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칼럼] 빛이 어두움을 덮어 반짝일 때까지

기자   |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아침 해가 돋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 해는 우리 눈에 보이기 전에 이미 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낱같은 눈썹 모양의 해가,
바다 끝이나, 산 능선, 혹은 아득한 지평선 저편에 떠오르기 전,
이미 햇무리의 벌건 풍경이 열리고, 이어 제법한 아침 분위기가 사위를 적십니다.

그리고 해는 그 가녀린 모습으로 이어서 순간에 훅 하고 떠오릅니다.
그 빛의 힘으로 이미 장악된 어두움을 확인해 모습과 힘을 부여합니다.

내가 보는 산 능선에 해가 떠오르기 전,
이미 해는 산 저편에 떠 있어 그 산 능선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능선 저편의 빛이 하늘을 향해 퍼졌고, 그 힘이 산 이편까지 빛의 힘을 주었던 것입니다.

수평선도, 지평선도, 건물 윤곽 라인도, 내 마음의 각진 모서리 조차에도,
해는 그렇게 떠올라,
이미 저편에 떠올라 이편까지 햇무리를 이루다가,
내가 보는 능선을 넘어 장악의 힘으로 우리의 슬픔과 아픔을 빛내 반짝이게 합니다.

해가 솟기를 기다린다면,
더디 솟는 해 아직 볼 수 없음에 지루해 하지 말고,
그 해의 기운이 이미 퍼지고 있는 내 삶의 주변을 파악해 누려야 합니다.

빛의 성품은 빛남과 장악 그리고, 그 화사함으로 이루는 부드러움입니다.
빛이 비취는 순간 어둠과 혼돈은 단번에 장악돼,
그 모든 흑막을 빛에 제물로 바치고 흔적 없이 녹아 빛남의 향기를 발합니다.

빛의 화사는 부드러움입니다.
힘이 있기에, 누구 혹 무엇 아래 있지 않기에, 베푸는 혜량의 필연적 부드러움입니다.
빛을 받아 누리는 성도 역시 영적 힘이 있어, 베푸는 이의 겸손과 감동의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빛이 어두움을 덮어 반짝일 때까지,
기다림의 초조와 지루함을 넘어 기쁨 감사 즐거움으로 손뼉치고 춤추다,
어느새 같이 반짝이는 빛의 백성 되소서.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하화교회의 산불로 인한 화재 전후 모습

120년 된 교회도 불탔다… 산불 피해 확산

예장 통합 소속 하화교회(담임 김진웅 목사)가 최근 발생한 산불로 전소됐다. 1904년 설립돼 약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교회는 건물 전체가 불에 타 큰 피해를 입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이 교회는 이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3월 25일 강풍…

하화교회

예배당·사택 잃은 교회들… 산불 피해에 긴급 기도 요청

경북 지역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과 관련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잇따라 목회서신을 발표하며 전 교회와 성도에게 긴급 구호와 중보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지역의 일부 교회들은 예배당과 사택이 전소되는 등 실질적인 …

세이브코리아

“현 상황 분노 않으면, 거짓에 속는 국민 될 수밖에”

세이브코리아, 성금 2억 기탁 손현보·전한길 등은 울산으로 서울 등 전국 10개 도시 개최 매주 토요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이하 세이브코리아)가 3월 29일에는 특히 영남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한 산불의 …

이 기사는 논쟁중

WEA 서울총회 개최반대연합회

“WEA 지도자들, 시간 흐를수록 다원주의로”

2025 WEA 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기자회견이 3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예장 합동 총회회관 로비에서 개최됐다. 연합회장 맹연환 목사는 “총회 안에서도 WE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