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기다리면서 좀 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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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실한 성도의 기다림

▲2021년 자선냄비 시종식 행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구세군
▲2021년 자선냄비 시종식 행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구세군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 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니라 (누가복음 15:20, 32)”.

위 본문의 탕자 이야기는 너무 잘 알려져 있지만, 그냥 흘려 듣는 오늘날 교인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이 비유는 집 나간 아들을 끝까지 기다리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함께, 하나님께서 분명 끝까지 인내하시며 더 깊고 깊은 오래참음으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기다리심을 알려줍니다.

믿는 성도들은 참을성 있게 끝까지 기다리는 순종으로 믿음을 키워나가야 하겠습니다. 큰 아들같이 원망과 불평으로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죄를 많이 지었지만 신실한 마음으로 아버지께로 다가오는 아들의 지난 허물들을 기억하지 않으시고, 천국 잔치에 함께 누릴 수 있는 영광을 주십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2022년 대림절이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시기의 의미에 대해 말하라면 ‘기다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사악한 인간들이 아버지 품으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시는데, 성도들은 과연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어떻게 기다리시는지 묵상하게 됩니다.

기다리는 일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 반가운 일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루하며 애타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주님의 거룩한 성탄을 기다리는 마음은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기에, 분명 희망으로 가득 메운 기쁘고 즐거운 마음일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정말 그런 마음으로 주님 오심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기분 좋게 기다리는 인간들의 여러 형태들을 나열해 봅니다. 생애 처음 마련한 집에 입주할 날만을 기다리는 마음,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 아기가 태어나 처음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하기 앞서 취학통지서를 기다리는 마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해외여행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 무서운 질병으로부터 완치 판정을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국가고시나 취업 시험이 끝나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마음 등은 모두 같을 것입니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꿈꾸며 그날이 어서 오기만을 기다리는 젊은이들, 이에 반해 사람을 죽이고 사형을 기다리는 어느 죄수의 기다림 등 세상의 기다림은 천차만별입니다. 늘 좋은 것으로 기다리는 마음은 아름답지만, 슬픔과 고통 속에 기다리는 마음은 아마 지옥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우리 마음은 과연 어디쯤, 얼마만한 크기와 무게로 자리하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합시다.

어렸을 때 갖고 싶었던 장난감이나 게임기, 악기 등을 주문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어디쯤 오고 있을까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며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리며 연신 창밖을 내다보곤 했던 그 시절이 아련히 피어오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급함은 사라지고, 대수롭지 않게 ‘오겠지’, ‘때가 되면 도착하겠지’ 하며 냉대하기도 합니다.

대림절은 주님의 성탄을 기다린다는 의미와 함께, 예배드릴 때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던 그 심령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을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주님의 성탄을 기뻐하는 대림에 초점이 맞추면서, 주님의 재림에 관해 우리의 할 일, 회개와 속죄가 반드시 동반해야 함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성경 노아 시대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먹고 마시고 죄 속에서 허랑방탕하게 살다가 홍수가 들이닥쳐 모든 것이 휩쓸려 가는 상황에서 함께 있던 두 사람도 각각 운명이 달라지는 일, 도둑이 예고 없이 집으로 들이닥치는 상황 등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설마, 때가 되면 오겠지’ 하다가 크나큰 낭패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왔고, 낮이 가까이 왔다며 빛의 갑옷으로 갈아입기를 바울 사도는 재촉합니다. 그날은 연습게임 없는 일생의 마지막 날이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 회개와 동시에 선한 삶을 영위하며, 늘 깨어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촉구합니다.

믿음은 오로지 기다림으로 완성됩니다. 진짜 믿음과 가짜 믿음, 큰 믿음과 작은 믿음, 이성과 상식에 근거한 믿음과 말씀과 약속에 근거한 믿음 등을 분별하게 해줍니다. 모든 생활이 어렵고 힘들고 주저앉고 싶어도 가족들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 서서, 하루 일이 끝나면 가족들이 기다리는 품으로 반드시 돌아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떤 외로움과 고난과 고통이 날마다 나를 엄습하더라도,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사망권세 이기고 승리하신 부활의 주님을 찾고 믿으며, 저 아름다운 본향을 그리워하면서 날마다 기다리며 나아가는 믿음이야말로, 설레고 벅찬 기다림의 시간들이 아닐까요?

이제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연례행사로만 기억하지 마시고, 주님께서 우리 같은 죄인들을 위해 오셔서 나의 죄와 허물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을 철저하게 깨닫고, 세상을 위해 기다리는 일보다 주님을 맞이하는 기다림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이번 성탄절은 좀 더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다가가는 성도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의 기다림은 ‘사랑’입니다. 이 세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애절한 사랑이지요. 이에 반해 성도의 기다림은 오로지 믿음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과 보지 못한 것을 기다리는 믿음이요, 주님의 재림을 기쁘게 기다리는 신실한 성도들의 아름다운 자세로 날마다 찬송하며 기도하는 신앙인들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겪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메시아와 다시 오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자세로 임하는 모든 성도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우리는 집 떠난 아들이 돌아오길 깊은 인내심으로 기다리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그 은혜를 날마다 사모하고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해마다 대림절을 맞는 우리 성도들은 구주가 오시기로 한 약속을 굳게 믿으며, 끝까지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열매를 먹어야 하겠습니다.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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