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  

▲인간의 죄성을 ‘자기 안으로 구부러진 마음’으로 규정했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vision.org 캡처

▲인간의 죄성을 ‘자기 안으로 구부러진 마음’으로 규정했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vision.org 캡처

마르틴 루터(1483-1546)가 태어난(1483) 다음 해에 그의 온 가족이 광산 중심지인 만스필드로 이사했다. 아버지 한스 루터는 광부였는데 영주(領主)에게서 빌린 세 개의 용광로로 공장을 운영할 만큼 성공을 거두었다.

1501년 봄 그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에르프르트 대학에 들어가 1502년 가을 문학사 학위를 받았다. 1505년에는 우수한 성적으로 석사 학위도 받았다.

대학 재학 시절, 그는 로마 교황의 세속화에 반대하는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되지 않아 루터는 부모님과 친구들의 의아해하는 시선을 뒤로 하고, 세상을 등진 채 어거스틴파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마르틴 루터는 수도사가 되어 자신의 종교적 삶을 시작했다.

그는 그곳에서 마음을 다해 수도에 전념하고, 각종 고행과 고해성사를 반복했다. 1512년 그는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비텐베르크 성당(이 성당은 비텐베르크 성(省)/ 비텐베르크 대학의 부속 성당) 부원장이자 비텐비르크 대학 신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1512년에서 1513년 사이에 그는 서서히 자신의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faith through grace, 은혜로 인한 믿음으로 의인이 된다는 원리) 교리를 확립했다. 그는 한 사람의 영혼적 구원이란 개인의 경건한 신앙에 의해 이루어지며, 외재적인 선공(善功)이나 교회의 권위(權威)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학설은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의 근거가 된 이론과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의 사회적 정치권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1517년 교황 레오 10세가 면죄부의 발행과 판매를 빌미로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루터는 비텐베르크 대성당 문 앞에 <면죄부 판매에 대한 논제>(95개조 반박문)를 써 붙였다.

이 <논제>는 곧 강력한 반향을 일으켜 교회의 권력에 대한 원한과 분노 및 반대의 감정을 들끓게 만들었다. 이것이 곧 독일 종교개혁의 불꽃을 일으켜, 순식간에 루터를 독일 국민들의 대변인으로 만들어버렸다.

1519년 로마 교회 신학자 요한 에크와 마르틴 루터는 라이프치히에서 대논쟁을 벌이게 됐다. 이 변론에서 루터는 종교개혁의 대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1520년 10월 교황은 루터에게 60일 내에 죄를 뉘우치고 잘못을 인정하도록 명령했고, 이를 거부한다면 그를 파면하겠다는 내용의 조서를 내렸다.

그러나 루터는 온갖 회유책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그를 옹호하는 자들의 환호 속에 교황의 조서를 불태워버림으로써, 교황청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루터의 이런 행동은 독일과 서유럽의 각 국민들을 고무시켜 나갔다. 1521년 4월 교황은 보름스에서 공의회(公議會, Councils)를 열고 루터의 죄를 언도했으나, 루터는 논리적인 주장으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로마 교황청은 루터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되자, 무지막지한 고문을 가하고 법률적 보호를 받을 수 없도록 선언하고 말았다. 그 후 루터는 바르트부르크에 은거하면서 종교개혁 작업에 몰두했다. 1525년 루터는 42세 때 수녀인 카타리나 폰 보라와 결혼하여 가톨릭의 금욕주의에 실천적 행동으로 저항했다.

1543년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그의 <성경>은 사람들이 가톨릭에 대항하는 사상적 무기가 되었다. 독일어로 쓰여진 이 <성경>은 분산된 독일 여러 지방을 통일된 하나의 연방국으로 단합시켰다.

1546년 2월 루터는 자신이 태어났던 아이슬레벤에서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9년 전 한 시대를 뒤흔든 ‘95개조 반박문’을 써 붙였던 비텐베르크 성당 묘지에 묻혀 있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옛 원수 마귀는 이때도 힘을 써/ 모략과 권세로 무기를 삼으니/ 천하에 누가 당하랴(찬송 585장)”는 루터가 1529년 작사·작곡한 것이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새벽 300km 달려 무안 참사 현장으로…“울 힘조차 없는 탄식, 곳곳에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새벽 300km 달려 무안 참사 현장으로… “곳곳에서 울 힘조차 없는 탄식”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한국교회가 긴급구호에 나섰다.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항공사고로 여겨지는 이번 참극 앞에서 한국교회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아픔을 나눴다. 사고 발생 당일인 12월 29일, 비통한 소식을 들은…

새해 일출

2025년, 한국교회의 4가지 사명을 생각한다

세계 선교 완성에 지속적 공헌 전 세계 기독교 변증 사명 감당 기독교 정체성 회복 사명 헌신 건강한 종말 및 재림 신앙 확립 불안한 국내 정치상황과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힘들었던 2024년이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교회는…

신학자 올해의 성경구절 2024

신학자 20인, 성경으로 돌아본 2024년과 내다본 2025년

학자들 신약 9인, 구약 11인 선정 로마서 8장 28절, 최초 중복 선택 어렵지만 희망·용기 잃지 말아야 하나님 섭리 역사 선명하게 확신 2024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뇌 썩음’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잘 어울…

2025년 새해 신년 신년사

“새해, 사랑 실천할 때 화목과 평화 찾아올 것”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들은 2025년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정치권 중심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 화합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염원했다. 대부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전에 신년사가 쓰여졌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한교총 “분열…

생각, 자연, 풍경, 묵상, 정신

2025년 새해, 365일 날마다 큐티·묵상·기도 돕는 책들

2025년 새해를 맞아, 365일 매일 하루하루 찾아서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을 소개한다. 팀 켈러, 사랑으로 나아가는 오늘 팀 켈러 | 윤종석 역 | 두란노 | 396쪽 | 25,000원 “창조의 모든 부분들이 이루는 이 완벽하고 조화로운 상호 의존을 설명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

10.27 연합예배 서울시청 앞 광장 및 인근 지역 드론 사진

2024년, 일반 언론에 비친 한국교회의 모습은?

2024년 한 해 동안 일반 언론에 비친 한국교회의 모습을 분석한 ‘한국교회 빅데이터 보고서’가 발표됐다. 가스펠투데이와 크로스미디어랩이 공동 연구한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의 주요 이슈와 이미지 변화를 파악하고, 언론 보도 속에서 드러난 교회의 현주소를 성…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