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세상 아홉 짐, 일본 구중산(九重山)에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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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노토 고개 전망대에서 본 구중연산. 오른쪽이 미타마야마. ⓒ위키

▲마키노토 고개 전망대에서 본 구중연산. 오른쪽이 미타마야마. ⓒ위키

코로나19 바이러스 환경으로 지구촌 각 나라들이 빗장을 걸어 잠근 지 3년여 만에 소통의 문이 열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환경은 지구촌 모든 국가의 소통을 불허한 시간이고, 무역과 각종 교류는 물론이거니와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구원하는 선교의 발걸음마저 원천 봉쇄된 시간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환경을 영안(靈眼)으로 바라보면, 질서의 하나님께서 죄악이 관영한 세상을 치리(治理)하신 은혜의 시간임을 깨닫고 기도의 손을 모으게 된다. 무질서하게 자란 밭둑의 풀을 태워야만 새순이 돋듯, 신실한 성도들에게는 기도의 손을 더욱 굳게 잡는 시간이었고, 흔히 무리로 구분되는, 일명 선데이 크리스천들은 실족을 면치 못한 시간임이 극명하게 드러난 신앙의 시험기다.

제한적 예배 환경은 뿌리 깊지 못한 신앙인들에게 안타까운 낙마의 시간이지만, 시험을 이긴 성도들에게 신앙의 뿌리가 더욱 굳건해진 시간이다. 절대적 믿음, 진솔한 찬양, 간절한 기도가 무엇인지 깨달았다는 성도들의 간증을 마주하면 절대자의 숭고하심에 두 손을 굳게 모을 뿐이다.

인류는 지금 지구촌 처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근과 지진, 동성애와 마약, 사상의 대립과 전쟁으로 지옥과 같은 고통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그리스도교마저 하나님의 언약을 상실한 채 표류하는 목선과 같이 세상 풍조에 휩쓸려 두둥실 떠다니고 있다.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한 망각의 기독교, 이단의 난무, 동성애자들의 활개, 그럴듯한 당위성을 앞세운 사탄의 궤계가 활개 치는 말세지말(末世之末)을 살아가고 있다.

영원한 생명을 얻은, 특별한 은혜마저 저버리고 방황하는 성도들의 일탈을 보고 듣노라면 무거운 마음 가눌 길이 없는 중, 일본신학교(日本神學校)에서 초청장을 보내왔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향하는 신심(信心)에 만감이 교차한다.

전범(戰犯)을 숭배하는 나라, 덕목을 남긴 인간을 숭배하는 나라, 무엇이든 선한 가치를 남긴 족적(足跡)을 숭배하는 우상숭배의 나라,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우상숭배의 땅, 일본.

팔백만 귀신을 섬기는 신사의 무덤 속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하고자 모인 일본신학교 학생들은 존재만으로도 둔중한 사명감을 불러일으킨다. 하나님 은혜를 간구한, 절규의 시간을 지나온 일본신학교는 모처럼 뜨거운 열기로 하나님 말씀 선포와 더불어 열정적인 집회를 이어갔다.

3년 만에 열린 일본신학교 사역은 3박 4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매월 정기적 출강(出講)을 기약하고 귀국하기 전날 구중산(九重山)을 올랐다.

구중산은 하나의 봉우리가 아닌, 연산(連山)을 이루는 봉우리들을 하나로 묶어 구중산 또는 구주연산(九重連山)으로 총칭한다. 일본어의 정확한 지명은 구중산이라고 표기하고, 구주산(くじゅうさん)'으로 발음한다. 구중산이 가지고 있는 태고적 지구의 속살 같은 장엄함이 구중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구중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11번 국도 야마나미 하이웨이 쵸자바루 입구는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이다. 한국 백두대간을 연상케 하는 구주연산 능선을 바라보니 창조주의 위대하심에 뜨거운 탄성이 솟구친다. 불현듯 구중산을 오른 사람들이 내려놓은 세상 짐이 겹겹이 쌓여 구중산이 되었나 싶다.

잠시 회개의 가슴을 움츠리고 나의 구중을 곱씹어본다.

1. 그리스도 언약 굳게 잡지 못은 죄
2. 그리스도 복음 전하지 못한 죄
3. 선교 사역 감당하지 못한 죄
4. 간절히 기도하지 못한 죄
5. 감사의 찬양 목 놓아 부르지 못한 죄
7. 굶주린 자 돌보지 못한 죄
8. 세상 풍조를 방관한 죄
9. 탐심의 시간으로 안주한 죄

잠시 묵상 중에도 안타까운 속죄의 진언들이 왈칵 가슴을 움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주님! 구중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평강을 주신 주께 백골진토의 감사를 드리나이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웨민총회신학장 하민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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