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둘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목회자 이중직, 이렇게 본다.”
최근 이재철 목사님의 목회자 이중직 발언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고 합니다. 이 목사님께서 한 목회자 세미나에서 ‘어떤 목사가 끝까지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이중직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신 것입니다.
이 목사님 이야기의 요지는 이런 것입니다. “목회자는 교인과 다르게 신앙생활에서 프로 정신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 의사와 더불어 수습 기간이 없어야 할 직종이다. 최근 젊은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가져도 좋지 않겠느냐’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추신수 선수가 미국에 건너가 7-8년 동안 2-3군으로 활동할 때는 햄버거만 먹고 살았다고 한다.
그가 이중직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나흘은 야구장 가서 야구하고 사흘은 아르바이트를 했더라면 오늘날의 추신수가 존재하겠는가. 자기 기량을 더 높이기 위해 프로야구 선수도 그렇게 치열하게 미래를 위해 자기를 가꾸는데, 목사는 프로야구 선수보다 더 프로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더 몰입한다. 저는 그런 분들에게는 세속직을 가지라고 권한다. 목사에게 있어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이 자립이다. 세상에서는 내가 살아가는데, 내가 처자식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얼마만큼의 돈을 벌어들이는 능력을 경제적 자립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성경적으로 경제적인 자립은 내게 얼마가 주어지든, 내게 주어진 경제적 여건에 나를 맞추는 것이다. 목회자가 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목회자의 마음을 담아서 설교할 수 없다.”
이러한 발언을 놓고 유튜브와 SNS 상에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진 것입니다. 이 목사님의 발언에 대해 이해하고 동의하는 쪽보다는 무차별적인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보았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목회 환경과 각자가 처해진 상황을 간과한 채 이중직을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폄훼하거나 작은 개척교회 현실을 모르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중직 목회자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는 이재철 목사님이 말씀하신 “목사는 프로가 되어야지, 아마추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이해하고, 맞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라면 당연히 목회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목회자의 이중직이 무조건 잘못 되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바울도 천막을 만들며 선교를 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중직은 본질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선교적 방법론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목회자들의 이중직 문제를 생각할 때, 과거에 정말 일반 회사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아니 굶어 죽을 각오로 전도하고 목회를 해 본 적이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정말 아침 일찍부터 온종일 사람들을 만나며 전도하고 심방하고 목회에 인생 전부를 걸고 투혼을 발휘해 본 적이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저 역시 가락동 지하상가 23평에서 개척 맴버 한 명 없이 개척을 한 개척 목회자였습니다. 당시 저는 아파트 전도를 하기 위해 새벽에 신문 배달을 하며 전도지를 돌리며 뛰었습니다.
그때 신문 배달을 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신문에 교회 전도지를 끼워 놓을 뿐 아니라, 모든 아파트 문 앞에 교회 전도지를 놓는 전제로 신문 배달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먹고 살기 위한 이중직보다, 선교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접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다 해도, 방법의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선교의 본질은 똑같습니다. 저는 정말 목회에 목숨을 걸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도를 하고, 말로 안 되면 손을 잡고 뜨겁게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어느새부터인가 영혼이 달라붙고 납치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와 비슷한 방법을 실천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정말 굶어 죽을 각오를 가지고 뛰었습니다. 집사람이 우리 딸을 임신했을 때 먹을 것이 없어 거의 유산 직전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때그때마다 까마귀를 보내주시고, 애를 낳은 다음 우유를 대주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굶어 죽을 각오로 전도하고 목회를 했을 때, 어느 순간부터 교회가 부흥이 되는 걸 봤습니다.
저는 이중직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인의 환경과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중직이 새로운 목회 대안이나 출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중직을 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이것이 새로운 대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중직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더한 열심을 가지고 목회에 모든 것을 투신한 후에야 환경과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생각하고 바로 이중직을 선택하는 것은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