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2월에 연둣빛 봄을 꿈꾸다”

|  

2월 둘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교회 외벽에 붙은 ‘한겨울에 연둣빛 봄을 꿈꾸다’.

▲교회 외벽에 붙은 ‘한겨울에 연둣빛 봄을 꿈꾸다’.

“2월에 연둣빛 봄을 꿈꾸다.”

올 겨울은 정말 겨울다운 겨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강추위도 있었고, 눈도 많이 내렸거든요. 난방비 폭탄만 없었으면 올 겨울은 정말 완벽하게 행복한 겨울이 될 뻔 했습니다.

정말 눈도 유난히 많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체감온도가 영하 25도라는 경이적인 추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날, 저녁에 산에 올라가니까 체감으로는 영하 25도를 훨씬 넘긴 것 같았습니다.

마스크를 벗어서 5,6초만 두면 바로 굳어버렸고 호주머니에 넣고 간 생수도 꽁꽁 얼어버릴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겨울나무에 하얀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앙증맞게 피어난 에델바이스를 보는 것 같았고 인동초 처럼 보였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이 따로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 우리 교회 외벽에 붙어 있는 “한겨울에도 연둣빛 봄을 꿈꾸다”라는 문구를 생각했습니다. 이 문구는 지하철 분당선에도 글판으로 걸려 있어 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것입니다.

겨울이 겨울다워서 좋지만 아무리 추운 겨울도 봄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하얀 눈을 지탱하고 있는 나뭇가지들이 추위에 고통스러워하겠지만, 저의 눈에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봄의 연둣빛 꿈이죠. 지금은 하얀 눈으로 덮여있지만 봄의 햇살에는 당연히 녹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겨울 추위로 생수가 얼어버렸다.

▲한겨울 추위로 생수가 얼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홍매화, 백매화가 가장 먼저 필 것이고, 뒤이어 진달래와 목련이 함께 피고 눈으로 덮였던 설원의 대지는 연둣빛과 연분홍 세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봄의 따뜻한 아지랑이가 올라오고 봄비까지 내리면 4월의 풀은 겨울의 황막한 대지를 뚫고 솟아나서 지평선의 푸른 소나타를 노래하게 됩니다.

특별히 바람이 부는 들판에서 흔들리는 풀은 환상적인 봄의 교향곡을 연주하는 생명의 마에스트로가 되지요. 그 역동하는 생명의 박동, 푸른 생명의 펌프질을 보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경기 침체와 난방비 폭탄, 재난, 재해 등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와 힘겨운 일들이 많습니까? 겨울의 추위는 한풀 꺾였지만, 마음의 추위와 삶의 추위는 여전합니다.

그래도, 아니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연둣빛 꿈을 꾸어야 합니다. 그래서 푸시킨도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습니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중략)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겨울 산행에 나선 소강석 목사.

▲겨울 산행에 나선 소강석 목사.

우리 역시 아직은 겨울이지만 연둣빛 꿈을 꾸어야 합니다. 그리스 철학자 소포클레스가 말한 것처럼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맞는 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겨울에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맞이하고 싶었던 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떻게든지 이 어려운 삶을 견뎌야 합니다.

겨울의 추위는 견뎌냈지만 이제 마음의 추위와 삶의 추위를 견뎌내고 삶의 봄을 맞이해야 합니다. 푸시킨의 말대로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절망하거나 낙심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생(生)이란 명(命)이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분당선에 붙은 ‘한겨울에 연둣빛 봄을 꿈꾸다’.

▲지하철 분당선에 붙은 ‘한겨울에 연둣빛 봄을 꿈꾸다’.

아직 겨울이지만, 매화가 벌써 꽃 몽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면 연분홍 진달래와 하얀 백목련이 필 것이고 그 뒤를 이어 개나리와 벚꽃들이 만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듯 우리의 삶에도 반드시 봄이 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영국 시인 셀리의 “추운 겨울이 오면 따뜻한 봄 또한 멀지 않으리”라는 시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삶의 추위가 매섭게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우리는 연둣빛 봄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연분홍의 꽃 몽우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견미단X프로라이프

‘견미단X프로라이프’, 미국 투어로 청소년 생명운동 새 장

청소년과 청년들로 구성된 ‘견미단X프로라이프’ 프로젝트가 지난 1월 16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켄터키주와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이번 투어는 험블미니스트리(대표 서윤화 목사)가 주최하고, 1776연구소(조평세 박사)가 공동 주관했으며, 사단법인 티움과 유튜브 채…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

“청년들 열정·질서에 깜짝… 훈련·조직화하고파”

전국 각지의 애국 단체들 플랫폼 역할 할 것 현 사태 궁극적 책임은 선관위에… 해체해야 선관위 규탄하자 민주당이 발끈? 뭔가 있어 친분 없던 대통령에 성경 전해 준 계기는…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한 ‘자유민…

트럼프

美 트럼프, 트랜스젠더 군인 복무 및 입대 금지

생물학적 성 다른 허위의 ‘성 정체성’ 군 복무 필요한 엄격 기준 충족 못해 현재·미래 모든 DEI 프로그램도 종료 ‘그(he)·그녀(she)’ 외 대명사도 금지 여권 내 제3의 성 ‘X’ 선택 섹션 삭제 ‘젠더(Gender)’ 대신 ‘섹스(Sex)’ 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

생명을 위한 행진 2025

‘친생명’ 트럼프 대통령 “무제한 낙태 권리, 중단시킬 것”

밴스 부통령 직접 집회 참석 낙태 지원단체 자금 제한 및 연방 자금 낙태에 사용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년 1월 열리는 낙태 반대 집회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 영상 축사를 통해, ‘낙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

림택권

“지금의 체제 전쟁, 해방 직후부터 시작된 것”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대로 달이 가고 해가 가면 이 육신은 수한을 다 채워 이 땅을 떠나 하늘나라 본향으로 향하겠지만 성경 말씀에 기록된 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사 40:8)’는 말씀을 명심해 승리의 길을 가도록 우리…

정주호

“크리스천이라면, 영혼뿐 아니라 육체도 건강해야죠”

“운동을 통해 우리가 실패의 맷집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면 인생의 어떤 어려움의 장벽을 만났을 때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며 뚫고 나갈 힘이 생깁니다. 만약 실패가 두려워 닥친 현실을 피하기만 한다면 다음번에는 더 작은 실패의 상황에도 도망칠 수 있습…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