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칼럼] 30년간 늘 그 자리에 있는, 그러나 크게 자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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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누군가에 대한 평가의 기준과 방법은 다양합니다.
이래서 좋고, 저래서 안 좋고.
그러나 시간 지나 보면 그 모든 것이 다 부질없는 생각이라 마음 듭니다.

누군가도 더 큰 틀에서 보면 그가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고,
덧없는 삶의 길에 어떤 인연인가로 스친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길고 질긴 인연이라면,
그 바람은 한 번의 스침이 아니라 삶의 주변을 맴도는 바람이거나,
스쳤어도 바람 불 때마다 기억되고 따스운 기억의 그림자일 것입니다.

어차피 시간 흐르면 어떤 의지를 가졌던 어떤 소망을 가졌던, 죽는 것이 인생인데.

그래도 시간 가면 좀 더 푸근해지고, 의연해지고, 그윽해졌으면 하지만,
삶의 시간은 그 삶을 오히려 더 누추히 만들기도 하고,
어느 순간 다가섬이 아니라 피함의 대상으로 기울어져 가는 슬픔에 이르기도 합니다.

자연과 인생의 차이를 생각해 봅니다.
자연은 시간이 흐르면 더 깊어져가고 유려해지며 꿋꿋해져, 그 자신을 우아케 합니다.
그러나 때로 인생은 시간 가며 더 섭섭해지고, 내 이야기 하고 싶고, 확인받고 싶습니다.

자연은 자신 있다 없다를 넘어, 그 자리에 위치함만으로 그 자체가 풍광입니다.
인생은 인정을 받아야 하고, 필요한 것도 많고, 자연처럼 단순하지 않고 생각도 많습니다.

7월 8월은 여름 휴가다 생각하고,
가능한 매일 오후 녘에 출발해 4-5시간 정도 걸려 가까운 산길을 걷습니다.
대부분 어둑해지거나 혹 깜깜해 전등 키고 내려옵니다.
새벽부터 정돈해 할 일 하고, 그렇게 내려와 조금 일찍 하루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들.
익숙하나 더 굵어져 있고, 그 키가 더 높아져 있으며.
노출돼 지나가는 이에게 밟히는 뿌리조차 빤들 해질 만큼 밟히고 밟혔으나, 더 견고히 뻗어 있습니다.
별 볼품없는 흔한 앞산 나무들이나, 제게는 한없이 소중한 벗이기에 사진 한 장 찍어놓았습니다.

그리운 이들, 더 깊어지고 그윽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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