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와의 추억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추억을 쌓아 온 사람은 공동체라는 의식을 갖는다. 그래서 관계가 끈끈하다. 부부도 살면서 추억을 많이 쌓은 사람은 살다가 어려움이 와도 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추억이 없는 사람은 미련 없이 헤어진다. 사람들이 수십 년이 지나도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은 그와의 아름다운 추억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죽을 때도 좋았던 추억을 생각한다. 그래서 얼굴에 미소를 짓고 눈을 감을 수 있다. 하지만 추억이 없는 사람은 인생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통 가운데 눈을 감는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추억 쌓기를 해야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추억이 있어야 한다. 예수 이름만 나와도 신이 나서 할 말이 많아야 한다. 인생에서 자산은 돈이 아니다. 그 사람의 삶이다.
나를 알려면 내가 살아온 스토리를 알아야 한다. 살아 온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이 바로 그 사람이다. 인문학이라는 것도 사는 이야기가 인문학이지 물질이 아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시가 있다. 가고 싶은 섬이 있듯이, 사람도 그렇다는 말이다. 사람도 향기가 있고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예수님과 추억이 많아서 마치 예수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는 가고 싶은 섬이 되는 것이다.
설동욱 목사(예정교회 담임, 남양주시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