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새벽은 추운 날이 많았습니다.
봄이어도 추운 이른 새벽의 으쓱함 속에서, 부활절 새벽예배를 드리고는 했습니다.
지역 따라 조금은 다를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꽃의 색, 그 꽃을 본 마음의 색.
그냥 좋아해야 할 것 같아서, 뭐가 좋은지는 몰라도 하여간 좋아서,
그 마음이 주님이 주신 마음의 빛이라는 것은 자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목사 된 지 34년, 이 교회에 머문 지 32년,
2023년 부활절의 빛, 색, 느낌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빛.
창문 넘어 보이는 동네 동산의 화사한 꽃이, 지난 수요일 비와 바람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직 남은 꽃을 달고 있는 등과 같은 나무도 있으나,
그 꽃들을 보내고 새로이 잎으로 옷을 갈아입는 꽃나무들이 많았습니다.
빛이 비취니 잎의 붉음이 더 짙어 보이고, 푸른 나무의 푸름이 더 선명합니다.
빛은 선명히 그 아름다움을 극화하고, 삶의 존재를 부각하며,
무엇인가 살아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것을 확인해 줍니다.
2023 부활절을 이틀 후 기대하고 있는 마음에 비췬 빛은 아름다움의 축복입니다.
색.
색은 구별입니다.
다름으로 인해 인식되고, 그래서 기억되고, 기억에 남아 다시 생각하니 소중합니다.
구별은 체험하지 못했던 영역이기도 하고, 기왕의 일상이라도 파악하지 못했던 미지에의 깨달음입니다.
성 금요일 오늘 새벽, 정리되는 한 가지 생각을 주셨습니다.
전파하라. 확산하라. 세우고 견고히 하라.
어느 날 우리 인생 무대 뒤안으로 사라지고, 잊혀지기에 영원으로 남아 전설이 됩니다.
2023 부활절 색은 그리운 꽃봄 분홍 유채색의, 눈에서 멀어져 마음에 쌓이는 축복의 영원입니다.
느낌.
사물과 자연을 느끼고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음은 은혜고 은총입니다.
내 생각을 누군가가 공감하고, 하는 말 알아듣고, 그가 하는 마음과 말을 내가 알면 은혜입니다.
아직도 주변에 누군가 나를 피해가지 않고, 상대해주는 이 있는 이번 부활절은 축복입니다.
2023 부활절 아직 살아 있음이 감사하고, 하늘 빛 임하는 감격의 시간이라 느껴져 주님을 경배합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