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본질(本質)에 충실하자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이르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마태복음 4:3, 5-6, 8-9)”.
‘본질(本質)’이란 사물의 존재를 규정하는 원인을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바로 사물의 본질을 알고자 하는 것”이라 했고, 사물의 존재 자체라는 뜻에서 사물의 실체라고 했습니다.
2023년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이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맞추어진 절기입니다. ‘순(旬)’은 ‘10’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사(4)순은 40일입니다.
아시다시파 성경에서 ‘40’이란 숫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모세는 40일을 금식하며 시내산에서 율법과 십계명을 받았고,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을 방황했으며, 노아 때는 40일 주야로 비가 내렸고,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시작 전 광야에서 40일간 금식기도를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에서 승천까지도 40일이 걸렸습니다.
이렇듯 사순절의 40일은 성경적으로나 교회사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사순절의 시작은 부활절 전 주일을 뺀 40일 전,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됩니다.
본문 말씀 중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란, 예수님의 신성과 메시아 성을 시험하는 말입니다. 만약 당신이 메시아라면, 이 기회에 능력과 기적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구원섭리는 능력을 보이고 기적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고난을 통해 죄를 사하시기 위함입니다.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는 마귀의 첫 번째 시험은 육적·물질적 시험으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물질을 얻으려는 욕망을 충동질하는 유혹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진흙탕 싸움의 현주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요?
두 번째 시험은 정신적이며 명예에 관한 것입니다. 마귀는 예수님에게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도 천사들이 보호해 상하지 않게 할 것이며, 그러면 일반 대중들도 그를 단번에 ‘메시아’로 인정하며 환영할 것이라고 그럴듯하게 유혹합니다.
세 번째 시험은 영적이며 종교적인 시험으로, 사탄을 경배하면 세상 권력을 다 주겠다는 유혹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유혹에 넘어가 눈에 보이는 권력을 쫓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정절은 그저 쉽게 포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40일 간 금식기도 후 연이은 사탄의 시험을 맞닥뜨리셨습니다. 사탄은 세 가지 시험을 통해 하나님을 거부하고 자기 권세에 복종하라고 다그칩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단호히 마귀의 시험을 말씀으로 이겨내고 승리하십니다. 메시아의 신적 능력인 성부에 대한 성자의 복종이 확증되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이시며,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시기 위해 절대 신뢰하고 순종하는 여호와의 종이셨습니다. 마귀는 바로 이것을 뿌리째 흔들기 위해 예수님을 시험했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절박한 욕구보다 하나님 말씀을, 하나님을 시험하기보다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는 태도를, 세상 권력을 통한 자기 숭배보다 하나님만을 경배할 것을 말씀으로 밝히심으로써 여호와의 종이라는 신분을 지켜냈던 것입니다.
흔히 세상 사람들은 ‘선의의 거짓말’을 많이 합니다. 비록 거짓말이지만 선한 마음으로 혹은 너를 위해, 여러 사람들을 위해 선한 거짓말을 했으니 문제를 삼지 말고 그냥 덮고 넘어가 달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거짓말은 나의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는 이기적이며 부정적인 행위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마귀의 말이 바로 그러합니다.
악마는 예수님께 이렇게 대답합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다시 말해 마귀는 예수님께 당신의 지위를 이용해 물질적 욕구 충족과 권력 강화를 위한 유혹, 그리고 하나님에게 기적의 표징을 얻으라는 유혹을 펼칩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익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너무 매혹적인 제안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씀을 빙자해 행위 자체의 선함이라는 거짓이 포장된 사탄의 술책이며, 우리를 마음의 노예로 이끌게 하는 유혹의 본심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종종 온화한 눈과 천사 같은 얼굴로 다가와 자신을 좋은 의도로 위장해 거짓을 정당화하게 만드는 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록 옳지 않은 일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도왔습니다’, ‘인간적 본능에 굴복했지만,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았습니다’ 같은 말들입니다.
이러한 유혹들은 인생 여정에서 우리와 늘 동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한 외양으로 다가오는 사탄의 유혹에 잠시라도 틈을 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래서 사순절 시기는 우리에게 본질로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본질을 잊지 않으시고자 결코 사탄 마귀와 타협하지 않으시고, 오롯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셨습니다.
지금 기독교는 사순절을 시작으로 오롯이 하나님께 묵상하고,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십자가의 멍에를 스스로 짊어지시려 그 흉악한 고난의 길을 선택하시며, 우리에게 회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순절을 선물하신 그 사랑을 깨달으며, 날마다 믿음을 점검하며 성찰하는 귀한 시간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더구나 이 귀한 사순절 시기에, 대한민국 야당 대표라는 분의 사법 리스크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두고 가결과 부결 여부로 온통 나라가 시끄러운 형국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출산율 세계 최저를 기록했으며 일자리·육아·교육·집값 걱정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교들이 문을 닫고 퇴직자들 연금을 대느라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롯이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는 이참에 국회의원 제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어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모든 범죄가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당 대표 개인을 위한 방탄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그들만의 절대 권력과 부귀영화를 위해 애쓰고 노력함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위하고 지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굽실거리며 매달리지만, 막상 당선되면 당 지도부나 힘 있는 권력자의 놀음에 아부나 하는 국회의원이라면, 국민들은 다음 선거 시 방탄에 동참했던 이들을 한 사람도 당선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향후 이런 사례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이 막아내야 하겠습니다.
야당 국회의원 전원은 김만배와 이재명 당 대표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기에 이재명 대표 방탄에만 올인하는 걸까요? 의혹은 갈수록 심해지고, 사라지질 않습니다. 금품 향응을 제공을 받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국민들을 바보 멍청이로 알고 있는 걸까요?
이 땅에 사는 모든 신앙인들뿐 아니라 비신앙인들까지도 사람이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본질에 변함없이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부국강병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기적인 권력의 욕심과 물질·명예 욕심으로 나라가 더 이상 부패하지 않도록 모두 한 마음으로 힘써야 하겠습니다.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 수녀는 “하나님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나님만으로 만족하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믿는 유일한 독생자 예수를 믿는 것은 참으로 우리에게 행운이며, 이 땅에서 받은 최고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그 선물을 잘 사용하고 누리며 가난한 이들, 병마에 시달리는 이들과 세상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복음을 전하는 따뜻한 군병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직자들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충실하게 사명을 감당하는, 나라와 이웃을 사랑하는 백성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순절을 가슴에 묻고, 그리스도의 정신을 본받아 사순절을 깊이 있는 묵상으로 이 땅에 주님의 깊은 평화가 깃들기를 축복하는 바입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