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사님은 ‘영적 아버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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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령을 근심케 하는 목사와 장로들

▲드라마 <구해줘>의 사이비 교주 백정기. (본 스틸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크투 DB

▲드라마 <구해줘>의 사이비 교주 백정기. (본 스틸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크투 DB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그 안에서 너희가 구원의 날까지 인 치심을 받았느니라(에베소서 4:30)”.

성도들이 죄를 범할 때마다 성령께서 근심하고 계십니다. 여기서 우리 성도들은 성령이 인격적인 존재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에베소서는 우리가 복음주의에서 자주 발견하는 경건주의적 개인주의와 그 결과로 나타나는 연약한 교회론에 도전합니다. 우리는 “교회를 바라보지 말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바울은 불신자들이 바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고, 온 세상을 하나 되게 하고자 하는 하나님 뜻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로서 사명을 감당치 못하고 조각난 상태에 있으면서도 계속 분열하고 있는 개신교를 향해, 에베소서는 “지뢰를 묻지 말고 다리를 놓으라”고 요구합니다.

특히 에베소서는, 백인과 흑인 교회를 나누고, 부유한 교회와 중산층 교회, 노동자 교회 등을 구분하는 자들에게 강력히 도전합니다.

그렇게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교회는 당연히 함께 지내기 더 좋겠지만, 끼리끼리 모여서 어떻게 화해의 복음을 드러낼 수 있겠습니까?

에베소서는 지역 교회가 하나의 교회로 함께하는 삶과 예배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한 우주적 통일을 증거하고, 그리스도의 임재로 충만하며 진정한 백성의 공동체가 되어 할 수 있는 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것을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약 3년 전 필자가 함께 경험했던 일을 소개하며 바로잡으려 합니다. 담임목사 청빙 문제와 교회 장로들의 불법적 행동으로 교회가 분열될 위기에 있었습니다.

어느 장로는 “담임목사님은 영적 아버지이시다”고 말하면서 교인들의 마음을 자기 편으로 옮기려 하고 있었고, 다른 장로 역시 같은 말로 교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목사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희는 랍비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 선생은 하나요 너희는 다 형제니라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하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는 한 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이시니라(마태복음 23:9)”.

이 말씀은 문자 그대로 ‘랍비, 아비, 지도자라 칭함 받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경고는 교만한 마음으로 그러한 칭호를 추구해서는 안 되며, 성도들의 마음 속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계시는 하나님의 자리를 인간인 종교 지도자들이 차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아버지라고 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형제들 사이에 어떤 지인을, 설령 사도라 할지라도 감히 영적 권위를 과시하면서 스스로 높은 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는 준엄한 명령인 것입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고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너희는 다 형제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즉 “너희는 다 같은 영적인 형제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특별히 우월한 존재로서 영적 아버지가 있을 수 없다”는 명백한 가르침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에베소서 4:11)”. “그에게서 온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니라(에베소서 4:30)”.

우리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 식당봉사로, 찬양으로, 차량봉사로, 교사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은 말씀 전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 서로 도움을 주며 연결되고 결합함으로 각자의 분량대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우면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태복음 8:20)”고 하셨습니다. 인자는 ‘영광의 왕’이시기 전에 ‘고난의 종’이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분의 제자가 되는 길이 고난과 희생의 길임을 밝혀 주십니다.

하지만 오늘날 중대형교회 목사는 어떻습니까? 성도들의 피, 땀, 눈물 등 그들이 흘리는 수고와 고통을 외면한 채 좋은 옷, 고급 승용차에 좋은 음식을 대접받으며, 일류 호텔 못지 않은 호화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세상 사람들보다 더한 생활을 하며, 세상의 VIP로 대접받으며 행동하는 것이 ‘영적 아버지’라 할 수 있는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험한 광야에서 사역하셨습니다. 그래서 “여우도, 새들도 거처할 곳이 있지만 자신은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온종일 피곤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병자들을 고치시며, 마음으로 상처를 입은 자들의 상처를 싸매 주시며, 그리고 믿었던 제자에 의해 십자가 형틀에서 죽음을 당하시면서까지 우리를 그토록 사랑하신 그 주님 외에, ‘영적 아버지’가 또 계신단 말입니까?

우리 신앙인들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야 하겠습니다. 특히 가르치는 교사와 목사는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가감하지 말고 제대로 가르쳐 주기를 권면하는 바입니다.

신약성경 맨 나중에 나오는 요한계시록 22장 18-19절 말씀을 봅시다. “내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하나님 말씀은 조금이라도 더하거나 빼지 말아야 합니다. 함부로 더하면 하나님께서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할 것이고, 함부로 제하여 버리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거룩한 성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하여 버리실 것이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말씀을 자신의 논리나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해선 안 되겠습니다. 그러나 심지어 정치판까지 끌어들여 자신의 행동이 마치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호도하는 교회 목사 장로들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거짓 선지자들과 정직하지 못한 자들을 매우 엄하게 다스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하게 되면 생명책에서 이름을 지워 버린다는 매우 무겁고 준엄한 심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주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제대로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중 매일같이 치유와 복음 선포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새벽녘이나 늦은 밤중에 잠깐이라도 짬을 내 기도하시며 사랑의 원천이신 아버지 하나님과 일치 안에 머무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시간은 언제나 변함없이 오늘도 새롭게 나를 사랑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충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신앙생활 중 종종 선의로 한두 번 공동체 안에서 봉사 활동을 하다가도, 쉬이 동료들 간의 불화나 주변 상황 악화로 ‘어휴, 이만하면 됐지,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하며 실망스러운 한숨을 내 쉬곤 합니다.

그럴 때 나를 통해 예수님께서 먼저 일하시고, 하늘나라를 위해 나 또한 영광스럽게 해주고자 하시는 당신만의 큰 계획이 있으심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맡기신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해달라며 홀로 외딴 곳에서 바위를 책상 삼아 손 얹고 기도하셨던 그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 역시 기도의 손을 모을 때 분명 힘을 주시리라 믿고 확신합니다.

“내가 ‘영적 아버지’다”, 그리고 “우리 목사님은 ‘영적 아버지’시다”라고 말하는 것은 목사를 교주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입니다. 제발 엉뚱한 생각은 이제 그만 물리시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예수님의 그림자와 흔적을 따라 겸손한 자세와 말씀대로 행하는 주의 종들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쓸데없는 것을 놓고 논쟁하거나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어리석은 주님의 종과 이 땅 모든 성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이 ‘여호와’임을 모세에게 알려주십니다. ‘여호와’란 존재하는 분 또는 ‘스스로 계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곧 과거에도 존재하셨고, 지금도 존재하시며, 미래에도 존재하실 분이십니다.

지금 자신이 ‘영적 아버지’라고 말하는 목사는 과연 자신이 스스로 계시는 분임을 말할 수 있을까요? 성령의 잉태로 이 세상을 나온 것도 아니고, 오롯이 인간 육신의 몸에서 세상에 나온 분이 어찌 ‘영적 아버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는 성도들에게 목사 자신의 말을 잘 듣도록 하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이고, 자신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거룩한 사자임을 높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말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지은 원죄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졌던 인간을 다시금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수행하시며, 당신은 뒤로 물러나십니다. 자신의 공덕을 내세우려 하지 않으시고 그 역할로 만족하시며, 더 욕심도 내지 않으시고 그냥 떠나십니다.

대신 우리를 영원히 사랑하기 위해 성령님께 그 자리를 내어드립니다. 이 같은 주님의 한없는 겸손과 자기 비움은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사랑의 결실이 바로 성령인 것입니다.

세상의 어느 누가 자신의 자리를 이처럼 선뜻 내어줄 수 있겠습니까? 권력의 최상위를 차지하려고 누군가를 짓이겨야 하고, 한 번 손에 쥔 권력을 절대 내려놓지 않으려 아귀다툼하는 처절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에 미련을 두지 않으시고 빈자리를 내어 놓으십니다. 평생 사랑과 겸손의 한결같은 삶으로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신 것입니다.

‘영적 아버지’ 대신 성도들의 삶 속에 예수님을 닮은 희생과 자기 비움의 삶의 실천으로,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를 전해야 하겠습니다. 내 것만 꽉 움켜쥔 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위해 때로는 나 자신의 묵은 껍질을 벗는 아픔을 겪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자녀답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비우고, 그 빈 공간을 사랑의 열매인 성령으로 채워가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길임을 기억하고, 그리스도 당신께서 우리 안에 영원히 살아계심을 세상에 전하는 길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목사와 장로,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은 양들을 보호하며, 그 고초를 보듬어 주는 지도자들로 거듭 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이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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