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시인들이 찬양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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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만이 갖고 있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 실제로 기독교 신앙인들은 예수의 탄생(성탄절)과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사신(부활절)을 2대 절기로 지키고 있다.

사순절(40일+6개 주일)을 보내고, 예수님이 부활하여 우리 인간의 처음 익은 열매로 우뚝 서신 이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모든 기독교 신앙인들은 인간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인 ‘죽음’을 거뜬히 이겨내고, 죽어도 다시 살고(부활), 살아서 믿는자는 영원히 죽음을 경험치 않고 생명에서 생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요 11:25-26).

100세에 돌아가신 빌리 그래함 목사는 돌아가시기 얼마 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얼마 후에 내가 죽었다는 뉴스를 듣게 될텐데 절대로 믿지 마시오. 난 단순히 주소를 옮기는 것(이사) 뿐이니까요”라고 전했다고 한다. 그리스도인의 사생관(死生觀)을 분명하게 보여준 일화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많은 시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시로 노래하고 있다.

①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눕는다// 무의식의 편안한 세계 너머/ 새아침을 바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언젠가/ 그 날에도/ 어두운 터널 너머/ 빛의 세계 믿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누울 수 있을까/ 오늘도 그 날을 생각하며 연습한다// 밤 11시에 죽고/ 아침 6시에 부활하는 일을/ 매일 연습한다// 한 달에 30회/ 일 년에 365회/ 십 년이면 3,650회/ 진짜 죽고 진짜 부활하는 날까지/ 연습을 계속한다”(박수민/ 부활연습).

②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고/ 봄바람, 봄 햇살을 마시며/ 새들과 함께 주님의 이름을/ 첫 노래로 봉헌하는 4월의 아침// 이 아침, 저희는/ 기쁨의 수액을 뿜어내며/ 바삐 움직이는/ 부활의 나무들이 됩니다// 죽음의 길을 걷던 저희에게/ 생명의 길이 되어 오시는 주님/ 오랜시간/ 슬픔과 절망의 어둠 속에/ 힘 없이 누워있는 저희에게/ 생명의 아침으로 오시는 주님//

당신을 믿으면서도 믿음이 흔들리고/ 당신께 희망을 두면서도/ 자주 용기를 잃고 초조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해온 저희는/ 샘이 없는 사막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사소한 괴로움도 견뎌내지 못하고/ 일상의 생활들을 무덤으로 만들며/ 우울하게 산 날이 많았습니다/ 선과 진리의 길에 충실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당신을 배반하고도 울 줄 몰랐던/ 저희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보시고/ 이제 더욱 새 힘을 주십시오//

미움과 어둠을 몰아낸 사랑의 마음/ 교만의 어둠을 걷어낸 겸손의 마음에만 부활의 기쁨과 평화가 스며들 수 있음을/ 오늘도 빛이 되어 말씀하시는 주님// 주님이 살아오신 날/ 어찌 혼자서만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어찌 혼자서만/ 주님을 뵈오러 가겠습니까// 부활하신 주님을 뵙기 위해/ 기쁨으로 달음질치던 제자들처럼/ 한 시 바삐 뵙고 싶은 그리움으로/ 저희도 이웃과 함께/ 아침의 언덕을 달려갑니다//

죄의 어둠을 절절히 뉘우치며/ 눈물 흘리는 저희의 가슴속에/ 눈부신 태양으로 떠오르십시오/ 하나되고 싶어하면서도/ 하나 되지 못해 몸살을 하는/ 저희나라 저희 겨레의 어둠에도/ 환히 빛나는 새아침으로/ 어서 새롭게 살아오십시오”(이해인/부활절 아침에).

사망 권세 이기시고 환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뵈올 때, 어둠의 세력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눈부신 새 세계를 경험한다. 불신의 죄 사랑으로 용서하신 부활의 주님 앞에서 절망과 고통이 면하여 소망과 기쁨으로 가득하다.

12명의 제자들이 3년간 예수님과 동행하며 듣고 보고 배우고 체험했지만 막다른 골목에 서니 배반하고 도망가버렸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뒤 성령을 체험한 후에는 완전히 다른 능력자로 주님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다.

우리도 부활신앙으로 승리하자. 매주 예배하고 설교듣고 다짐을 하지만 내 속에 부활하신 주님이 보내주신 성령을 모셔야만 새로운 능력자로 세상을 다스리며 섬길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활절은 며칠 동안 기념식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내가 몸소 체험해야 할 절기인 것이다. 부활절 이전의 나와 부활절 이후의 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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