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내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생애는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냉장고 문에 붙이도록 ‘후회 없는 삶을 살자’란 글을 써 주세요!” 아내의 말을 듣고 글을 써서 인쇄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붙여 놓았습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볼 수가 있고, 집에서도 늘 볼 수가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후회스러운 일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32년 목회를 뒤돌아 보면서 후회를 합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고 교회를 개척한 후 설교와 성경공부, 전도만 잘하면 훌륭한 목사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은 “목사는 세 개의 방(책방, 기도방, 심방)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은퇴 후 목회를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신학도 중요하고, 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사의 자질과 인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디모데전서 3장 1절에서 9절에 보면 열여섯 가지 목사가 갖춰야 할 덕목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신학교와 대학원(목회학 박사학위)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한 세미나 수료증만 해도 30개가 넘습니다. 그런 세미나와 공부 시간에 목사가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을 잘 지도자 한 분이 없었습니다. 목사는 명설교를 하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전도와 심방도 잘하고, 교회도 건축하고 성도들도 많이 모이면 성공한 목사로 방법론만 듣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바로 인본주의적 생각이란 그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목사(장로)는 선한 일을 늘 사모해야 하며, 인격과 양심에 책망할 것이 없어야 하며,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는 물론, 늘 절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근신(건전한 마음, 자제력)해야 하며, 아담(겸손함, 단정함, 정숙한)한 생활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나그네를 잘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구타하지 아니하며, 목사는 오직 관용(공정함, 부드러운, 온화함, 너그러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람과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치 아니하며, 자기 집(부모와 형제, 아내, 자녀)을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할 지며, 새로 입교한 자도 안 됩니다. 그 이유는 교만하여져서 마귀를 정죄하는 그 정죄에 빠질까 함이요, 외인(이방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 비방과 마귀에 올무에 빠질까 염려해야 합니다. 이것이 목사가 제일 먼저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인격을 소유한 목사가 이 땅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신앙생활을 하다가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교회 직분자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여론조사에 의하면 제일 많은 대답은 “직분자들이 말(설교)과 행동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책임은 누가 져야 합니까? “저가 이 작은 자 중에 하나를 실족케 할진대 차라리 연자맷돌을 그 목에 매이우고 바다에 던지우는 것이 나으리라(눅 17:2). 무서운 말씀입니다.
필자는 아내와 자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이제 목회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지금의 인격과 자세, 마음으로 다시 목회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한다.” 남은 생애는 저와 같은 목회자의 길을 걷지 않게 하려고 현재 목회자 대학원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하나님께 가슴이 터지도록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지난날 살아온 것이 너무나 억울합니다. 저는 이대로 죽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살아온 날만큼 더 살게 해주십시오. 하나님의 영광과 주와 및 복음을 위해 후회 없이 살다가 이 땅을 떠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둘째는 아내와 자녀에 대한 후회입니다. 결혼 전 남편이 어떤 사람이며, 자녀에게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공부도 해 보지 않았고, 누구에게 배워 본 적도 없습니다. 그저 부모님께서 생활하는 모습과 주변 사람들이 사는 것을 보고 들은 것뿐입니다. 무지한 남편이 결혼했습니다. 무지한 아버지가 자녀를 낳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흐르면서 아내의 마음에는 미움과 원망만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목회자 세미나 시간에 어느 사모님께서 이런 간증을 하셨습니다. “남편 목사님이 제 마음에 자갈을 너무 많이 넣어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모든 목사님에게 충격을 준 간증이었습니다. 필자가 그런 남편이었습니다. 자녀에게도 아버지로서 갖춰야 할 인격과 자질이 전혀 없었습니다. 아들은 좋은 성품과 좋은 자질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런 아들이 잘 성장해서 주와 및 복음을 위해 살도록 해 주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필자는 아내와 아들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로 회개를 했습니다. 그 후부터 최선을 다해 좋은 남편으로 좋은 부모로 살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결론
사람들은 일기 쓰기를 좋아합니다. 신앙인들도 경건의 일기를 씁니다. 글을 쓸 때는 하루를 뒤돌아 보면서 이런저런 반성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반성은 늘 후회스러운 마음일 뿐입니다. 교인들도 설교와 집회, 성경공부를 통해서 자신의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깨닫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습관을 잘 버리지 않습니다. “회개”의 정의는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는 것입니다. 똑같은 일을 거듭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다수 신앙인들은 말만 회개할 뿐 삶에 변화가 별로 없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이 땅을 떠나게 됩니다. 회개는 즉시 방향을 바꾸는 결단과 행동입니다. 신앙인이라면 무슨 일이든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삶이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입니다.
국제국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