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폭탄 제조로 노벨상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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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노벨상 수상자들. ⓒ노벨위원회

▲2022 노벨상 수상자들. ⓒ노벨위원회

2022년에도 6개 분야에서 14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생리의학상 1명, 물리학상 3명, 화학상 3명, 문학상 1명, 평화상 1인 2단체, 경제학상 3명이다. 노벨상은 스웨덴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 1833-1896)이 제정한 상이다.

노벨은 네 살 때 온 가족이 핀란드로 이주했다. 8세 땐 다시 러시아로 이사했다. 그곳엔 스웨덴어 학교가 없어, 아버지는 노벨 3형제를 위해 스웨덴 출신 가정교사를 붙여주었다. 그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를 가르쳐 주면서 과학기술도 함께 가르쳐주었다.

1850년 아버지는 노벨을 미국으로 보내 기계를 공부하게 했다. 2년 뒤 노벨은 러시아로 돌아와 아버지 공장에서 일했다. 아버지를 도와 몇 년 동안 수뢰와 폭탄 만드는 일을 하면서 흥미를 갖게 되었다.

1847년 이탈리아 화학자 소브레로가 니트로 글리세린을 발명했다. 이 글리세린은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나, 폭발성을 갖고 있었다. 소브레노는 그 폭발성을 통제할 수 없어 연구를 중단하고 말았다.

노벨은 만약 니트로 글리세린과 중국에서 발명한 화약(火藥)을 섞으면 위력적인 폭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여기에 착안해 실험을 반복했고, 드디어 폭탄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화약으로 니트로 글리세린을 폭발시키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리하여 화약을 대신할 기폭제를 찾기 시작했다.

1864년 9월 3일, 노벨의 실험실이 크게 폭발했다. 이 폭발로 노벨의 동생을 포함해 5명의 조수가 사망했다. 노벨은 당시 현장에 없었기에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다. 노벨의 아버지는 충격을 받아 반신불수가 되고 말았다.

노벨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스톡홀름 교외 마라렌 호수로 실험실을 옮겼다. 호수에 배를 띄운 후 실험을 계속하였다. 그는 뇌산 수은이 진동에 민감해 마찰이나 충격을 받으면 즉각 폭발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수백 차례의 실험 끝에 이상적인 기폭장치인 뇌관을 만들 수 있었다.

이 뇌관 발명이 폭탄 제조의 중요한 돌파구를 열었다. 실제 폭탄 발명과 같은 의미를 갖는 일이었다. 1865년 노벨은 정식으로 니트로 글리세린 공장을 열어 독일 함부르크 등 몇 곳에 폭탄 제조 회사를 열었다. 당시 유럽은 공업이 한창 발전하던 때라 개간, 도로, 건설, 탄광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폭약이 필요했다. 따라서 그의 회사엔 주문서가 쇄도했다.

그러나 니트로 글리세린은 작은 진동에도 불안정해져서 운반 도중 폭발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한 번은 니트로 글리세린을 가득 실은 ‘Europian호’가 대서양을 건너다 큰 폭풍우를 만났다. 선박은 심하게 흔들렸고, 니트로 글리세린이 폭발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각국 정부는 노벨이 만든 폭탄 운송을 엄격히 금지했다.

노벨은 폭탄의 안전한 운반을 연구했다. 수많은 좌절을 겪은 후에 마침내 ‘다이너마이트’와 ‘폭발성 젤라틴’, ‘발리스타이트’를 차례로 발명하게 되었다. 노벨은 일생 동안 255개의 특허권을 얻었는데, 그중 129개가 폭탄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영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등 10여 개 국가로 공장을 확장해 나가, 당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노벨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아 자녀가 없었다. 1895년 11월 27일, 노벨은 자신의 재산 920만 달러를 은행 기금으로 예치하라는 유서를 작성했다.

아울러 이 기금의 이윤(이자금)으로 매년 전 세계 평화, 문학,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도록 하였다(1895년). 이것이 오늘날 세계 최고의 상인 ‘노벨상’이 된 것이다. 1968년에 노벨 경제학상이 추가되었다.

1896년 12월 10일 노벨은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120년이 지났다. 현재 매년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부상으로 상금 1,000만 크로네(약 13억 원)를 준다. 상은 매년 12월 10일 스웨덴의 스톡홀름(평화상은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2022년 상금은 13억 5,000만 원이다. 매년 기금 수익률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2000년도 김대중 대통령은 14억 5,800만 원을 받았다. 현재 노벨재단의 자산은 8,248억 4,900만 원쯤 된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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