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갈등, 피할 수 없다면 서로 이해하고 친밀해지는 수단으로

|  

[김훈 칼럼] 부부 갈등 해소법

▲ⓒpixabay

▲ⓒpixabay

얼마 전 배우 추상미 씨가 부부 갈등에 대해 간증하는 기독교 방송에 출연했다. 5년 동안 연애했던 추상미 부부는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24시간 함께 살면서 아주 심한 부부 갈등을 경험했다고 한다.

심한 부부 갈등에 시달린 남편은 자신이 아내를 품기에는 너무 그릇이 작다고 생각했고, 아내는 하나님께 한번만 용서해달라면서 이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랬던 두 사람이 회복된 것은 추상미 씨에게 일어난 내면에 일어난 개인적 변화로 말미암은 것이었다고 한다.

사람은 문제의 원인을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게 돌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런지 부부 갈등의 원인을 상대방 배우자에게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 부부 상담을 하면 부부는 꼭 상대방이 자신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으며, 상대방이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비난하고 원망하는 일들을 시작한다. 그래서 가끔은 부부 상담을 하러 왔는데 한 시간이 지날 즈음 평안한 상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올라와 더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첫 시간 서로에 대한 해결해야 할 깊은 문제를 끄집어내기보다 결혼 전 두 사람이 얼마나 사랑했고 문제로 어떤 변화가 나타났으며, 앞으로 어떻게 되기를 원하는지 큰 그림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첫 시간이라도 좋은 기억을 되살리면 그것이 부부 상담을 지속시키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부부가 감정이 너무 격해지고 해결이 잘 안될 때는 두 사람을 함께 상담해서 한 치 양보가 없는 갈등을 겪게 하기보다 개인 상담을 할 때가 도움이 될 때가 종종 있다.

부부들이 가끔 상처를 받고 아파하다 보면 나의 상처만 보이고 상대방의 상처가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면 부부 상담 중 싸우게 되기 때문에 개인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부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위 사례에서 추상미 씨가 스스로의 문제를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이 회복된 것이 부부 관계 회복의 시작이 된 것처럼 말이다.

부부 관계의 갈등은 쌍방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긴 하지만, 결국 부부 각자가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며 수용하려는 태도를 갖고 자신을 바꾸기 시작할 때 회복을 꿈꿀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부부 상담에서 한쪽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면 상대방도 바뀌는 경우를 종종 보곤 했다. 그래서 감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꿀 수 없는 상대를 바꾸지 말고, 자신을 바꾸는 일을 먼저 적극적으로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부부가 갈등이 심해지면 생기는 오해 중 하나가 배우자가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을 내가 잘못 만나서 내 삶이 이렇게 힘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다. 사이가 너무 나빠지고 부정적인 말과 상호작용이 지속되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오해는 나만 이 결혼 생활의 갈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갈등이 깊어지면 대부분의 배우자들은 자신의 고통에 집중이 되다 보니, 상대방도 나처럼 큰 고통을 똑같이 겪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게 된다.

내가 겪는 고통을 상대방도 똑같이 경험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 부부 관계는 훨씬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내가 나를 불쌍하게 보듯 상대방을 향해서도 불쌍한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변화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 문제가 일방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상호 간, 쌍방 문제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나는 의인이고 상대방은 죄인이다 또는 나는 노력하는데 상대는 전혀 노력을 하지 않는다.

나는 바뀌는데 상대방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우월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방을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고 존중하기 어려워진다. 그런 마음을 가까이 있는 상대방은 쉽게 알아차리게 된다. 그것이 결국 관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모두가 관계에서 존중과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부는 갈등만 생기면 그것을 문제로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회피하려고 한다. 둘 다 회피를 하는 경우 결국 관계가 점점 소원해진다.

겉으로 보기에 별로 갈등이 없는 커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반면 한 사람은 회피하려 하고 한 사람은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할 때, 추적자와 도망자의 관계가 생겨나면서 다른 형태의 갈등이 야기되고 갈등이 많은 커플이 된다.

제일 좋은 방식은 부부 사이에 피할 수 없는 갈등을 서로를 이해하는 친밀감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갈등이 생길 때 상대방을 바꾸려 하기보다, 왜 갈등이 생겼고 두 사람은 어떤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갈등에 서로가 기여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오해한 부분은 인정하고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다 보면,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를 더 잘 아는 친밀한 관계가 되어간다.

필자는 자꾸 배우자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내담자들에게, 배우자의 문제를 보지 말고 자신의 문제를 볼 수 있게 이끌어 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렇게 할 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뿐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어리석어서 부부 문제가 생기면 자꾸 화살을 배우자에게만 돌리려한다. 이제 더 늦기 전에 배우자의 잘못을 바꾸려 하기보다 관계의 갈등에 기여한 나의 어리석음과 불찰을 보려고 노력하자. 그것이 부부 회복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김훈 목사.

▲김훈 목사.

김훈 목사(Dr. HUN KIM)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한국인 생명의 전화 이사장 (Chair of Board in Australia Korean Life Line)
ACA Registered Supervisor (ACA등록 수퍼바이저),
ACA Member Level 3 (ACA정회원)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at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at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at Chongshin University)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돋보기 메모 관찰 성찰 내면 탐정 탐구 찾기 노트

‘성찰’, 숨은 죄 발견하는 내시경

눈 열어 하나님 자세히 바라보자 하나님 알아야 나 자신 알게 돼 성찰, 자신을 반석 위 세우는 것 자기 문제에 매우 민감한 사람 눈 가늘게 뜨고 자기 안 살펴야 숨어있는 죄 발견해, 제…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행동하는프로라이프를 비롯한 59개 단체가 5일(수) 정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헌재)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헌재, 낙태법 개정 침묵하면서 재판관 임명만 압박?”

행동하는프로라이프를 비롯한 59개 단체가 5일(수) 정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헌재)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행동하는프로라이프 연대를 중심으로 바른교육교수연합,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1인 가구

“교회에서 ‘싱글’ 대할 때, 해선 안 될 말이나 행동은…”

2023년 인구총조사 기준으로 1인 가구는 무려 782만 9,035곳. 전체 가구 2,207만의 35.5%로 열 집 중 네 집이 ‘나 혼자 사는’ 시대가 됐다. 2024년 주민등록인구 통계상으로는 지난 3월 이미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고 한다. 2050년에는 전체의 40%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림택권

“오늘도 역사하시는 ‘섭리의 하나님’까지 믿어야”

“두 개의 평행선으로 이뤄진 기찻길이어야만 기차가 굴러갈 수 있듯, 우리네 인생도 형통함과 곤고함이라는 평행선 위를 달리는 기차와 같지 않을까 한다. 우리 앞날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그저 좋은 날에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곤고한 날에는 하나님이 우리에…

조혜련

방송인 조혜련 집사가 이야기로 쉽게 전하는 성경

생동감 있고 자세한 그림 1천 장 함께해 성경 스토리 쉽게 설명 재미 함께, 신학교수 감수 거쳐 조혜련의 잘 보이는 성경이야기 조혜련 | 오제이엔터스컴 | 614쪽 | 55,000원 CGN 에서 성경 강의를 할 정도로 성경을 많이 읽고 연구한 방송인 조혜련 집사가 ‘성경…

열방빛선교회 촤광 선교사

“수령 위해 ‘총폭탄’ 되겠다던 탈북민들, 말씀 무장한 주의 군사로”

“수령님을 위해 총폭탄이 되겠다던 북한 형제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죄를 깨닫고 회개하고 거듭나면서, 지금부터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위해 남은 생명을 드리겠다고 고백하더라” 열방빛선교회 대표 최광 선교사는 지난 25년간 북한 선교와 탈북민 사역을 …

북한인권재단 출범 정책 세미나

“인권 말하면서 北 인권 외면하는 민주당, ‘종북’ 비판 못 피해”

재단 설립, 민주당 때문에 8년째 표류 중 정치적 논쟁 대상 아닌 인류 보편의 가치 정부·여당·전문가·활동가들 역량 결집해야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주최한 ‘8년의 침묵, 북한인권재단의 미래는’ 정책 세미나가 3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