으로 가보자고 말입니다.

이런 감상에 젖어 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나의 가슴은 이 가뭄처럼 척박하고 황폐하지는 않았을까. 이토록 척박하고 황폐한 우리의 가슴에도 단비는 내려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심령이 척박해졌고 교회들도 황폐한데….

이런 심령과 교회에 저 창밖에 내리는 단비와 꿀비처럼, 그런 폭우가 우리에게 내릴 수는 없을까. 주여, 우리 마음에도 단비를 내려주소서. 우리 마음에도 꿀비 같은 폭우가 쏟아지게 하소서. 잠들어 있는 우리의 마음 안에도 천둥이 치게 하소서. 모두가 이런 천둥소리에 영적 각성을 하게 하시고 철을 따라 내리는 우로를 인하여 심령이 부흥되고 교회가 부흥되게 하소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올해는 어느 때보다 싱그러운 7월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우리 교회는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우리 심령, 우리 교회에 단비가 풍성하게 내린다면 코로나19의 볼모로 잡혀 있던 영적 라이언 일병들이 해방되어 교회로 많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싱그러운 7월을 위해 우리 모두 각성하고 영적 부흥을 경험하며 예배와 교회를 힘껏 세워야 할 때입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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