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매미 목사가 들려주는 숲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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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소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매미 목사가 들려주는 숲의 이야기”.

우리 교회 장년여름수련회는 30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말씀을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장년여름수련회와 신년축복성회만 없어도 목회를 좀 쉽게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이겠습니까.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교회에서 수련회를 하다가 3년 만에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하는데, 새로운 설교를 창작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저의 서재에서 본당으로 가는 통로에 조그마한 공간이 있는데, 주로 그곳에서 수련회 말씀을 준비하였습니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새소리도 들리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고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특별히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 될 때는 매미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모릅니다. 매미는 일반적으로 알이 부화되고 나서 애벌레로 7년 정도 있다가 마침내 성충이 됩니다. 7년을 기다렸다가 겨우 1-3주 동안 울다가 장렬하게 생을 마치지요. 숫매미는 좀 크고, 암매미는 더 작습니다.

또 매미의 노랫소리도 다양합니다. 이들이 숲에서 아름다운 대합창을 이룹니다. 그럴 때면 마치 매미가 숲속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들립니다. 자기의 애벌레 시절부터 매미가 되어 숲에 나타나게 된 이야기까지 들려주려는 듯 노래하고 또 노래합니다.

매미에게는 시간이 없기에 어떻게든지 노래를 더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매미는 저녁에도 목청껏 노래를 하지요. 매미도 자야 되는데 마치 부르다가 죽을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애절하고 처절하게 노래를 합니다.

▲소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저는 주로 숲속의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수련회 말씀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매미가 숲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3박 4일 동안 성도들에게 성경 숲 얘기를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구속, 곧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를 말씀해 줍니다. 성경이라는 숲에는 다양한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 하나님의 은혜의 이야기가 원석으로 혹은 보화로 담겨 있습니다. 설교는 그 보화를 캐내는 것입니다. 보화가 원석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걸 잘 가공하고 세공을 해서 성도들에게 들려주는 게 성경의 숲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이번 장년여름수련회의 주제는 ‘하나님의 시계를 선용하라’입니다. 룻기에 보면 하나님의 시계란 말이 전혀 나오지는 않지만, 철저하게 하나님의 시간대로서 진행되는 것을 봅니다.

나오미가 모압에 가서 남편을 잃고, 두 자식도 잃었습니다. 아마 나오미의 시계는 멈출 정도가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그 시간대에 의해서 계속 가고 있었습니다.

룻기는 짧지만, 룻기만큼 하나님의 헤세드, 하나님의 인애와 사랑 이야기를 근원적으로 설명해 주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수련회 때 하나님의 사랑의 숲, 하나님의 헤세드 숲 이야기를 노래하는 매미가 되리라고 결심했습니다.

3박 4일 동안 하나님의 구속과 사랑, 은혜의 숲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매미가 되려고 합니다. 마치 매미가 마지막에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처럼, 부르다가 죽을 노래를 부르는 각오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소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아일랜드의 전설에 나오는 가시나무새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가시나무새는 뾰족한 가시나무만 찾아다니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가장 뾰족한 가시나무가 보이면 그 가시에 자기 가슴을 콕콕 찔러서 피를 철철 흘리다가 죽습니다. 그런데 그 뾰족한 가시에 가슴을 찔러 죽을 때 가시나무새는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번 장년여름수련회에 매미가 되고 가시나무새가 될 것입니다. 매미가 마지막에 땅에 떨어질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처럼, 가시나무새가 가시에 찔려 죽을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처럼, 다시 한 번 이번 여름수련회 때 매미 아니, 매미목사로 가시나무새처럼 쓰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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