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주술적 신앙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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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

▲조성래 목사.

‘주술’(呪術)이란 “불행이나 재해를 막으려고 주문을 외거나 술법을 부리는 일, 또는 그 술법, 주술을 걸다. 따라서, 주술이란 인간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생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종교가 주술적 종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여 문화와 인지의 발달 수준이 아직 낮은 사람들”을 ‘미개인’이라고 한다. 그들의 종교는 100% 주술적 신앙이다.

지구촌 구석구석에 사는 소수민족과 부족들을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송한다. 필자는 그런 방송은 거의 다 시청을 한다. 어떤 부족들에게서는 짐승보다 더 낙후된 생활은 물론,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미개한 행동도 볼 수가 있다. 그런 미개인들에게도 주술적 종교와 신앙이 있다.

필자의 기관에서 2014년 4월 18일부터 6개월간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가족식당을 운영했다. 하루에 평균 250명 이상 봉사자들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자원봉사를 했다. 그 기간 정·재계 인사들을 포함한 수많은 분들이 가족식당을 이용하였다. 여러 봉사자가 식당에서 봉사했다. 눈물겨운 일들도 많이 있었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일들도 비일비재했다.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몇몇 가지 사건들이 있다.

어느 날 주차장에서 큰 소란이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과 교인들의 다툼이었다. 대다수 단체나 사람들이 팽목항을 방문할 때 검소한 차림이나 어떤 분은 조문하는 차림으로 방문을 한다. 그날 실종자 가족들이 문제 삼은 것은 “여기가 관광지냐?”는 것이었다. 선글라스와 양산, 모자, 화려한 옷, 그리고 봉사자들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간식과 음료수를 바리바리 챙긴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돌아가는 교회 버스를 세워놓고 실종자 가족들과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 장면이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필자는 현장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어느 분이 저를 찾아와 “교회가 다 저렇습니까?”라고 했다. 그분에게 용서를 빌었다.

반면에 불교도들은 대다수가 가장 좋은 과일, 떡, 실종자 가족들과 봉사자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바라바리 싸들고 방문을 한다. 그들은 선행을 통해 복을 받는다는 주술적 신앙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좋은 음식 재료들을 택배로 많이 공급받았다. 반면에 기독교인들에게서 그런 봉사와 후원을 받은 기억은 없다. 물론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한 분도 많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당시 한국교회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자원봉사에 앞장섰다면, 한국교회를 세상에 알리는 최고의 선교와 전도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건의를 가족식당을 방문하는 기독교 방송국 기자들과 교단의 지도자들에게 여러 번 했다. 그런데도 단 한 사람도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미개인들과 무엇이 다른가? 과학과 문화가 점점 발달하면서 좋은 집, 좋은 옷, 좋은 음식, 첨단 전자제품, 학문과 예술 등, 미개인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천국과 같은 생활을 한다. 그런 생활을 하는 나라와 국민이 미개인들보다 더 행복한가? 여론 조사에 의하면 자살률도 그들보다 훨씬 높고, 행복지수도 그들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이런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늘 경쟁 속에서 살게 된다.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기심이 팽배해, 오히려 미개인들보다 인간미와 공동체 의식은 상실돼 가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주술적 신앙이란 무엇인가? 한국도 수천 년 동안 주술적 무속신앙 속에서 살아온 나라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국민이 그렇게 살았다. 그런 피가 한국인들 속에 흐르고 있다. 그런 영향 때문에 기독교인 중 아직도 기복신앙과 기도 생활을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결론

왜 교인들이 날짜를 정해놓고 금식 기도를 하는가? 그 목적에 따라 주술적 금식 기도가 될 수 있다. 성경은 금식에 대해 분명히 정의하고 있다. “(사 58:4~9)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사 58:6)” 이 본문은 이기적인 인간의 마음을 이타적인 성품으로 바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 위함이다. 만약 자신의 목적을 하나님께 관철하고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식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주술적 금식 기도다.

주술적 작정 기도다. 필자도 많은 작정 기도를 했다. 날짜를 지정해 놓고 기도를 한다. 그 기간 동안 응답을 받기 위함이다. 그리고 많은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기도도 했다. 한때는 하루에 3시간 기도, 7시간 기도, 10시간 기도, 12시간 기도, 밤샘 기도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왜 그렇게 고행을 하면서 기도를 했겠는가? 깊은 내면 속에는 성공이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주술적 기도는 이방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성경은 말씀한다(마 6:32). 기도의 우선순위는 그 나라와 그 의다. 필자가 이 말씀을 깨달은 후부터는 작정 기도를 하지 않는다. 밤샘 기도와 금식, 고행 기도도 하지 않는다. 단지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해 늘 기도한다. 그런 자세로 사역을 하고, 기도를 한다. 그 이후부터 아무것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한국교회도 신앙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주술적 금식, 또는 주술적 작정 기도의 수준에서 벗어나 먹든지 마시든지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해 시간과 재능과 물질을 희생하고, 봉사를 위해 금식도 하고 작정 기도를 한다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게 될 것이다. “오늘부터 그 나라와 의를 위해 자녀들을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고 훈육하겠습니다.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해 돈을 벌고 싶습니다.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해 성공하고 싶습니다.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해 명예와 권력을 사용하고 싶습니다”란 기도를 해 보라. 그리고 작은 일부터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시작은 미약하나 창대한 복을 받게 될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 기도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그렇게 살면, 하나님께서는 육신의 모든 일들을 처리해 해 주실 것이다. 이런 성도들을 배출할 때 한국교회의 미래가 희망이 있고,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세워지게 될 것이다.

국제구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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